봐주는걸 좋아하는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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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은 늘 쉽지 않다. 그 사실을 알기에 도바심 내지 않고 천천히 지켜보았다.
몇 겹도 안되는 옷을 벗는 손이 지독하게 느렸다. 멍하게 입을 벌리고 그녀를 바라보다 입술이 말라와 오른손에 들린 캔맥주를 한 모금 마셨다. 그녀는 느렸다. 당장 일어나 몇걸음 앞의 그녀의 옷을 찢다시피 벗겨내고 싶었다. 그러나 조금의 인내 뒤에 올 달콤한 나체를 상상하며 맘을 꾹 눌렀다. 본인의 욕구로 모든 옷가지를 벗은 나체의 당당하면서도 수치스러운 그 순간을 즐기고 싶었다. 얼마 안남은 맥주를 비워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다시 그녀를 응시했다. '저는 누군가가 지켜본다는 상상을 자주해요.' 나이와 이름을 묻고 난 뒤 잠시의 정적동안 그녀는 뜬금없이 이말을 뱉었다. 살짝 붉어진 귀와 찻잔을 맴도는 손가락을 보며 그녀의 벗은 모습이 보고싶다며 나의 집으로 가자고 제안했다. 그리하여 지금 내앞에서 자켓을 벗어 개켜놓고 블라우스 단추를 풀고 있는 것이다. 그녀의 손이 달달달 떨렸다. 단추에서 손이 몇번 미끄러졌다. 그녀의 시선은 자신의 발끝에 닿아있었다. 내 시선을 느끼는 걸까, 결코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그러고보니 아직 그녀는 내 이름도 알지 못했다. 이름도 모르는 여자 앞에서 단추를 푸르고 있다니, 퍽 이상한 상황이다. 내가 여자라서 안심하고 있는걸까. 바이섹슈얼이라고 나를 소개한 인터넷 글에 자신의 성적지향이 고민이라며 한번 만나보고 싶다며 그녀가 먼저 연락을 해왔다. 그리고 첫만남에 탈의라니. 딱딱한 안경에 딱딱한 옷차림, 어딘가의 B사감스러운 단정함. '참 재미없는 A컵이겠군.'이라고 상상한 내 고정관념은 브레지어를 채운 탱글한 가슴에 와장창 깨져나갔다. 참 재미없는 매우 건강에 좋을 것 같은 와이어없는 편안한 브레지어는 정말 내 취향이 아니지만 그 안을 채운 토실하도 뽀얀 가슴에 모든것이 용납되었다. 블라우스까지 벗은 그녀는 손둘곳을 몰라 망설이다가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더 벗을까요?". 그녀를 잠시 응시하며 어떠한 강요없이 스스로 더 부끄럽게 만들고 싶었다. "본인이 원하신다면 더 벗으셔도 되고요. 그만하고 싶으시면 지금 벗으신 옷 다시 입고 나가셔도 괜찮구요. 전 그쪽 옷을 벗겨드릴 생각은 없거든요." 가장 친절한 말투와 친절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녀의 손이 가슴을 가렸다 말았다 얼굴을 숙였다 말았다 부산스러웠다. 결국 그녀는 스커트 지퍼를 내렸다. 스커트가 아래로 툭 떨어지고 스타킹을 신은 매끈한 다리가 드러났다. 무릎까지오는 긴 스커트에 숨겨져있던 허벅지가 내 취향을 강타했다. 토실하면서도 근육이라기보단 지방에 가까운 종아리에 비해 살짝 더 두툼하고 뽀얀 허벅지. 나도 모르게 침을 삼키고 입술을 뜯었다. ** 이거슨 전부 저의 판타지 ...일뿐 ㅠㅠㅠ엉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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