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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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려고 자리에 누웠다. 나른한 몸을 뉘여도 잠은 쉬이 오질 않는다. 점점 정신은 맑아지고 오늘 밤 사정이 생겨 연락이 닿지 않는 그녀의 생각이 났다. 몸을 일으키고 그녀가 내게 보내 준 흔적들을 되뇌여본다. 보고 싶어졌다. 흔적들로 미처 채울 수 없는 육욕의 허기를 육신의 온기로 채우고 싶어졌다. 내게 보내 준 흔적처럼 나체가 되어 똬리를 틀듯 서로 엉켜대는 상상을 해본다. 온몸 구석구석을 맞대며 서로 육신의 온기를 주고받고 탐하고 탐하고, 또 탐하고 싶어졌다. 피가 몰리기 시작한다. 뜨겁다. 살 속으로 감춰놓은 그녀의 온도는 몇 도일까. 능숙한 의사, 혹은 간호사처럼 내 체온계를 삽입해 그녀의 온도를 재어 보고 싶은 욕망이 꿈틀거린다. 늘 하던 대로 기운을 덜어낸다. 고지 달성까지의 길이 쉽지 않지만 멈추고 싶진 않다. 내게 보내 준 흔적과 뇌내에서 이루어지는 오만가지 상상들이 도가니 안에서 잡탕이 되어간다. 그녀는 입이 좋다고 했다. 늘 그랬듯이 입으로 행해지는 마무리 장면을 상상한다. 나온다. 나온다. 나온다. 어제보단 맑은 기운의 흔적들이 제법 기세좋게 분출된다. 살결에 조금 튄 흔적들 제법 온도가 뜨끈하다. 뜨거움에 놀라지만 곧 다시 달아오를 그녀를 생각해본다. 오늘도 뜨거운 욕정을 품은 스폰지를 짜내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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