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가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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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통첩을 받았습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던 것처럼 막 하늘이 무너지진 않네요. 덤덤합니다. 돌이켜보면 그닥 좋은 삶은 아니었네요. 적당히 남들만큼 아프고 적당히 남들만큼 웃었습니다. 10대때 그리던 내 나이대의 삶과는 굉장히 거리가 있는, 그냥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사는 삶이었고 죽을만큼 열심히 한 것도 없어 후회가 됩니다. 근데 아 ㅅㅂ더 살고 싶다!!!!!라는 생각도 안드는거보니 이루어 놓은 게 없는 모양입니다 저는. 가진 게 많을수록 삶에 집착하게 되잖아요? 근데 그냥 덤덤합니다. 생각해보면 조금 슬프기도 합니다. 나는 누군가의 자식이고 친구이고 어쩌면 누군가에겐 진짜 좋은 사람일수도 있는데 내 주변사람들이 내 소식을 들으면 슬퍼하겠구나 라는게 생각보다 되게 힘드네요. 아직은 아무도 모른지만요. 웃긴건 남들이 슬퍼할까하는 생각보다 내가 죽고나면 그들은 날 어떤 사람으로 기억할까 하는 생각이 더 들어요. 진작 그렇게 생각했다면 더 좋은 사람으로 기억됐을텐데. 오늘 미세먼지가 짙었어요. 그래서 옥상에서 끊었던 담배도 피워봤습니다. 어차피 죽을건데 뭐 낄낄 이러면서 괜히 유쾌한 척도 해봤어요. 이렇게 되니까, 별 거아닌게 새삼 새롭습니다. 그냥 지나가는 차들도 신기하고 내가 미워했던 사람들도 그럴수 있지 라고 용서하게되고 교복입은 학생들보며 아빠미소짓고 아무것도 모른채 술 한잔 하자하는 거래처 직원이 웃기기도 하구요. 뭐.... 솔직해지자면 무섭긴해요. 죽음너머엔 무엇이 있을까 정말 사후세계가 있을까 고민도하고 남은 짧은 생은 어떻게 살까 하는 그런 생각도 해 봅니다만, 그냥 살던대로 살다가 가기로 했어요. 누구에게나 같은 시간은 주어지지 않아요. 세상이 불평등한건 각자 가진 재산때문이 아니라 각자에게 할당된 시간이 다르기 때문이겠죠. 다만, 저는 제 시간을 알차게 쓰지 못한거 같아서 그게 조금 아쉽습니다. 그래도 즐거워요. 이렇게 되니까 욕심도 없어지고 친구들 술 먹으며 떠드는 것도 다들 사랑스럽게 느껴지고 진정 마음을 비우는 게 이런거구나 싶어요. 레홀님들! 뻔하고 상투적인 말이지만 지금 할당된 이 시간을 조금이라도 행복하게 쓰셨으면 좋겠어요. 아마도 그러면 먼훗날 후회도 없을테니까요. 즐거운 한주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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