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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널 좋아했었고 그리워하며 여태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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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전화가 왔었다.

" 아니 이게 누구야??"

한달전 결혼을 한 너에게 전화가 왔었다.

" 오빠. 지금 회사에요?"

" 응. 야근하고 있어. 왠일이야 이 시간에?"

남편이 없는 시간을 내서 전화를 한 걸가 라는 생각을 했었다.

" 저 지금 공항이에요."

" 아... 이제 가는거야?"

가는구나.






" 오빠. 저 결혼해요."

축하보다는 내 가슴이 먼저 아팠었다.

" 축하한다! 와! 연애한지 얼마나 됐다고 결혼이야? 너 뭐 혹시 뭐 임신이라도 한거야? 뭐야 이거. 나 연예인도 아닌데
 몰카야 뭐야 이거?"

병신같은 소리만 늘어놨었다.

" 그런건 아니구요. 그냥 서로 생각이 잘 맞기도 하고 해서 빨리 결혼하기로 했어요."

" 그거 뭐 호주로 이민가는 그런 계획같은거? 그런 생각?"

" 네."






어려서 호주로 유학을 다녀왔던 그녀는 항상 입버릇처럼 호주에 가서 살겠다고 했었었다.

호주는 살기 좋은 곳이라고 날씨도 마음에 든다고.

그녀가 그런 소리를 할 때 마다 

" 그럼 너희 할머니는 누가 챙겨드려?? 아버지는 누가 챙겨드려? 이거 완전 불효녀네.

 그리고 또 어?? 너네 고모는 어?? 누가 놀아드려?? 어?? 와~ 진짜 너무하네."

나의 진심. 이렇게나마 농담으로 전했었다.






" 공항인데 옆에 신랑이랑 같이 안있어??"

" 잠깐 어디 갔어요."

" 그렇구나..."

나는 그녀에게 그냥 아는 오빠일 뿐이었는데 

이런 소리를 하는 내가 참 한심했다. 나는 그녀에게 그닥 특별한 존재가 아닌데.

" 오빠 잘 지내세요."

" 어. 뭐 그래야지... 너도 잘 지내야 돼. 항상 건강하고."

" 네 오빠. 끊을게요."

" 어. 그래. 들어가."

들어가긴 뭘 들어가. 

그냥 화끈하게 말했어야 했었는데.

미친척하고 물어봤어야 했었는데.

" 나 좋아했었지? 나는 너 좋아하는데. 너도 알고 있었지? 내가 너 좋아하는거.
  확실하다고 말은 못하겠지만 네가 날 좋아한다고 느꼈었어. 내 말이 맞지?"

나의 이 못다한 말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서로에게 물어볼 수도 서로에게 말할 수도 없었던 것은 어쩌면

나는 처음부터 유부남이었고

그녀는 유부녀가 되었기 때문에...
익명
내가 누군지 맞춰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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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014-11-20 14:24:49
개반전 ㅋ 통수 맞은 느낌 ㅋ
익명 2014-11-19 15:33:20
그래..내가 정말사랑했던 그사람도 유부남이었는데
서로를 위해서 보지말자고 했을때
상대는 그러는게 맞다고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나도 그렇지만..
정말 그 새끼는 씨발 개새끼야
익명 / ...저는 그녀와 스킨쉽 한번 없었던 사이였는데 왠지 님 댓글을 보니 제가 죄송합니다...
익명 2014-11-19 11:46:19
이 글은 조회수,덧글수,좋아요수,완성도 등을 고려하여 '명예의 전당' 목록에 추가되었습니다. 이 글을 작성하신 레드홀러님에게는 300포인트가 자동 지급됩니다. 축하합니다. ^^
익명 2014-11-19 02:01:12
처음부터 유부남이었다...반전으로 느껴진건 나뿐인가
익명 2014-11-19 00:29:20
건널 수 없는 강가의 슬픈 사연을 보는 듯..
익명 2014-11-18 23:11:59
그분이 전화한 것만으로도 같은 마음이었었다는 게 충분히 느껴지네요 물어보지않길 잘하셨어요!
익명 2014-11-18 22:01:32
글을 읽으며 밑에 익명님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네요. 물으면 안되는 거라고..
그런건.. 그냥 보내는 거라고...
익명 / 익명이 익명 ㅎ
익명 / 익명이라니 익명이라니
익명 / ㅋㅋㅋㅋㅋ
익명 2014-11-18 21:47:44
안물어본길 잘했어요. 어떤 대답이었어도 가슴이 아플겁니다. 그녀가 사랑하지 않았다고 해도... 사랑했다고 해도... 그러니 당신은 '참 잘했어요'
익명 / 윤종신의 잘했어요라는 노래가 생각나네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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