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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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화 <죽어도 좋아>는 70대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사랑을 다룬 영화다. 섹스 중 오르가즘에 오른 할머니가 소리친다. "아, 너무 좋아. 죽어도 좋아." 이 영화의 제목은 이 대사에서 따왔다. 2. 오래전에 시골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등장하는 예능 프로가 있었다. 사회는 서세원이었다. 80이 갓 넘은 할아버지의 말이 아직 기억에 남아있다. "우리는 하루 30분은 하고 자요." 서세원이 짓굳게 뭘 하냐고 추궁하자, 할아버지는 "그냥 둘이 다 벗고 끌어안고..." 라고 말끝을 흐렸다. 3. 터진 아내의 뱃살은 애틋하다. 나는 부드럽게 어루만진다. 고통 끝에 생긴 상처. 그 고통의 결과로 우리 아이들이 태어났다. 햇빛에 바래면 흉칙해 보일지라도 달빛에 물들면 상처조차 아름답다. 4. 20대도, 40대도, 70대도, 80 초입의 그 할아버지, 할머니도 섹스는 여전히 즐겁다. 그러나, <전희ㅡ삽입ㅡ후희>가 섹스의 전부라는 생각은 분명 잘못됐다. 아래 글에서 어느 여성분은 격렬하지 않아도 그냥 보지에 가만히 손을 올려주는 것만으로도 좋다고 했다. 출근할 때 엉덩이를 톡톡 치다가 다시 꼭 움켜잡고는 "여보, 잘 갔다와." 라고 배웅해 주는 아내가 나는 좋다. 일상 속에서 주고 받는 사소한 터치, 사소한 대화 한 마디에서도 우리는 성적 쾌감을 느낄 때가 있다. 물론 강렬하지는 않지만 말이다. 그 쾌감은 몸의 쾌감을 통과해 마음과 마음으로 은은하게 이어진다. 그럴 때 우리는 괘감을 넘어 행복감을 느낀다. 5. 한 마음이 다른 마음을 어루만지고 쓰다듬는다. 한 몸이 다른 몸을 어루만지고 쓰다듬는다. 마음이 없는, 몸의 쾌락만을 추구하는 섹스를 경계하려는 말이 아니다. 나는 때로 마음과 마음을 서로 어루만지는 그런 섹스가 그립다. 지금 나는 너무 지쳐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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