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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 되고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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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문제로 매번 같은 패턴을 그리던 연애. 그런 연애를 견딜 수 없음과 관계에 즐거움을 잃어 무기력함에 연애가 힘들다고 찢어지게 울다왔습니다.

말도 않고 초밥 네점 먹다가 나도 모르게 터져버린 눈물 때문에 서로 한접시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운좋게 앉은 초밥뷔페에서 나왔고 조용한 카페에 갔습니다.

그녀는 너무 놀랐고 참을 수 없는 궁금함에 이런저런 순수한 질문들을 했습니다. 비트코인했어요? 알고보니 게이였어요? 오빠가 잘못한게 있어요? 혹시 제가 실수한게 있어요?...

청포도알 같은 눈망울로 늘 귀엽고 순수하던 그녀와 앞으로 만나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으면서도 그 모습을 잃는다는 서러움이 커서 가슴을 치면서 울고 눈물을 꾹꾹 찍어내면서 휴지만 쌓다가 이야기 했습니다. '연애가 너무 힘들어..'

그 사람도 정말 힘들었을거고 나보다 내색 않고 무던히 견디고 멀리 보면서 사랑으로 참고 있었을 것이라는 걸 어렴풋이 느끼면서 관계를 정리하고 왔습니다.

너무 갑작스러워서 뺨이라도 한대 맞고, 뜨거운 커피라도 뒤집어 쓸 정도로 미안함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했었습니다만.. 그녀는 불어버린 물만두 같은 제 왼쪽 뺨을 쓰다듬어주며 '어쩔 수 없지.. 많이 힘들었겠네. 저 먼저 가볼게요. 잘지내요!'하고 떠났습니다.

넋을 잃고 나와서 지하철 타러 가는데 전화가 와서 받았습니다. 수요일에 있을 면접에 신을 구두를 사러 왔다가 아까 나오면서 '그동안 고마웠어요'라는 말을 못해주고 나와서 연락했다고. 비트윈등의 것들은 자기가 정리하겠노라고 말하는 그녀의 목소릴 들으면서 인파속에서 혼자 국지성 소나기를 쳐맞고 있는 기분으로 눈에서 눈물이 났습니다.

헤어지자고 한 주제에 뭐가 그리 미안하고 상대보다 더 처울면서 상처를 준건지... 스스로가 가장 중요했던 이별 전과 무가치함으로 치장된 나를 보는 현재의 삶이 참 이질적이다는 생각이 드는 밤입니다.

다시는 만날 생각도, 연락하고 싶지도, 보고싶지도 않은 그녀지만 정말 원하는 일들 잘 풀리고 행복하기 그지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서로가 고마웠다고 잘 지내라는 연락을 끝으로 언제 그랬냐는 듯 살고 있겠지만, 저는 가해자가 된 것 같은 입장에서 그 사람의 행복을 빌어줘도 되는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저는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했던 연애라는 꼬리표를 달고 연애를 마무리 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연애를 하시나요..? 그리고 어떻게 지워지셨나요.
익명
내가 누군지 맞춰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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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018-01-24 17:58:21
저는 짝사랑중이예요 ㅎㅎ 걔는 그냥 친구로 생각하는데 저는 아닌 것 같아요.
서로 익숙해지고 있는게 무서우면서도 그 사람 없는 나날을 상상할 수 없어요.
그래서 그냥 버텨보고 있어요. 걔가 연애를 시작하건 결혼을 하건 시간이 지나면 제 마음도 해결되겠죠.
익명 / 해결..보다는 다른 변화를 수용하게 되지 않을까용.. 꽃길 걷고 행쇼하시면 좋겠는데ㅜㅜ 마음이 많이 깊어지신 것 같아요... 부디 잘 해결되길 바라겠습니다ㅎㅎ
익명 2018-01-24 09:53:05
약간의. 우울증 증세로 보이는데
당분간 혼자 쉬어가는것도 좋아보입니다 ...
익명 / ㅎㅎ걱정해주시는거죠?? 감사합니다^-^
익명 2018-01-24 03:51:13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는거죠. 관계를 끝맺으면서 생기는 그 상처는 비단 이별당한 사람뿐만 아니라 먼저 이별을 고한 사람에게 또한 어떤 형태로든 생길 수 밖에 없는것 같아요. 연애가 힘들다고 하셨는데 당분간은 스스로를 추스르시는게 좋아보이네요. 기운내세요.
익명 / 맞아요..끝은 연애하는 와중에도 있었네요..ㅎㅎ 너무 듣고싶은 말을 해주신 것 같아요! 정말 마음에 위안이 되고 힘이됐어요..감사해요!
익명 2018-01-24 03:17:47
다 읽긴 했는데 새벽감성보다 엔터 한 번 안들어간 가독성에 불평을 먼저 합니다;;

저는... 잘 모르겠네요. 힘들다라... 차본 적이 없어서 "찰만큼 힘들다"를 공감하기가 어렵네요.
찬 건 자신인데 슬프다...무엇이 그렇게 힘드시던가요? 진심으로 궁금합니다. 제가 공감을 못하기에 더욱 알고 공감해보고 싶습니다.
익명 / 설정을 잘못해서 막 붙어있었네요..ㅎㅎ 다시 수정했습니다. 많이 사랑하고 좋아하고 아껴주던 친구였어요. 사랑스러운 사람이라는 인식은 여전하구요. 그치만 제가 맞추던 모습들에서 제 자신이 소진되고 힘들어 하고있었어요. 그게 제가 가진 '잘해줘야 한다.'라는 그림자 같은 강박이었지 않나 싶었어요. 더 깊게 들어가면 '내가 잘 맞춰주어야 사랑받는다.'라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했었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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