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롭고 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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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동네의 작은 선술집. 디자인 회사 대표, 유명한 카피라이터, 카센터 직원, 그리고 한량인 내가 야채튀김처럼 섞여 있었다. 일본주, 맥주, 소주, 위스키 등. 술도 사람처럼 온통 섞이면 이질감과 토가 넘치는 가지각색의 조합이었다. “너라면 G를 맞길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래~!” 술이 오른 디자이너 아저씨가 내게 말했다.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더라. 대화를 따라가지 못했었나. 맞다. 동갑내기 여성이자 아저씨의 조카인 G의 얘기를 하고 있었더랬지. “한참 부족한데요 뭐.......” “인마, 남자는 자신감이야. 우리G가 예쁘긴 해도 주눅 들 거 하나 없어요~!” “아뇨 저 말고 G가 한참 부족한데요.......” “뭐? 이 녀석이!......” 날아오는 맑고 향기로운 일본주를 웃으며 피했다. 아끼던 트레이닝 복의 바지가 젖기야 했지만, 안면에 직격하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카피라이터는 깔깔 웃고, 카센터의 직원은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무슨 생각해?” 보라색 어두운 조명아래 맑고 향기로운 피부를 들어낸 G가 내 칵(cock)을 콱 물고 있었다. “너네 삼촌이 너랑 사귀라더라.” “아~. 무시해. 어차피 너 나 좋아하지도 않잖아.” 거무튀튀한 내걸 빠른 손으로 흔들며 G가 말했다. 그리고 말이 끝나자, 다시 그걸 입에 넣었다. 왠지 어리고 순진하게 비친 우리가 이런 음란하고 조그마한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이 벅차면서 기뻤을지도 모른다. “오늘은 삼켜줬으면 좋겠다.” “에에-. 맛 없는데, 그거.” “그냥 그랬으면 좋겠다고.” “알았어.” 정말 삼켜 주었으면 좋겠다. 마치 봄 하늘 닮은 향기롭고 맑은 술처럼. 어딘가 서글픈 그것도, 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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