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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여사친에서 여친으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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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 자기 땜에 집이 경제적으로 힘들고 나도 용돈도 안 받고 알바하면서 학교 다니는 걸 들었는 지 거기에서 엄청 사정사정했던 모양이더라고 학교 측에서 형을 믿고 나를 12학년으로 입학시켜주기로 했어. 12학년이 거기는 졸업학년이야. 그것도 한 학기 장학금으로 이건 엄청 드문 일이거든 애초에 유학생을 12학년으로 입학을 잘 안시켜줘 그 쪽에선 거의 유학생이 돈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거든 근데 형이 대단하긴 했는지 거기 고등학교 다니면서 학교 이름을 널리 알렸나봐. 대학도 좋은 데 갔고 그렇게 거긴 여름에 학기 시작이라 나는 여름에 유학을 가게 된거지.사실 이 유학에 대해서 별로 말하고 싶은 건 없어 존나게 힘들었고 다시 떠올리기 싫은 기억이거든 그래도 꼴에 외국이라고 영어는 늘더라. 존나게 우울했고 외로웠다. 오죽하면 수학하는게 제일 재밌었겠냐 그 쪽 애들이 수학 못하는건 유명하잖아 그 새끼들 엿먹일 방법은 나한테 수학 뿐이었다.

매일매일 방에 쳐박혀서 드라마보고 페북보고 하는게 일상의 전부였어 처음엔 자주 오던 연락들도 점점 끊겨가더라. 인간관계에 대해 회의감을 느끼고 나는 이정도밖에 안되는 사람이었구나 하면서 좌절감도 많이 느꼈고 우울증오더라. 어느 날은 너무 외로워서 머리 싹 밀어도 봤고, 그냥 핸드폰 지갑들고 막 걷다가 길도 잃어보고.. 형 이름에 먹칠하고 실패자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오기는 죽기보다 싫었지만 결국엔 돌아왔어 그래도 졸업장 딴 게 어디야 수학아니였으면 아마 졸업도 못하고 검정고시 보고 있을거다.

아무튼 그때 거의 유일하다 싶이 연락한 건 얘였어 생각해보면 힘들 땐 항상 얘가 날 위로해줬던 걸 새삼느낀다. 그때 얘도 고3 이었을 텐데 나한테 신경써주는게 고마웠어. 얘도 뭐빠지게 노력했는지 이름만 대도 다 알아주는 대학교에 들어갔더라.우리 학교가 중점학교여서 비교과로 수시로 들어갔다더라고 그래도 최저 맞춘 거보면 나름 공부도 했나보더라고 나는 6월 중순에 들어와서 얘도 종강해서 원래 1학년은  서울캠말고 다른캠에서 다니는데 서울로 올라왔더라고 그래서 또 결국 둘이 맨날 붙어다녔어.그리고 우리가 또 하나 드라마를 보게 됐는데 그건 오 나의 귀신님이었다 둘이 이걸 자주 보게 됐는데 이게 박보영이 조정석한테 성적으로 좀 들이대는 드라마거든 안봤으면 함봐라 심장녹는다.

아무튼 이거 보면서 와 박보영 쩐다 저런 여자 없냐 이러면서 얘랑 봤는데 그때 서로 애인이 없다보니까 성드립이 판을 칠 때였어. 그때 박보영이 조정석 덮치면서 한번만 해요 막 이런 씬이 있었는데 그거 보면서 내가 헤벌레 해서 보고 있으니까 얘가 그렇게 좋냐? 하면서 박보영 따라하면서 날 막 덮치는거야  내가 당황해서 왜..왜이래 하면서 말 더듬으니까 얘가 내려오면서 엄청 웃는거야 옆에서 그래서 나도 좀 욱해서 어디 그 얼굴을 들이미냐면서 욕하고 난 a컵이랑은 안한다 이러니까 얘는 나 b거든? 하면서 욱하고 그럼 내가 재는 시늉하면서 응 다음 a하면서 놀리면서 놀았다

그때부터 재미들렸는지 틈만 나면 따라하고 서로 놀리고 그렇게 놀았어 아마 그때부터 였던 거 같아 친구가 여자로 보인게. 그렇게 얘는 개강하고 다시 내려갔고 나는 수능 준비하느라 독서실 다녔는데 자꾸 얘 생각이 나서 집중이 안되는거야. 그런데 얘를 좋아한다고 인정하기엔 내 자존심이 너무 상하는거야 얘 따위한테 내가 끌리다니 하면서 그렇게 나는 안좋아한다 안좋아한다고 자기 최면하며 내가 내 감정 억지로 외면하며 공부했고 수능을 봤지.

수능은 대박났어 사실 내가 유일하게 못하는게 영어였는데 단어만 좀 외우고 유형분석 좀 하니까 술술 풀리더라 그래서 얘 다니는 대학에 넣을 지 아니면 아빠가 내가 가길 원하는 대학이 있는데 거길 넣을까 고민하다가 결국 얘가 다니는 곳에 넣고 아빠한텐 카운셀러가 추천한거라고 뻥쳤어. 얘도 이 소식을 듣고 기뻐해주고 주말에 올라와서 축하해주고 종강하자마자 올라와서 둘이 술먹고 놀고 그랬어 또 빠질 수 없는 건 금토 저녁마다 같이 응팔을 본 거야. 그 동안은 얘가 가끔 주말에 올라올 때밖에  못봤는데 매 주같이 보니까 좋더라.

내가 남편누구냐니까 당연히 어남류라더라. 그래서 내가 너 착한남자 좋아하잖아 택이좋아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물으니까 이젠 아니란다 그래서 같이 보다가 정팔이 고백할 때 둘이 울고 그랬다 얘가 내 첫사랑은 누구냐고 묻길래 처음으로 사귀었던 걔라고 그랬더니 그러냐? 하면서 지금 생각해보면 뭔가 시무룩해 하더라.그렇게 점점 같이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내 마음도 점점 커져갔고 표현할 수 없는 상황이 답답했어 같이 술먹다가 취해서 헛소리할까봐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술먹고 전화할까봐 핸드폰도 꺼놓고 먹고.

얘가 친구만난다하면 누군데 하면서 은근히 물어보게 되고 신경쓰이고 괜히 연락 안되면 짜증부리고 내가 얘없으면 연락할 사람 없냐? 하면서 차단도 해봤다가 몇 시간 안되서 풀고 괜히 연락도 피해봤다가 늦게 답장해봤다가 그랬다. 그렇게 다가갈 수도 멀어질 수도 없는 상태가 되어 버렸어. 그러다가 지난주 토요일에 수학중점반 동창회가 있었어 사실 나는 안나가려고 했는데 피시방에 있던 날 때려잡아서 씻기고 끌고 가더라. 가니까 한 30명정도 왔더라고 나랑 사귀었던 애도 나왔고 얘랑 사귀었던 반장은 나왔더라 사실 반장이라서 얘가 주도했던 동창회니 당연하지만 말야. 오랜만에 첫사랑 보니까 이젠 좋아하지 않는데도 날 많이 변화시킨 사람이고 그때 추억이 생각나서  싱숭생숭하더라. 얘도 그런지 표정이 오묘하더라고 내 옆에 있었는데.

아무튼 그렇게 술먹으면서 애들이 아직도 우리 둘이 붙어다니냐면서 안사귀냐?하면서 놀렸는데 내가 괜히 찔려서 버럭했다. 오랜만에 만나서 추억을 안주삼아 마시니까 술이 쭉쭉 넘어가더라 분위기도 좋았고 나는 술을 좋아해서 기분 좋아서 오버하고 있었는데 얜 기분이 안좋아보이더라고 직접 물어보긴 그래서 그냥 술이 안받나,아님 첫사랑 때문인가해서 뭔가 나도 기분이 안좋아질라 하드라. 그러더니 화장실간다면서 일어나는데 반장도 조용히 따라 일어나더라.그래서 흘끗흘끗 쳐다봤는데 화장실있는 통로에서 둘이 막 말하고 핸드폰도 꺼내서 연락처주고 받고 하더라.

그걸 보는데 취기가 싹 가시면서 기분이 확 상하더라 내가 기분 상할 일이 아닌데하고 생각하면서도 내 기분이 내 맘대로 안되더라고 반장새끼도 맘에 안들지만 받아주는 얘도 괜시리 싫고 짜증나고 그렇더라 근데 애들 앞이니 내색할 수도 깽판칠 수도 없고 답답하더라. 그래서 술맛 떨어져서 일어났어 나 먼저 간다니까 왜가냐며 막 말리더라 그래도 2~3시간 먹어서 애들도 앵간히 취했는지 그냥 말리다가 말더라고 아님 내가 딱 그정도 였는지. 이래저래 유학때 아무도 연락안해주고 외롭던게 생각나서 더 우울해져서 걍 나왔어.

나와서 걷는데 버스는 끊겼고 지하철 타려고 걷는데 가슴속에 뭔가가 터질랑 말랑하더라 눈물도 맺힐라고하고 그래서 입술 꽉 깨물고 버티면서 걷고 있었어. 그때 멀리서 야 하면서 내 이름 부르는 걔 목소리가 들리더라 순간 바로 뒤돌아볼 뻔했는데 뭔가 밉고 짜증나서 괜시리 못들은 척 걸었다. 그러니까 뛰어왔는지 헉헉대면서 날 잡아 세웠었어. 그래서 나는 퉁명스럽게 왜? 이러니까 왜 벌써가? 하면서 묻더라. 딱히 할 말이 없길래 집에 빨리 가야된다 너가 억지로 데려온 거 잖아하면서 몰아세웠어. 그러니까 표정이 일그러지며 왜 말을 그렇게하냐고 오랜만에 애들 보니까 좋았잖아하면서 약간 화난 듯 말하더라. 난 속으로 누가 누구한테 화를 내는 거야 하면서 뭔가 열이 받더라 

그래서 나도 모르게 니가 오랜만에 첫사랑 봐서 좋은거겠지 하고 퉁명스럽게 쏘아붙였다. 그러니까 얘가 억울하고 화나는지 눈물 맺히면서 누가 첫사랑이야 하고 버럭하더라그리고 내 첫사랑 넌데 하면서 울더라 난 순간 망치로 머리 맞은 것처럼 뭔가 얼얼하더라 그래서 무슨 말은 해야겠는데 말이 안나와서 어버버하고 있으니까 얘가 울면서 너 왜 요즘 내 연락 피하는데? 자기 싫냐며 서럽게 엉엉 울더라. 여잘 처음 울려본 건 아니지만 적응이 안되서 어떻게 해야할 지 무슨 말을 해야할 지 생각이 안나서 일단 머리 감싸서 안아주니까 더 서럽게 막 울더라 그렇게 토닥토닥 해주고 나니까 울음은 그쳤는데 쪽팔렸는지 고개는 계속 박고 있더라. 그렇게 안고서 나는 담담하게 고백했다 달래주면서 머리 속으로 어떻게 말해야할 지 다 정리해놨었어.

나 사실 언제부터인 지 너가 좋아졌다 처음엔 친구인 너를 좋아하면 안된다고 생각했었고 너와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싶은 마음에 나 스스로도 속여가면서 너랑 친구인 척 했다 그런데 점점 커져가는 마음을 나도 어찌할 지 몰랐고 이대로가다간 너한테 들켜서 우리 사이 어색해질까봐 그랬다 너한테 이런 말 하게될 줄 몰랐는데 나랑 사귈래? 대충 이렇게 말했던 거 같다 사실 그때 너무 경황이 없어서 어버버 하고 긴장해서 입술도 떨리고 그랬던 거 같아. 그래도 가만히 있길래 내가 '대답'이라고 말하니까 그때 안에서 고개 끄덕끄덕하더라.

그렇게 둘이 쌩쇼를 하고 나니까 지하철도 끊기고 없더라. 그래서 택시 잡는데 자연스럽게 손도 잡았다. 그렇게 택시타고 집에 오는데 둘이 암말없이 손만 잡고 있었어. 그렇게 동네까지 왔는데 뭔가 아쉽고 그래서 벤치에 앉아서 둘이 얘기했다. 이런저런 얘기 했는데 그 중 하나는 얘가 사실 중학교때 남녀 안가리고 활발해서 남자한테 끼부린다고 여자들한테 은따당했다더라. 그래서 오리엔테이션때 오랜만에 친구만나서 반갑게 했던거고 원래 조용하게 지내려고 했는데 내가 워낙 조용하게 있으니까 말할 건덕지가 없어서 활발한 척했다는데 뭔가 귀엽고 이뻐서 뽀뽀했다.

그리고 분위기 좀 풀린거 같아서 키스는 나중에 해줄게하고 평소처럼 농담도 하니까 그제서야 웃더라. 그래서 뽀뽀 한번 더 하고 웃지마 정드니까하니까 치- 하면서 눈은 웃고 입은 뾰쭉하는데 너무 사랑스럽고 귀여워서 뭔가 더 해버릴꺼 같아서 얼른 들어가자 하고 집보냈어 그리고 집앞에서 오나귀에 나오는 대사좀 쳐주니까 박장대소하면서 들어갔어. 그리고 일요일에 데이트하고 월화에 못봐서 오늘도 좀따 만날건데 뭔가 연인이면서 동시에 친구인 거같은 친구같은 연인이라 너무 좋다 편하고 서로 잘 맞춰주고 잘 알고. 헤어지면 친구도 연인도 둘다 잃는 거지만 이제 3일인데 그런 생각은 안하련다.

오늘 아침에 이상하게 눈이 일찍 떠졌는데 기대되서 다시 잠이 안와서 써봤는데 이게뭐라고 거의 4시간 걸렸네 옛날 기억 끄집느라 옛날 폰 문자도 뒤져보고 그랬는데 그래도 다시 떠올려보니까 좋다. 한 번쓰기 시작하니까 이것저것 얘기하느라 장난아니게 많아졌네 그럼 나는 이제 씻고 준비하러 가야겠다 안녕 얘들아 너네도 연애해라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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