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근한, 뜨거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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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면 어때, 가시나 좀 꼬여?” 자주 가는 레코드 바에 아는 록 밴드와 모여 조용히 술을 마시던 내게 가게 주인이 와서 물었다. “그냥 그래요.......” “우리 막내야 당연히 밤마다 fuck bitches~ 헐떡헐떡 천지지.” 미지근한 내 대답 사이로 보컬 누나 H가 내 머리를 헝클이며 말했다. “........” “짜증나또?” 얼빠진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니 술에 잔뜩 취한 그녀는 내 귀를 주무르며 덩실덩실 춤을 췄다. “밴드 하는 사람이 더 인기 많지 않아요? 조명 아래서~기타 징징대지, 반짝이는 땀하며, 섹시하잖아요.” 나는 반격이랍시고 밴드 형들에게 고개를 내밀어 물었다. “이 새끼들 인기 좆도 없어.” H가 데킬라가 찰랑이는 잔을 들고 지겹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누난 모르죠. 그렇죠, 형들.......?” 멋쩍은 표정을 짓는 밴드 형들을 보고 동의를 해주길 바라며 되물었다. “모르긴 뭘 몰라. 여기 있는 애들 다 한 번씩 자봤는데.” “푸후훕-!” 밴드 남자들은 마시던 술들을 사방으로 뿜어대고 여성 밴드 구성원들은 소리를 지르며 웃었다. H, 그녀와 절친한 N형이 코에서 위스키를 흘리며 “쟤 취했어. 좀 보내.”라고 했다. “sibal~H!" 흑인 드러머 형도 치킨 윙을 바닥에 던지며 항의했다. “막내랑 담배피고 올게.” 그녀는 의자 위로 올라가 내 등에 올라타고 지하1층인 바의 출입구 계단을 가리켰다. 나는 모를 어색함에 입을 삐쭉 내밀고 주머니에 손을 넣고 쓰레기 더미가 쌓여있는 새벽 5시의 홍대 골목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미끄러지듯 내 등에서 내려와 짧은 청바지의 주머니에서 독한 중국 담배를 꺼내 물고 피웠다. “으?” 그녀는 이로 담배를 물고 내게 권했다. 나는 고개를 숙여 담배를 물어 꺼낸 뒤에 그녀에게로 가까이 갔다. 그녀는 히죽 웃으며 라이터를 집어넣고 푸른 새벽에 더 붉게 빛나는 담뱃불을 내밀었다. 나는 그 불에 내 담배 끝을 대고 세게 빨았다. 불이 붙고 심지가 타들어가는 짧은 순간에 그녀의 하얀 얼굴과 조금 큰 인중 옆 점과, 얇고 붉게 물은 입술과 펄럭이는 눈썹 사이로 보이는 파란 렌즈로 커다란 눈이 내 눈에 들었다. 그녀는 흰색에 가까운 탈색머리를 휘날리며 자신과 내 담배를 쓰레기봉투 더미에 던지고 내 머리채를 휘어잡고 뿌연 담배연기를 비단처럼 살랑이며 입을 포개었다. 그렇게 뉘집인지 모르는 홍대 담벼락을 두고 내 검은, 그녀의 노란 머리가 몇 가닥이나 뽑혀나가는 지도 모른 채 난폭한 키스를 계속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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