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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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인이 살았다. 그녀는 자주는 아니지만 한두번씩 자유게시판에 그녀의 요리사진, 일상사진, 여행사진을 올렸다. 한번 요리사진이 올라오면 수많은 댓글들이 달렸다. '와 정말 대단하세요' '정말 여성스러우시네요' '저와 결혼해주세요' 등등 많은 댓글들에 그녀는 신이난듯, 겸손한듯 대댓을 달았다. 나도 처음엔 헐킈 대박! 솜씨가 정말 남다른 여인이라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가 두장의 사진을 올렸다. 새벽부터 일어나서 준비했다는 생일상 사진과 생일떡케익사진. 이번에도 역시 많은 댓글들이 달렸다. '와 천생여자시네요' '도대체 이런분은 어딜가야 만날수있는겁니까' 사진을 본순간 문득 생각이 들었다 '아니 이걸 새벽에 일어나서 다 준비했다고????' 30년차 종갓집 며느리도 하루 24시간을 꼬박 준비해야 완성할듯한 퀄리티의 생일상. 궁금증이 들었다. 요즘이 어떤세상인가 클릭 몇번이면 100% 동일한 사진을 찾아내주는 멋진 세상이다 설마 하는 기분으로 그녀의 사진 두장을 띄워본다. ????????????????? 이건 뭐지???????? 역시나 인터넷에 돌고 있는 출처까지 명확한 사진들이다. 시간은 지났고 그녀의 게시글은 사라졌지만 지금도 마음먹으면 확인이 가능한 사진들이다. 적잖은 충격이 온다. '그럼 다른 사진들은???' 궁금증이 생긴다. 나 집요한 성격이다. 나도 조금이라도 미심쩍은건 다 띄워보는 사람이다. 그녀가 올렸던 몇몇의 사진들을 더 띄워 본다. ???????????????????????????????????????????????? 여행사진, 카페에서의 일상사진. 요리사진. 역시나 퍼온사진들이다. 나는 생각했다. 수많은 레홀 회원들중에 나조차도 쉽게 알수있는 것을 사람들이 몰라서 그냥 아무말없이 지나갔을까?? 나도 처음엔 퍼온 사진을 자기것인것 마냥 올리는 그녀의 행동을 바로 잡아야하나? 그러면 한동안 또 시끄러워지겠군 생각했었다 또 한편으로는 '현실에서 얼마나 인정받지 못하고 대접받지 못하면 인터넷상에서라도 우월감을 느끼고 싶을까' 이런 생각도 들었다. 측은했다. 한편으로 불쌍했다. 본적도 없고 말섞어본적도 없지만 그녀의 남은 자존감을 지켜주고 싶었다. '내가 뭐라고 그걸 확인시키나. 그래 그냥 넘어가자. 인터넷을 하다보면 이런사람 저런사람 많으니깐' 하지만, 그녀는 남의 잘못, 실수에는 굶주린 들개처럼 득달같이 달려든다. 본인은 당당한척, 자신있는척 타인의 잘못을 한없이 파고든다. 게시판 상에서의 공개도 서슴치 않는다. 까먹었나보다. 본인이 했던 행동들을. 이글을 쓰면서도 올릴까 말까 고민했다. 그녀의 가르침이 온다. '그래도 아닌건 아닌거고 옳은 행동이 아니라는거 정확히 짚어주고싶었다' 깊은 깨달음이 왔다. '여기는 가면 쓴 여자들이 많다 조심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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