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친과의 이별
0
|
|||||||||
|
|||||||||
홀로 길을 걷다 우연히 만나 무슨 생각에서인지 그 자리에서 연락처를 받아내 만났던 그녀가 있었어. 나름 설레이는 마음으로 연락을 하니 그녀는 재고 따지는 것 없이 다짜고짜 20대 후반, 그 시기에 할 법한 자신이 가진 고민들을 털어놓았더랬지. 쉴새없던 물음에 답을 하고 있노라니 우리는 어느새 술 잔을 기울이고 있었어. 그런데 사실 난 그 시시콜콜한 질문들에 서서히 지루함을 느끼고 있었어. 좁은 집에 홀로 있을 강아지를 떠올리니 처음 느꼈던 설레임과, 늦은 밤 외로움을 달래던 술도, 혹시나 하던 마음의 섹스에 대한 생각도 점차 사그라지고 그저 집에 가고 싶었을 때 즈음이었어. 그녀는 나에게 "왜 같이 있자고 말을 안해요"라고 했어. 그렇게 그녀와의 관계는 시작됐어. 연락처를 받고 불과 3일만에 일어난 관계였지. 그래도 처음엔 잘해볼까 생각했어. 없으면 죽을 것 같았던 사랑의 감정따위에 질려버린 지 오래였으니까. 하지만 너무나도 변덕스럽던 성격과 감정의 기복이 컸던 그녀와의 깊은 만남은 무리였어. 여러 남자와의 관계에 관한 고민을 털어놓을 때만 해도 쉽게 생각하진 않았는데, 다른 남자와 사귀기로 했다고 말한 지 며칠만에 다투곤 나에게 안아달라던 모습에 그나마 남아있던 감정의 불씨마저 사그라들었어. 그렇게 연락을 줄여갔고 짧았던 만남이었던 만큼 그냥 흘러간 인연이라고 생각했지. 하지만 끊어질 듯, 끊어질 듯하던 인연은 가끔 술취한 밤에, 너무도 무료한 휴일의 낮에, 일과 사람에게서 받은 스트레스에 갖은 핑계를 대며 이어졌어. 어느새 3년. 어느 체위를 좋아하고, 어떤 곳을 애무해야 하는 지 서로가 서로를 너무도 잘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몸이 가까우니 마음이 따라간 걸까...? 그녀는 자꾸 우리의 관계에 대해 물어왔고 섹스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었는지 난 답을 회피했어. 그리곤... 그녀는 또다시 연락을 해왔어. "오빠, 우린 무슨 관계예요?" 난 그 와중에도 그녀의 배란일을 생각하며 답을 했어. "우리 만날까? 나 두시간 정도 여유되는데" 그 이후로 우린 연락을 하지 않았어. 마치 처음부터 몰랐던 사람처럼...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