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합법화에 대한 의견(익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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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게시판에 게시한 글이지만, 익명화 된 상태에서 의견을 댓글로 달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 익게에도 동일한 글을 올립니다.
요새 익게에서 성매매의 합법화에 대해서 지속적인 토론이 이루어지는군요. 보기 안좋은 댓글도 달리고 비논리적이거나 폭력적인 댓글도 달리는 것을 봤습니다만, 어쨋든 의견 교환이 되고 있는 것이니깐요. 좋습니다. 남녀를 불문하고 인류 문명에서 가장 오래된 직업 중 한가지가 성노동자라고 하죠. 자급자족의 원시적 경제 단계에서 자신의 노동력을 다른 가치를 지닌 노동력의 산물로 교환하는 의미에서는 최초의 직업으로도 보고 있습니다. 그 이후 인류 문명이 발전하면서 여러 직업들이 생겨났고 현대적인 의미의 경제 관념을 가지는 직업은 화폐의 발명과 유통과 함께해왔습니다. 특히 1, 2차 산업 혁명을 거치면서 폭발적으로 늘어나게되지요. 이 시기를 거치며 사람들은 인권과 노동권에 대해 의식을 가지게 되었지요. 노동자를 같은 인간으로 보지 않고 노동력으로만 보는 상위 계급에 의한 착취가 심해지고 고착화되는 것에 대한 반발입니다. 그리하여 18~19세기에 비해 현대 사회는 인권과 노동권에 대한 인식이 매우 높아진 것이 사실이죠. 하지만, 여기서 의문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성매매는 왜 가장 오래된 직업이면서 현재에 와서는 정당한 직업으로서 인정을 받지 못하고 불법인 것인가? 이에 대해서는 여러 풀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중 제도적으로 결부되는 것이 결혼제도입니다. 정확하게는 일부일처제의 결혼제도이지요. 일부일처제의 결혼제도는 그 발생 근원을 따지면 범남성적인 기득권을 지키려는 의도에 의한 것이라고 풀이됩니다. 쉽게 환상을 가질 수 있는 일부다처제 혹은 중혼의 경우 이를 시도하고 유지하려면 주체가 되는 남성의 능력이 뛰어난 경우에만 가능합니다. 뒤집어서 얘기하면 그렇지 못한 남성들의 경우 결혼조차 못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능력이 안되는 남성들은 수직적으로 더 아래에 위치하게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일처제의 경우는 제도적으로 이러한 현상을 막는 것이지요. 일처다부제가 정착한 곳의 경우는 대부분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산아 제한을 유도하면서 남성들을 만족시키고자 형성이 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좀 더 예외적인 경우죠. 어쨋거나, 모든 결혼제도 자체가 남성들의 기득권과 계층 유지를 위한 것으로도 풀이될 수 있고 또 인류 문명이 그래왔습니다. 결혼이라는 서약제도 자체가 친자에 대한 의심과 불안함이 만들어낸 진화심리학적인 산물이라는 배경에서 나온 것이라는 풀이도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성, 섹스를 출산과 종족유지로만 결부시키면서 숭고화시키고 이에 반하는 모든 것들을 금욕적으로 배제시켜왔던 것이죠. 그래서 이러한 결혼제도자체가 어찌보면 성별의 수직적 구조를 형성하는 장치가 되어왔던 것이고 현대적인 피임법이 나오기 전까지 여성을 업악하는 장치로 매우 치명적인 역할을 해왔던 것이라고도 볼 수 있죠. 각설하고, 이러한 결혼제도에 반하는 다른 성적인 활동들은 음란하고 정숙하지 못한 것으로 규정되어서 배척되어왔던 것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뒤로는 수요가 끊임없이 유지되어왔던 이중적인 구조를 보여주죠. 그렇기 때문에 성노동 종사자들에 대한 인격적 모독이 끊이지 않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남성 성노동 종사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들은 '여성들의 노리개감'이라는 멸시를 받으며 더더욱이 배척을 받았기에 더 은밀하고 폐쇄적으로 활동을 하게 되지요. 성노동, 성매매 합법화를 바라볼 때 인권과 노동권이 바탕에 깔려있어야하는 점이 이것입니다. 성의 수직적 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이들을 바닥을 깔아뭉개고 하나의 인격체, 하나의 노동자로 인정을 안하는 것이지요. 현재에도 거론되는 성매매에서 발생되는 문제들의 모든 출발점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성노동자나 성구매자를 더럽고 비윤리적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이 비난을 하는 이유를 들어보면 대부분이 위에서 언급한 제도적 장치에 어긋나거나 성의 숭고함에 어긋나기에 그들을 삼류 혹은 밑바닥 인생으로 몰아갑니다. 그리고 국가적으로도 성매매는 불법이기에 범죄자로 규정을 하지요. 이러한 비난과 정죄의식은 역설적으로 우리가 얼마나 오랜 기간 동안 성차별적이고 기득계층을 공고히 해주며 기득권자들에게 휘둘려왔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줍니다. 성매매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성노동자들을 범죄자로 규정하는 것은 그들의 노동권, 신체자기 결정권, 기본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들이 하는 일은 불법이고 그들은 범죄자이기 때문에 자신의 노동에 대한 대가를 제대로 받지 못해도 보호를 받을 수 없고 사회적으로 맹목적인 비난을 받아도 목소리를 내기 힘들며 국민으로서의 각종 사회 보장 혜택을 받을 수 없습니다. 물론, 국민의 의무 중 하나인 납세의 의무 역시 이행하지 못하죠. 일각에서는 성노동자들을 착취하는 포주들이 있으며 그들의 행위를 인신매매로 규정하기에 인신매매의 방지를 위해 성매매자체를 불법으로 규정합니다. 그들의 주장은 성매매를 하는 사람들을 위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노동자들을 착취하고 정당한 대우를 하지 않는 기업들은 정말 많습니다. 하지만 그런 자본가, 기업가들에게 국가는 범죄로서 다루고 기업 활동자체를 금지시키나요? 아니죠. 말도 안됩니다. 올바르게 돌아가는 국가, 정부라면 노동법에 의거해서 악덕 기업주를 처벌하고 노동 환경을 개선해야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런데 성노동만큼은 인정을 안하고 자본가에 비견되는 악덕 포주들을 처벌하고 성노동자의 환경을 개선하려하지 않고 존재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려합니다. 이것 자체가 어마무시한 차별이죠. 몇년전 국제 앰네스티에서는 성매매, 성노동자의 비범죄화와 합법화를 선언하고 지지했습니다. 21세기로 넘어오면서 시대적 인권 의식의 신장에 맞춘 선언으로 보여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대부분의 여성단체들은 이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대부분의 성노동자들이 자발적 의지로 원해서 성매매를 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사회적 압박에 못이겨 구조적인 강제에 따라 성매매를 하는 것이고 이는 심각한 인권침해이니 이들을 '구조'해야한다고 말을 합니다. 글세요...여러분 중에 직장이나 학교, 사회의 노예가 아니신분? 금수저라서 취미로 직장 다니시는 분? 거의 없죠? 구조적인 강제에 의해서 내몰리는 성매매는 범죄화시키고 처벌하고 마찬가지로 구조적인 강제에 의해 하게 되는 일반 직장에 대한 취직과 직업 활동은 처벌을 안한다는 것이 과연 공정한 처사일까요? 네, 물론 성매매 합법화를 위해선 갈 길이 멉니다. 특히나 조금이라도 우위에 있으면 갑질을 하려고 들이대는 우리나라 같은 곳은요. 편의점이나 식당에서 몇천원짜리 음식이나 물건을 사면서도 어떻게든 갑질을 하고 상대방을 인격적으로 무시하는 사람들인데 성노동자들에게는 더 심하겠죠. 성노동자들의 인권 침해는 포주 한 사람이나 정부만이 만들어내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 모두가 차별적으로 대하면서 그렇게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네, 그래서 저는 인권, 기본권, 신체자기결정권을 누구든 추구해야하며 이러한 논점에서 성매매 합법화를 지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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