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밑이 궁굼했다.
0
|
|||||||||
|
|||||||||
"뭐 먹을래? 입사하고 밥 한번 사줘야지 했는데,
오늘 시간이 된다." "아, 네...안그러셔도 되는데..." "회사 선배가 사줄 땐 그냥 주는대로 먹는거야." "넵, 대리님. 잘 먹겠습니다." 회사근처 한번 쯤 가봤으면 했던 일식집으로 날 앞장서서 데리고 간다. 조그마한 다다미가 깔려있는 방. 바닥이 움푹 들어가 있어 앉기가 편한 자리. "뭐 먹을래? 아니다. 그냥 주는대로 먹어." "네..." "저희 회정식 하고...아, 여기 알탕 맛있더라. 그거 하나 추가해 주세요." 문이 닫히고 방 안에는 단둘. 잠시 침묵이 흘렀다. '지이잉~~' 대리님의 전화진동이 울렸다. "어, 야. 오랜만이다 너. 어디야?" 이렇게 친구분과 통화를 하고 있었다. 가만히 있기가 뭐해 숟가락과 젓가락을 놓고 있었다. 그때, 젓가락 하나가 굴러 상 밑으로 들어갔다. '어쩌지...' 그러고 있는 찰라. 눈빛으로 상밑으로 들어가 꺼내란 표정으로 나에게 명령을 한다. 허리를 숙여 상밑으로 얼굴을 밀어넣었다. 상밑은 캄캄했다. 손으로 더듬더듬 이는데, 대리님의 맨 발가락이 만져졌다. 스타킹도 신지 않은 맨살. 흠칫, 놀라는건 나 뿐. 아무렇지 않은 듯 가만히 있다. 다시 더듬고 있는데, 또 다시 발가락이 만져졌다. 이번에도 나만 흠칫 한다. 젓가락이 잡혀 머리를 들어 상위로 올라오려는 찰라에 보고 말았다. 대리님의 치맛속을. 없었다. 아침 출근 계단에서 봤던 그 그림과 상상이 맞았다. 다리 하나는 바닥에 데고, 한 다리는 책상다리 하듯 다른편 다리의 허벅지 위로 올려놓고서 통화를 하고 있던 그 자세로 그대로 무방비 상태로 노출이 되고말았다. 붉어진 얼굴로 제자리에 앉은 나. 뭔일 있었어? 하는 눈빛으로 날 바라보는 대리님. '이거 뭐지...'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