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스크랩> 성매매에 대한 논의 없이는 성별 임금격차도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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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소개할 글은 뉴질랜드를 기반으로 한 활동가의 기사로, 성별 임금격차에 반대하는 사람이라면 성매매를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담고 있습니다. ------------------------------------------------------ 2월 11일 라디오 뉴질랜드(RNZ) 인터뷰에서, 월러스 챕먼(Wallace Chapman)은 성별 임금격차가 “절대 해결되지 않는 문제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평균적으로 여성이 남성에 비해 시간당 7달러를 덜 벌고 있다고 지적하고는, 아주 좋은 질문을 던졌다. “대체 왜?” 그녀를 제대로 대우하라(Treat Her Right)이라는 새 캠페인이 성별 임금격차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972년에 통과된 동일임금법(the Equal Pay Act)을 따라 이 캠페인은 70년대 스타일을 하고 있지만, 사실 페미니스트들은 케이트 셰퍼드(Kate Sheppard)와 여성 참정권론자들이 활동하던 시기부터 동일임금을 위해 싸워왔다. 챕먼은 40년 이상 활동해온 페미니스트 경제학자 프루 하이만(Prue Hyman)에게 성별 임금격차에 대해 물었다. 그는 “성별 임금격차 해결을 어렵게 만드는 난제가 과연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변화의 속도가 거북이보다도 느린 이유가 무엇인가? 고용주 때문인가? 정부 정책 때문인가? 여성이 하게 되는 일의 종류 때문인가? 대체 이유가 무엇인가? [...] 페미니스트 경제학자인 마릴린 웨링(Marilyn Waring)은 성별 임금격차가 왜 존재하는지에 대해 연구하다 결국 책을 쓰게 됐다. 『보잘 것 없음(Counting for Nothing)』이라는 제목의 이 책에서 웨링은 노동, 생산성, 그리고 보상의 문제를 탐구한다. 사회의 생산적 일원이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현재의 전지구적 경제 시스템에서 어떠한 노동이 생산적인 것으로 여겨지고 경제적 보상을 받는가? 그리고 어떤 노동이 여기에서 제외되는가? 웨링은 성별 임금격차가 생산성의 문제가 아니라 젠더 문제라는 점을 발견했다. 실제로, 많은 여성들이 공공에 도움이 되는 노동을 수행하며, 이에 대해 온몸의 털이 곤두설 정도로 강한 책임감을 갖고 있다. 그러나 하이만은 이러한 임무들이 자연스러운 “여성의 역할”로 간주된다고 보았다. “여성들이 여전히 무임금 돌봄노동을 하고 있고 이는 여성에게 자연스러운 것으로 여겨진다”고 하이만은 말한다. “여성이 자연스럽게 수행할 것으로 여겨지는 직업들은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 웨링은 가부장제 사회 하에서 여성들이 노동의 가장 큰 몫을 담당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전세계적으로 경제적 생산성과 가치를 인정받아 물질적인 보상을 받는 일과, 반대로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보상도 받지 못하며 “노동”으로 잘 간주되지도 않는 일이 무엇인지 분석했다. 여기에서 발견된 가장 중요한 특징은,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 노동이 바로 여성에게 주어진 일이라는 점이었다. 여기에 다른 “기준”은 없었다. 교육직 혹은 돌봄을 제공하는 직업을 택해서 그 가치가 저평가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잘못된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 여성이 하는 일의 가치가 저평가되었던 것이 아니라 여성 자체가 저평가되었던 것이다. 세계 경제 시스템은 여성을 빈곤에 묶어둔다. 여성들이 가난에 매여 있을 때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큰 산업, 즉 성매매 산업에 공급할 “상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전세계적으로 볼 때,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 산업은 320억 달러에 이르고 포르노그라피 산업의 규모는 970억 달러나 되는데, 이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 세계 10대 기술관련 기업의 매출을 모두 합한 것보다도 큰 규모이다. 대상화된 존재로서의 역할 역시 여성에게 자연스러운 것으로 여겨져 왔는데, 이는 여성 상품화를 통해 포주와 성매수자 남성들이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라. 남성 지도자, 남성 고용주, 그리고 남성 정치인들은 동일임금이라는 목표를 거부하기 위해 돈이 부족하다는 핑계를 댄다. 그들은 현재 시스템 하에서 성별 임금격차를 줄일 돈이 없다고 말한다. 여성을 통해서 그 많은 돈을 남성들이 벌었는데, 그 돈을 다 어쨌단 말인가? 스페이스 인터내셔널(SPACE International)과 같은 생존자 단체가 포주와 성매수자를 범죄화해야 한다고 홍보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노르딕” 모델은 자신의 경제적 특권을 남용함으로써 취약한 상황의 여성으로부터 이득을 취하는 남성의 행위를 강간으로 인식하고 벌금을 물도록 한다. 이 벌금은 성매매 산업에 있는 여성들에 탈성매매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금으로 들어간다. 이것이 바로 성매매 생존자들이 부의 재분배와 관련하여 필수적으로 이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내용이다. 여성을 빈곤하게 만드는 사회시스템으로 인해 가장 심각한 피해와 폭력을 입은 이들이 성매매 생존자들이기 때문이다. 체리 스마일리(Cherry Smiley)가 지적하듯이 성매매 산업은 식민화의 도구이며, 선주민 여성들은 성매매 산업이 만들어내는 피해와 약탈에 의해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 성매매가 전면 비범죄화된 뉴질랜드에서 전체 여성인구 중 마오리 여성의 비율은 15%에 불과하지만, 성매매 여성 중 마오리 여성의 비율은 32%나 된다. 그러나 뉴질랜드에서는 많은 마오리 및 태평양 지역 여성들이 성매매 산업에 유입되어 있기 때문에 성매매를 비판하는 것 자체가 “인종차별적”이라는 주장이 사람들을 견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성매매의 수요는 부유한 백인 남성으로부터 탄생한다. 2017년이 되었는데도 우리는 부유한 백인 남성이 저지르는 폭력의 대상이 될 만한 본질적인 성향이 선주민 여성들에 존재한다는 말을 믿도록 요구받는 것이다. 이와 같이 제도화된 여성 대상화는 여성의 상대적인 빈곤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 여성억압의 근원에 대한 이해와 상품화를 넘어선 여성의 경제적 지위향상을 위해서 우리는 성매매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 그리고 그 논의는 진정한 연대, 효율성, 지구력, 그리고 자매애에 기반한 운동과 함께해야 한다. [...] 하이만은 임금 평등 해소 과정에서 발견되는 한계에 대한 논의에서 이를 상기시키고자 한다. 그녀는 “진정한 압박은 저임금 부문(돌봄, 청소 등)에서 나와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동일임금] 캠페인이 “여성의 무임금 노동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여성의 임금노동이 그 기저에서부터 저평가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층부에서는 상황이 나아지고 있었다. 총독과 총리, 통신사 대표, 법무부 장관 등을 여성이 차지하는 시기도 보냈다. 그리고 다들 “여성이 여기까지 올라왔어, 우리는 모든 것을 이뤘어”라고 생각했다. 당연하게도 이후 그 자리들의 대부분이 남성으로 바뀌었다. 이러한 “낙수”경제("trickle-down" economics)[역자주: 부가 부유층으로부터 아래로 확산된다는 생각]를 여성운동으로 다시 끌고 들어와서는 안 된다. 이 생각이 결과적으로 의미하는 바는, 소수의 백인 중산층 여성들이 고임금 직업을 지키려고 불안하게 버티는 동시에 나머지 대다수 여성은 그냥 내버려두겠다는 데 지나지 않는다. 특히 이렇게 ‘내버려진’ 노동계급 여성과 선주민 여성들은 더 많이 뒤처지게 된다. 이것이 바로 낙수경제 접근방식이다. 제2물결에서 백인 페미니즘을 향한 흑인 페미니스트들의 비판에도 이러한 내용이 있지 않았는가? 우리의 운동이 너무 편하게 억압의 표면에만 초점을 맞추었다고 말이다. 우리 백인 여성들은 흑인 여성들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쥐꼬리만한 임금만 주면서, 길거리에 나가 임금 인상과 간부직을 요구하지 않았는가? 벨 훅스의 『여성주의 이론: 주변에서 중심으로(Feminist Theory: From Margin to Centre)』이 정확히 이를 비판하고 있다. 테레지아 테이와(Teresia Teaiwa) 역시 “독립 선언(Declarations of Independence)"에 대한 발표에서 독립과 주권투쟁에 대해 이야기하며 비슷한 지적을 한 바 있다. 그녀는 이러한 투쟁이 종종 남성에 의해 주도되면서 여성의 문제를 간과하고 성차별주의로 가득해지는 상황에 대해 말한다. 하이만도 노조가 남성에 의해 지배되기 때문에 노동문제에서 여성 이슈에 대해 시간을 끌고 있다고 주장했다. 남성을 중심으로 하는 운동이 ”이 투쟁에서 싸우기만 하면 여성의 문제를 다룰 것이기 때문에 괜찮다“고 약속하며 여성을 달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테이와는 이런 식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여성운동도 마찬가지이다. 일단 임금노동을 하고 있는 여성의 임금을 올리고 난 후에 노숙이나 가장 폭력적인 대상화를 경험하는 이들의 문제도 다룰 것이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우리의 운동은 우리 모두에게 적용되는 강력하고 확고한 핵심을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여성은 대상이 아니라고, 성폭력으로부터의 안전이 보장되어야 다고, 합의(consent)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라고 말이다. 임금 평등을 위한 노력도 이 핵심을 기반으로 해야 하고, 관련 캠페인 역시 가장 주변화된 이들을 제일 먼저 생각하는 폭넓고, 깊고, 비판적인 운동에 자리 잡아야 한다. [...] 신자유주의 역시 페미니즘을 길들이기 위해 영향력을 발휘했다. 신자유주의는 무엇보다도 개인의 “선택(choice)”을 지지하는 페미니즘의 확산과 주창을 눈여겨보았다. 메간 타일러(Meagan Tyler)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최근에는 심지어 플레이보이(Playboy) 지마저 페미니즘 이론의 몇 가지 쟁점에 끼어든다. 그리고는 포르노그라피적 시선의 대상이 될 여성의 권리를 지지하는 결론을 내린다. 이런 결론은 당연하게도 플레이보이 지의 사업내용과 편리하게 맞아떨어진다.” 페미니스트들이, 여성들이 이러한 “선택” 내러티브를 촉진시키거나 성매매에 대해 침묵(모든 영역에서 우리가 계속해서 말할 수 없도록 만드는 그 침묵)한다는 것. 이는 성매매 생존 여성들을 무시하고, 강력한 성매매 산업(이 시장에서 가장 인기있는 장르는 “십대 소녀 포르노”이다)의 로비 속에서 자라나는 어린 여성들을 배신하며, 우리가 맞서 싸우고자 했던 문제들에 대한 분석의 일관성을 포기하고, [여성에 대한] 남성의 성적 권한에 동의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는 우리가 여성 억압을 만들어내는 모든 조건들을 그대로 내버려 둔다는 것을 의미한다. 작년에 내 친구가 아이슬란드 여성들의 임금격차에 반대 행진 사진을 SNS에 공유한 적이 있다. 나는 아이슬란드 여성들이 성매매 알선 및 매수를 범죄화한 바 있음을 지적했다. 동일 임금에 대한 그들의 연대는 깊고 오래된, 그리고 아주 힘들게 쟁취한 연대이다. 그들에게 있어 “그녀를 제대로 대우하라”는 모토는 “동일 임금을 지급하라”는 의미만을 갖지 않는다. 이 모토에는 합의를 돈으로 살 수 없다는 의미, 그리고 여성은 상품이 아니라는 의미 역시 포함되어 있다. 아이슬란드에서 그랬던 것과 같이 이러한 핵심을 받아들이고 대상화에 함께 저항한다면, 우리의 운동은 더욱 활력을 얻을 것이다. [...] 출처: https://reneejg.net/2017/02/13/treat-her-right/ 성매매, 수요에 집중하다님이 9th April에 게시 라벨: 노르딕모델 뉴질랜드 시각 정책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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