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you w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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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만나게 된 건 무의미하게 오가던 쪽지 가운데에서였다. 심심풀이로 던진 흰소리에 생각보다 상냥하게 반응해 주었던 그녀. 쌓이는 쪽지 끝에 메신저 아이디를 먼저 알려준 것은 그녀 쪽이었다. ‘그래서, 뭐가 제일 하고싶은데요?’ ‘일탈이요. 다른데선 함부로 얘기 못하는거 여기선 해도 괜찮잖아요.’ ‘미친놈일정률의 법칙 알죠?’ ‘네? 그게 뭐에요?’ ‘미친놈은 어딜가나 비슷한 비율로 있다는 거죠. 조심해요. 이상한 사람 많으니까.’ 메신저 창에 ㅋ이 한가득 쌓였다. 정말로 웃고 있는 것일까, 한참이나 뒤에야 그녀의 내용있는 답장이 돌아왔다. ‘그럼 그쪽도 이상한 사람이에요?’ ‘그럴수도 있죠. 그러니까 누가 메신저 아이디 함부로 알려주래요?’ 잠시간의 키득거림, 그리고 내가 이상한 사람이니 네가 이상한 사람이니 하는 목적없는 엎치락뒤치락. 그녀에게 질문했다. 일탈이니 뭐니 하지만 결국 다 같은 섹스 아닌가. 더 잘 아는가, 덜 아는가의 차이만 있는. ‘음...그건 아닌 거 같아요. 원나잇도 해 봤는데 그건 별로였어요.’ ‘전 원나잇 안 좋아해서 원래.’ ‘남자들은 다 좋아하지 않아요?’ ‘아닌 사람도 있다고 해 둘까요.’ 글쎄. 대부분은 술에 취해서, 그날 처음 보는 남녀가 서로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는 불안감에 가진 관계가 좋을 리가 있을까? 물론 좋아하는 사람은 좋아하겠지. 아무튼 나는 기본적으로 원나잇에 대한 거부감이 큰 편이었다. 오래 알던 관계에서의 불장난이라면 모를까. ‘그럼 뭐, 애널?’ ‘아뇨. 해 봤는데 아파요.’ ‘쓰리썸?’ 그녀의 답변이 길어졌다. 메신저 창 너머로 글을 썼다 지웠다 하는 그녀의 흔적들이 보였다. 답변은 기다리는 만큼 늦어지는 듯 했다. ‘비슷한 거 같아요.’ ‘비슷한거면 비슷한거고 아니면 아닌거지 같은 건 뭐에요?ㅋㅋ’ ‘남들이 보는데서 하고 싶어요’ 확실히 일탈이긴 했다. 고층 건물 창문 앞에서 서서 하는 섹스라던지 한적한 길가에 대 놓은 차 안에서의 섹스처럼. 남들에게 보여질지도 모른다는 그 스릴, 누군가 나를 보고 흥분하고 있다는 그 긴장감만큼 섹스에 넣기 좋은 조미료는 없을지도 모른다. ‘일탈 도와줄테니까 커피나 한잔 살래요?’ 며칠 후, 그녀와 내가 사는 곳 중간쯤의 카페에서 그녀를 기다렸다. 딸랑, 문이 열리고 들어오는 그녀의 인상은...세상에. 야동은 본 적 있을까 싶은 순진무구하게 생긴 아가씨. 남들이 보는 앞에서 섹스하고 싶은 욕구를 숨기고 있다고는 전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귀여운 여자였다. 두리번거리던 그녀와 눈이 마주치자 새빨갛게 달아오르는 얼굴 때문에 더더욱 그렇게 느꼈을지도. “안녕하세요.” “아, 안녕하세요.” 어색한 표정과 안절부절 못하는 시선처리에 웃음이 나왔다. 저렇게 겁낼 거면서 왜 나온다고 했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할 수 있겠어요? 무서우면 그냥 가도 괜찮아요.” 잠시 망설이던 그녀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녀 앞에 차가운 커피 한 잔을 시켜 준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그녀와 대화를 나눴다. “남들이 본다고 생각하면 흥분될 것 같아요?” “음 정확히 말하자면 어떤 느낌인지 궁금해요. 흥분될 것 같기도 하고, 무서울 것 같기도 하고. 지난번에 차에서 했다고 하셨을 때 어떤 느낌이었어요?” 내 커피는 이미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그녀 역시 목이 타는지 자주 컵을 입에 가져간다. 창문 너머로 지나가는 차들을 보며 한 섹스. 갑자기 누군가 차를 세우고 다가오지는 않을까 하는 긴장감. 그 순간을 설명할 때마다 그녀의 얼굴은 점점 더 붉게 물들었다. “간단하게 느끼는 법 알려줘요?” “네?” “다리 벌려 보세요. 속옷 보이게.” --------------절-----------------취-----------------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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