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rd 레홀독서단 시즌2 <내이름은 말랑. 나는 트랜스젠더입니다>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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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rd 레홀독서단 시즌2 <내이름은 말랑. 나는 트랜스젠더입니다>
날짜/시간 : 2023.02.15. 19:00~22:00
장소 : 서울 마포구 레홀독서단 아지트~~
모임목적 : <내이름은 말랑. 나는 트랜스젠더입니다>를 읽고 느낌 공유하기
참여방법 : 독서단 모집 공고가 뜰 때 빛의 속도로 신청하기 (과거에 쓰셨던 글들이 많이 참고됩니다.)
참여자 : 젤리언니, 유희왕, 섹시고니, 120%, 착남, 청정구역, 내꺼, 유후후, 틈, spell, 그리고 나그네
우려했던 현실이 드디어 닥쳐서 이렇게 모임 후기를 작성하게 되었지만 이번에 읽은 책은 그 동안의 책들에 비해 정말 생각할 거리를 많이 제공한 주제여서 내심 기쁘기도 했습니다.
토론 장소에는 젤리언니가 주문하신 피자와 순살치킨 간장떡볶이 및 콜라, 유희왕님이 준비하신 온기가 온전히 남아있는 각종 모듬전이 단원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음식솜씨 좋기로 유명한 spell님께서 직접 만드신 아몬드와 블루베리 머핀, 과자와 사탕 등이 선물봉투처럼 이쁘게 포장되어 각자의 자리에 하나씩 놓여있는 것을 보고 마치 어린이날 선물 받는 유치원생 마냥 마음이 들떴습니다. spell님 정말 감사하고요 머핀이 정말 환상이었습니다. 이번엔 저도 염치불구하고 정신없이 먹으면서 토론에 참여하였습니다.
이야기는 자연스레 트랜스젠더 분들을 직접 만난 적이 있는 섹시고니님 유후후님 그리고 착남님 등이 시작해 주셨습니다. 방송이나 유튜브가 아닌 실제 부대끼는 삶 속에서 만났던 그분들의 이야기를 전해 들으며 그들도 우리 주변 평범한 이웃이자 동료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최근 황제성의 패러디로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해진 샘스미스의 이야기도 화제에 올랐고 성중립 화장실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유럽여행 중에 직접 겪으신 일화와 국내 대학 토론회 과정에서 벌어졌던 문제제기들도 소개되었습니다.
트랜스젠더라면 흔히 남장이나 여장을 좋아하는 또는 그것에서 성적 쾌감을 느끼는 분들이라고 오해했던 것과는 달리 - 그분들은 크로스드레서, 드래그킹, 드래그퀸 등이라 하더군요 - 이 책의 주인공 말랑은 몸은 여성으로 태어났으나 심리적으로는 남성으로 생각하는 분입니다. 사춘기시기 제2차 성징을 겪고 본격적으로 자신의 불일치성에 깊은 불편함을 느끼게 되고 많은 고민 끝에 용기를 내어 성전환수술을 받고 법적 성별을 남성으로 정정하게 됩니다. 그리고 새로운 제2의 인생을 열어가는 과정을 만화라는 형식을 빌어 비교적 쉽게 서술하고 있으나 그 내용 하나하나는 상당히 묵직합니다.
가족에게 자신의 상황을 이해시키는 첫걸음부터가 큰 용기가 필요했지요. 가족은 응원군이 될 수도 최대의 반대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친구 친지에게 자신을 오픈하고 군복무 문제를 해결하고 정신과 상담과 의료적 수술 법적 성별 정정까지 마친 후 현실의 직장에 취업할 때까지 어느 하나 만만한 것이 없는 것이 트랜스젠더들이 겪는 현실입니다. 성소수자 LGBT에서 LGB가 연애하고 싶은 상대의 성별에 관한 문제라면 T는 자신의 성 정체성에 관한 문제여서 더더욱 그분들을 소수자 속의 소수자로 남게 합니다. 취업의 어려움은 그들 중 일부를 트랜스젠더바와 같은 유흥업 쪽으로 밀어넣게 되고 그로인해 그들을 더 불편한 시선으로 보게 하는 악순환이 됩니다.
그 모든 과정을 거치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트랜스젠더에게는 연애라는 또 하나의 난관이 기다립니다. 미리 알리고 시작해야 하는지 아니면 어느 정도 감정이 쌓인 후 오픈해야 하는지,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을 이해해줄지 혐오할지 고민해야하는 그들의 삶은 아슬아슬한 외줄 타기를 하듯 모든 것이 위태롭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이 스스로 선택한 그 고단한 삶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는 모습은 어느덧 그들을 응원하는 저를 발견하게 됩니다.
한국 사회는 아직 그들에 대해 거칠게 대응합니다. 변희수 하사 문제, 숙명여대 트랜스젠더 입학 거부 운동 등등은 비교적 최근의 한국 사회의 모습입니다. 상당히 전향적인 외국의 사례와는 동떨어진 흐름이지요.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따지기 이전에 이제 우리도 그들을 바라보는 과거의 편하고 익숙했던 관습과 상식에서 한발짝 떨어져 성과 성별 그리고 지향하는 바가 마치 공식처럼 연결되어 정해져 있는 것인지 아니면 누군가에겐 꼭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지 한번 고민해 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좋은 토론은 지식 보다 성찰을 줍니다. 이번 토론은 제게 깊은 의미로 다가와서 책을 함께 선정하고 읽고 관련 기사를 검색하고 단톡방에서 자료를 공유하며 마지막 토론회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 하나하나가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함께 하신 독서단 여러분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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