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근한, 뜨거운-2
16
|
||||||||
|
||||||||
움직임에 느슨한 탱크탑의 끈이 어깨 아래로 내려와 그녀의 봉긋한 작은 가슴이 들어나고 사납게 번진 붉은 입술과 내 무릎에 닿는 차가운 허벅지가 닿을 때마다 많은 것들이 커져가는 기분이 들었다. 그 때 쓰레기 더미가 무대의 불기둥처럼 솟아올랐고, 우린 화들짝 놀란 뒤 웃으며 책임감이라곤 찾아 볼 수 없게 손을 잡고 도망쳤다. 얼마 달리지 않아 그녀의 연습실 앞에 도착했다. 전속력으로 달려온 우린 숨을 가쁘게 쉬며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웃으며 다시 내게 다가왔고, 나는 그녀의 허리를 감아 충돌하듯 입술을 먹었다. 그녀는 내게 달려들어 내 몸에 매달리고 나는 그대로 계단을 올라 그녀의 짧은 청바지에서 열쇠를 꺼내었다. 도통 맞지 않는 열쇠에 열리지 않는 문과, 몇 번을 실패한 도어 락 비밀 번호, 술이 깰 것만 같을 때까지 땀 흘리며 찾아다닌 매트리스 까지. 여직 나눈 뜨거운 키스에 비해 이런 현실적이고 꼴사나운 잠자리를 만들려고 분주한 움직임에 우린 폭소했다. 우여곡절 끝에 우린 어두운 연습실에서 경주라도 하듯 옷을 벗고 매트리스에 몸을 눕혔다. 급하디급한 두 남녀는 서로의 피부를 지긋이 느낄 새 없는 완곡하고 합리적인 애무에 들어갔다. 서로의 머리를 서로의 가랑이에 넣고 단순하고 열성적인 사랑으로 핥아댔다. 그녀의 작고 예쁜 둔부가 부들거릴 때마다 더욱 열과 성의를 다하여 땅을 파는 두더지처럼 깊이 머릴 박았다. 그녀 또한 깊이를 모를 목구멍까지 따끔하게 마저 느껴지는 타액 범벅으로 넘치는 입안을 사랑으로 가득 채웠다. 한차례가 그렇게 끝나고 그녀는 모던 록을 크게 틀어놓고 울려 퍼지는 기타소리의 전율과 함께 내게 다가와 콘돔을 씌웠다. 내 아래서 몇 번을 더 움직이는 그녀의 얼굴을 잡고 입을 맞췄다. 우리는 기운차지만 오묘한 보컬의 목소리를 따라, 베이스를 느끼며 손을 뻗어 매트리스를 꽉 쥔 그녀의 손을 보며 삽입했다. 우린 가사를 따라 부르며 매트리스 위를 날고 있었다. 울려 퍼지는 음악과 우리의 몸짓이 하늘에 닿을 것만 같았다. 그녀는 보컬의 가사를 따라 부르다 점점 목소리가 먹먹해지며 환호 같은 비명으로 바뀌었다. 나는 그녀의 배에 손을 댔고, 그녀는 몸을 돌아 엎드려 엉덩이를 흔들었다. 나는 조금 문지른 뒤에 잔뜩 집어넣고 그녀의 엉덩이를 찰싹 때렸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상투적인 말들을 중얼거리듯 쏟아냈다. 그녀 안에서 차박차박 흐르는 것들에 그녀가 즐기고 있다는 것을 확인받는 것조차 내 즐거움이었다. 우린 그렇게 뜨겁게 녹아내렸다. 아침이 밝았다. 먼지 가득한 연습실에 커튼 사이로 빛이 들어왔다. 아침에 H의 얼굴을 보니 기분이 좋아 거만한 표정으로 깍지를 껴 베개를 만들었다. 그 때 갑자기 비밀번호가 눌리는 소리가 났고, 나는 덮고 있던 옷가지로 그녀를 감싼 후 비품창고로 돌진했다. 문을 재빨리 잠그고 그녀를 깨우니 철 재질의 커다란 앵글이 두 개나 있는 탓에 그녀와 내가 간신히 서있는 공간밖에 없었다. 그녀는 눈을 비비고 불투명한 문 뒤로 아는 목소리가 들리자 놀란 듯 입을 막았다. “어떻게 해?” 그녀가 렌즈 돌아간 눈을 크게 뜨고 속삭였다. “몰라 망했어.” 나는 쿡쿡 웃으며 대답했다. 소란스러운 소리가 밖에서 계속 흘러 들어왔고, 그녀는 감각이 돌아오자 빙긋 웃으며 내 허리를 감고 폭 안겼다. “쑥맥인 줄 알았더니~짜아식-.” 그녀는 빙글빙글 몸을 흔들며 내 배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 나도 장난스럽게 허릴 굽혀 그녀의 봉긋 솟은 젖꼭지를 살짝 깨물었다. “어후~야아-.” (철컥) 순간 문이 열렸고, N형이 들어와 눈을 지그시 감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야 H!" N형은 소리쳤고, 그 소리에 놀란 우린 덮고 있던 옷가지를 떨어뜨리며 마치 르네상스의 그림처럼 몸을 훤히 드러냈다. 우린 죄인처럼 1층 카페테라스에 나란히 앉아 N형의 설교를 들었다. 매트리스가 떡하니 나와 있어서 의아해 CCTV를 확인하니 밤새 우리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찍혔다고 했다. “넌 애가 조심성이 없어. 경각심이라고 몰라?” “아 까먹었지.......” “7살 많은 누나가 되가지고.......새파랗게 어린 애를.......” “뭐가.......” 그녀는 다리를 꼬고 헝클어진 머리를 박박 긁었다. 나는 숙연한 표정으로 자몽에이드를 마셨다. “그게 넘어 가냐!” N형은 테이블을 치며 소리쳤다. “어떻게 할 거냐고!” “아 뭘 어떻게 해. 꼰대도 아니고, 건장한 남녀가 그런 거 가지고 참.” “알았다. 다음부터는 이런 일 없도록 해.” “무슨 일?” “둘이 막....... 그러지 말고, 앞으로도 누나동생으로. 알겠지?” “모르지.” “모르긴 뭘 몰라 H 대답 안 해?” 그녀의 친오빠 격인 N은 진심으로 그녀를 걱정하는 화를 내고 있었다. “싫어.” 그녀는 비교적 한산한 오전, 먼 홍대거리를 심드렁하게 바라보며 살며시 내 손을 꼭 쥐었다.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