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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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살이 났다. 주말 밤. 예고 없이 찾아든 너의 집. 사실 예고 없이 찾아든 건 아니었다. 왜 오늘 밤에 와서 같이 자지 내일 아침에 오냐는 투정이 있었으니까. 모른 척, 아닌 척 했지만 하루종일 뻣뻣한 청바지 속에서 더 뻣뻣한 것이 솟아올라 힘들었다. 삑삐빅 삐비빅. 스르륵 열리는 문. 살그머니 닫는다고 닫았지만 여자의 육감이란 것은 무섭다. 화장실 안에서 뚝 그치는 물소리. 그리고 잠시 뒤에 들려오는 너의 목소리. 오랜만에 듣는 너의 목소리. 아 뭐야. 내일 온다며? 니가 오라면서? 훌렁훌렁 옷을 벗어 소파에 널어 놓았다.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 너와 함께 샤워를 할까 생각도 해 보았지만 금세 접었다. 분명 문을 잠가 놓았겠지. 살짝 열리는 화장실 문과 빼꼼 나오는 너의 발갛게 상기된 얼굴. 문틈 사이로 살짝 보이는 너. 발가벗은 나의 몸을 보고 화들짝 놀라는 네 얼굴이 귀여웠다. 화장실 청소를 하고 있었는지 원피스 위에 앞치마를 두르고 있었다. 수십 번은 보았지만 침대 위가 아니면 아직도 부끄러워하는 너. 빠르게 하루종일 쌓였을 먼지 냄새, 땀 냄새, 담배 냄새를 지워낸다. 네가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나는 네가 옷을 걸치는 것이 싫었으니까. 후다닥 물기를 날리고 문을 열었지만 네 방 침대 위에 너는 없었다. 어디로 갔니? 작은 방에서 집을 정리하고 있는 너의 뒷모습이 보인다. 어느새 찾아입은 귀여운 하얀 원피스. 쳇 수건으로 돌돌 말린 쪽이 더 귀여운데. 천천히 너의 뒤로 다가간다. 괘씸해. 남자가 옷을 다 벗은 채로 기다리고 있는데 딴 짓을 하고 있다니. 열심히 철 지난 옷들을 정리하는 네 뒤에서 너를 천천히 끌어안았다. 새하얀 원피스로 감싸인 예쁜 가슴과 아직 수줍어하는 젖꼭지. 나는 궁금했다. 네가 팬티를 입고 있을지. 이거 해야된다고 앙탈을 부리는 너의 목덜미에 대답 대신 남긴 입맛춤과 함께 나는 아래로 내려갔다. 원피스 자락을 쓸고 내려가 허벅지를 타고 올라가는 나의 손. 아. 아쉬워라. 팬티가 있었다. 아니야 이런 것도 좋아. 네가 베개 커버를 정리하는 동안 나는 네 팬티를 내렸다. 팽팽하게 네 엉덩이 위를 덮고 있던 속옷이 돌돌 말리며 허벅지를 타고 내려오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 들춰진 치마자락 속으로 보이는 뽀뽀하기 좋은 엉덩이. 쪽. 손이 허벅지를 돌아 예쁘게 돋은 네 음모 사이를 헤치자 너는 그제서야 나를 째려본다. 하지 마. 이불이랑 베게 커버 바꿔야 된단 말이야. 저거 가져가서 베개 커버 씌워 놔. 뭐라더라. 여자 말과 네비게이션 말은 잘 들어야 한다고 했던가. 상자 안에서 예쁜 꽃들이 한가득 박힌 이불과 침대 커버를 꺼내 너의 방 침대로 들어갔다. 손톱만한 새하얀 꽃들이 여기저기 점점이 흩뿌려진 이불. 자세히 신경써서 보지 않으면 거기 꽃이 있는지도 모를 이불. 모를 리가 있나. 이 이불 위에 머리를 맞대고 몸을 기대어 잠들텐데. 베개 커버를 씌우고 이불을 펼치자 곧 네가 온다. 불을 줄인다. 키스. 키스. 그리고 다시 키스. 오랜만에 와 닿는 네 입술은 왜 그리도 부드러운지. 잠시 떨어져 있었다고 어색해졌는지 네 혀는 왜 부끄러워 하는지. 입술이 닿으면 발갛게 달아오르는 목덜미를 핥으면 어김없이 네 신음소리가 들려와. 쇄골과 어깨를 지나 가슴 근처를 빙글빙글 돌며 결국 내가 마주한 곳은 단단해진 너의 젖꼭지. 예전에 네가 했던 말을 기억하는지 모르겠어. 이렇게 맛깔나게 빨아주는 사람은 내가 처음이라고. 당연하지. 네가 이렇게 맛있는데. 입 안 한가득 네 가슴을 밀어넣고 거칠게 빨고 싶지만 그럼 네가 놀랄지도 몰라. 예쁘게 솟은 젖꼭지만을 입술 사이에 머금고 혀 끝으로 너를 놀리면 너는 예쁜 소리를 내지. 양 쪽 젖꼭지가 서로 샘내지 않도록 번갈아가며 예뻐해 준 뒤 나는 다시 예쁜 소리를 내고 있는 너의 입술을 찾았다. 쪽. 끈적한 키스가 아닌 예쁜 뽀뽀로 한 순간을 마무리한 뒤, 나는 즐겨 묻는 질문을 너에게 물었다. 키스해도 돼? 어, 해, 얼른. 사르르 눈을 감지만 너도 알잖니. 내가 어디로 갈지. 다리를 붙들면 너는 본능적으로 확 오므린다. 귀여워라. 네 보지를 본 게 몇 번이고 네 안에 사정한 게 몇 번인데. 글쎄. 이런 모습이 널 귀엽게 하는 지 모르겠다. 앙탈도 잠시. 활짝 벌어지는 야한 꽃잎에 입을 갖다대려 하자 다급하게 내려오는 손. 안돼 나 샤워 안 했단 말이야. 괜찮아. 그래도 네 건 맛있을거야. 키스에 대한 기대일까. 꺼풀 속에 숨어 있던 예쁜 클리가 고개를 내밀고 나를 기다리고 있다. 입술로 잠시 부벼 주니 반갑다는 듯 움찔 하는 너의 보지. 혀를 길게 내어 핥아 올린다. 혀 끝으로 여기저기를 콕 콕 찔러주며 장난치고 재빠르게 문지르면 너의 예쁜 신음소리는 점점 커져간다. 마지막 클라이막스를 위해 입을 크게 벌려 네 꽃잎을 한입에 삼켜버리겠다는 듯 덮친다. 힘껏 빨아들이면서 혀로 여기저기를 핥자 너는 나를 끌어당긴다. 마법에 빠진 듯 몽롱한 눈빛이 내 눈을 꿰뚫는다. 어서. 그 얘기를 해 줘. 넣어줘. 얼른. 듣고 싶었던 얘기였다. 입국 허가가 떨어지기가 무섭게 내 자지가 네 보지 위를 문지른다. 촉촉하게 젖어 있지만 쉽사리 들어가지 않는다. 귀두만 겨우 반 쯤 들어간 채 너를 바라보자 너는 머리를 쓸어 넘기며 몸을 일으킨다. 자지에 느껴지는 따뜻함. 달콤한 너의 혀가 내 분신을 어루만지는 느낌이 너무 좋다. 너는 항상 그렇다. 점점 더 깊게 넣고 싶어한다. 기둥 뿌리까지 와 닿는 입술을 보며 이번에는 내가 참지 못한다. 침대 위로 널 밀어 넘어뜨린 뒤, 입을 맞춘다. 혀가 들어가기 가장 좋은 각도를 찾기 위한 약간의 부비적거림. 모든 준비가 된 끝에, 나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삽입을 한다. 혀와 자지를 동시에 천천히 밀어넣는 이 순간은 언제나 심장이 멎을 것 같다. 눈은 감기고 귀에는 네 숨소리만 들린다. 코를 가득 채운 너의 향기. 가끔 너의 집에서 샴푸를 쓰면 그날은 하루종일 힘들다. 네 냄새가 나서. 그렇게 너로 가득한 감각 속에서 혀와 혀가 얽힌다. 끈적할정도로 달콤한 너의 입과 마치 처음처럼 나를 조여 오는 너의 보지 속. 13일만이라고? 너무 오랜만에 해서 그런지 너 엄청 조여 아냐. 열두시 지났으니까 이제 14일이야. 책임져. 그래. 이틀에 한 번으로 계산하자. 깊게. 때로는 짧게. 그녀의 질 입구 근처에서 부비던 자지를 깊숙한 곳까지 죽 밀어 올리면 너는 숨을 크게 들이쉰다. 언제나 물어보는 질문. 아파? 안다. 내가 무슨 서양인도 아니고 그렇게 아플 리 없다는 걸. 그래도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거니까. 잔뜩 들이쉰 숨을 토해내며 내뱉는 너의 한마디. 아니야. 안아파. 기분좋아. 몸을 살짝 높게 들어 클리에 스치듯 넣을 때 너의 목소리와 몸을 살짝 낮추어 질 각도를 따라 들어갈 때의 너의 목소리는 다르다. 마치 꽃들이 빨간 색 노란 색 보라색 제각각 아름답게 피듯, 너의 목소리는 항상 색다르게 아름다웠다. 몸을 끝까지 밀어넣어 치골로 네 민감한 부분을 자극하면 너는 몸을 바르르 떤다. 그 작은 떨림이 어찌나 귀엽게 느껴지던지. 몇 번을 거듭해서 떠는 네 안은 점점 힘을 더해 조여온다. 결국 참지 못하고 네 안에 모든 것을 토해낸 채 네 위로 엎드리면 콩닥대는 심장 소리가 가슴 속으로 전해져온다. 아직도 여운이 남았는지 바르르 바르르 간헐적으로 떨리는 네 몸의 고동 소리가, 쏟아낼 것을 다 쏟아낸 뒤에도 아직 힘이 빠지지 않은 내 자지를 움찔거리며 잘라버릴 듯 조여오는 너의 경련이 전해진다. 잠시 숨을 고른 뒤. 천천히 너의 몸 위에서 내 몸을 들어올린다. 마지막으로 들려오는 너의 신음소리를 들으며 헐떡이는 너의 숨소리를 뒤로하고 티슈를 뽑아 네 벌어진 예쁜 꽃잎을 정리한다. 흘러나오기 시작하는 나의 흔적들과 침대 시트 위 축축하게 남아있는 정사의 흔적들을 닦아낸 뒤 너의 볼에 뽀뽀한다. 어머 땀난거 봐. 얼른 가서 씻고 와. 감기 걸리겠다. 시계는 이미 세 시 반을 가리키고 있다. 씻은 지 이제 한 시간 조금 넘었을 뿐인데 이미 몸에서는 열이 후끈거리며 난다. 하지만 지금 씻기는 아깝다. 시끄럽다는 듯 너를 내 품으로 끌어온다. 자기가 팔베개를 해 주고 싶다고 바둥대지만 그렇게 허락할 리가. 결국 내 가슴팍 위에 머리를 댄 채 너는 종알거리며 2주동안 하고 싶었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는다. 새로 산 꽃 이야기, 아직 옷 정리가 다 끝나지 않아 가야 할 곳으로 가지 못한 채 현관에 서 있는 서랍장 이야기, 어젯밤에 시켜먹었던 물회 이야기, 그리고 레홀 이야기. 누가 누구를 만났는데 사실 누구와도 만났던 이야기. 자기한테 쪽지가 온 이야기. 너 다시 레홀 하면 안되냐는 이야기까지도. 낄낄대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던 너와 나는 다시 시선이 맞는다. 이제 겨우 삼십 분이나 되었을까. 다시 우리는 침대를 힘들게 한다. 몸이 춤을 출 때마다 침대에선 삐걱거리는 소리가 난다. 내가 조립해 준 거라 뭐라 불평할 수도 없는 침대의 신음소리. 다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네 신음이 침대의 신음보다 크게 만드는 것 뿐이다. 그렇게 새벽 다섯 시. 창 밖으로 파르스름한 새벽 빛이 들어오는 것을 보며 나는 잠에 빠져든다. 팔 위에 얹히는 기분좋은 묵직한 네 머리의 무게를 느끼면서. 얼마나 잠들었을까. 눈가를 간지럽히는 햇살에 눈을 떠 보니 너는 여전히 거기 그대로 있다. 다만 가슴까지만 살짝 내려오는 크롭티와 예쁜 티백 팬티를 입고서. 이건 언제 갈아입었다? 이 귀여운 녀석. 아침 여덟 시였다. 겨우 세 시간. 하지만 내 옆에서 잠든 여자가 옷을 입고 잠드는 건 그다지 유쾌한 일은 아니다. 옷을 걷어올리자 너의 예쁜 가슴이 아침 햇살 아래 드러난다. 마치 흘리기라도 할 세라 너의 가슴을 입 안에 담는다. 섹시하지만 귀여운 팬티 속으로 손이 들어간다. 잠이 덜 깬 너의 투정. 아침부터 잠도 안 재우고 뭐하는 짓이냐는 앙탈은 잠시. 뻣뻣해진 내 물건을 향해 너의 손이 다가온다. 점점 거칠어지는 네 손길. 흥건해진 너의 속옷. 그렇게 다시 한 번 섹스를 하고 잠에 빠져든다. 나른한 오후가 시작될 즈음 눈을 떠 점심을 준비하려다 다시 너의 다리 사이에 얼굴을 묻는다. 이틀에 한 번으로 계산하려면 아직 세 번이나 더 남았지만 밥은 먹어야겠지. 땅거미가 내린 뒤. 나를 배웅하는 너는 항상 투덜댄다. 넌 왜 자고가면 몸이 항상 아프냐고. 그럴 수 밖에. 밥도 안 먹이고 잠도 안 재우고 혹사시키는데 몸이 안 아프면 그게 사람이냐고. 울상이 되어 내가 언제 그랬냐고 항변하는 너. 그런 네가 귀여워서 더욱 엄살을 부린다. 나는 밥도 못 먹고 잠도 안 자고 성적으로 착취당하는 불쌍한 사람이야. 그럼 다음부터 안 할거야 나. 그건 안 되지. 대답 대신 입을 맞춘다. 24시간이 조금 안 되는 시간 동안 입이 부르트도록 맞춰온 입이지만 키스는 할 때마다 달콤하다. 입 안에 남은 달콤함을 음미하며 닫혀가는 문 사이로 그녀에게 손을 흔든다. 집으로 향하는 다리가 후들거린다. 그럴 수밖에. 아무것도 못 입은 상태로 몇시간이나 운동을 했는데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눈만 마주치면 섹스를 하고. 심지어 힘들어하는 바람에 밥도 내가 해 주고. 쇼핑도 가고, 아 물론 쇼핑가기 전 옷 갈아입는 그녀를 뒤에서 덮친 건 즐거웠지만. 그러니 몸이 안 좋아질 수밖에. 그러니 다음 주 주말에도 몸이 안 좋을 예정일 수밖에. 아무래도 몸살약을 좀 사다 놔야 할 것 같다. - AD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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