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不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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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찬바람이 불던,
마치 밀란쿤데라같은 표정을 하고는 
정신을 놓아야만 살수 있었던 서른살 겨울.

너를 만났지.

날씨가 아주 추웠고 
청자켓 하나 달랑 걸치고 들어온 너의 첫인상은
설인을 닮았었지. 
그때부터 뭔가 애잔함이 있었던것 같다.
?

우리가 지금까지 이렇게 티격태격해도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건 
너의 애잔함과 나의 진상의 콜라보라고 생각해.

?

그때 니가 키사노바 같은 남자란걸 알았다면
콘돔이나 양손 가득 쥐어 줄걸 그랬구나.

더운여름 수박쥬스를 사다주고 가는 니가 고마웠고
가끔은 회피하고 싶은 인정하기 싫은 나의 찌질함을 
아프게도 후벼파는 니가 미웠다.
지나치게 나는 괜찮아 라고 할때, 
남들한테 도움좀 받아도 된다고 말해주는 니가 고마웠고
나를 스쳐간 남자들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고 할때는 서운했다.

울분을 쏟아 낼때도
배꼽이 빠져서 웃었을때도 
속상했을때도 
늘 잘 들어줘서 고맙고
내가 끊어내려 했을때 먼저 다가와서 꼬인실을 풀어줘서 고마웠다.

부재에 대한 슬픔이나 외로움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연애하다 헤어져도 눈물 한방울 나오지 않았던 난데
니가 없다고 생각하니까
계속 가슴이 먹먹해서 눈물이 난다.


내 꽐라는 이제 누가 받아주나,
내 진상은 이제 누가 받아주나,
소주는 인자 누구랑 묵나,

이 모든걸 누구랑 웃음으로 승화 시키나
ㅅㅂ

넌 내가 아는 사람중에 가장 센스있고 이상하고 
또 민감하고 예민하고 가장 웃기고 글을 잘써.

앞으로는 글로벌하게 진상짓을 해볼 생각이니 기다리고 있어.
몸 건강히 대한민국에서 너를 힘들게 했던 불면이나,피곤함이나,상념들,관계들을 다 내려놓고
홀가분하게 떠나길 바란다.

 

이너피th


소주는 마셔야 제맛이고
편지는 익게에써야 제맛이지
 
익명
내가 누군지 맞춰보세요~
http://redholic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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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019-10-05 01:47:35
바위^^
익명 / 야바위
익명 2019-10-04 08:07:57
벙에 꼬박 참석해주던분인데 떠난다니 아쉽네요. 내가 살던 동네에서 보자고!
익명 / 가즈아 글로벌 레홀남 만나르어!
익명 2019-10-04 00:43:14
Peace~~~
익명 / 쿵푸판다랑도 좀 비슷해요
익명 2019-10-03 23:35:33
애정이 가득 묻어나네요~~
애틋하다..
익명 / 애증의 관계죠 많이 좋아하는데 굉장히 싫어해... 뭐 이런...
익명 / 애증도 애정은 애정이죠~ 한자가 부재 인가요? 중국말로는 부짜이 네요ㅎ
익명 / 그럼요 함께 먹고 마신 시간이 얼만데요..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 떠나는것 같아서 이 가을에 괜히 쓸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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