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아찔했던 경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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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글이 올라와서 저도 식은땀이 났던 경험 하나 올려봐요.
몇 년 전인가, 지하철로 출근하던 길이었는데 안 그래도 출근 시간대 늘 북적거리는 노선이 그날따라 역대급으로 사람이 많더군요. 앉아있을 자리는 고사하고 서있을 공간도 부족해서 출입문쪽 좌석 위에 매달려있는 손잡이 하나에 양손을 다 투자해서 겨우 버티고 있는 상황이었죠. 그런데 그렇게 조심하고 있는 와중에 당혹스러운 일이 생긴거죠. 이미 사람이 꽉 찼는데 다음역에서 또 사람들이 탔거든요. 그 바람에 어떤 젊은 여성분이(워낙 혼잡했던 상황이라 사실 외모도 기억나질 않습니다. 저보다 머리 하나는 작으셨던 것만 기억나네요.) 손잡이를 잡고 있는 저랑 출입문쪽 좌석 사이로 파고 들어오시는 겁니다. 그 분은 잡고 계실 손잡이가 없었으니 졸지에 한뼘도 안되는 공간에서 제 가슴쪽에 안기는 모양새가 되었죠. 저는 손잡이를 잡은 채로 어정쩡하게 그분을 안고 있는 모양새가 되었고요. 고개돌릴 공간조차도 안나오는 상황이었으니 그분 등이 제 가슴에 딱 닿아서 밀착하게 된 건 당연지사...비켜달라고 할 수도 없고 제가 비켜줄 수도 없고. 텁텁한 공기 속에 덥기도 하고 짜증도 나고, 이게 오해사기 딱 좋은 상황 아닌가 싶아서 식은땀도 나고 괜히 죄지은 기분이 들더군요. 제가 이렇게 불편한데 이 여자분은 오죽 당혹스럽고 민망할까 싶기도 하고. 혹시 내가 일부러 이러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는 거 아닐까? 치한이라고 생각하면 어쩌나 겁도 나고. 아무튼 십여 분밖에 안되는 시간 동안 그렇게 별별 당혹스럽고 미묘한 생각이 들었던 건 그때가 유일했던 것 같네요. 세상엔 아무리 조심해도 부득이하게 오해살 일이 꼭 있는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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