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독서단 후기> 도리스 레싱의 (19호실로 가다) 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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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시간 : 2024.02.25. 19:00 ~ 02:00 장 소 : 서울 마포구청역 인근 레홀독서단 아지트~~ 모임목적 : 도리스 레싱의 <19호실로 가다>를 읽고 느낌 공유하기 참여방법 : 독서단 모집 공고가 뜰 때 젤리언니에게 신청하기 (과거에 쓰셨던 글들이 많이 참고됩니다.) 참 여 자 : 젤리언니, 120%쿨, 착남, 조심, 그리고 나그네 (관전 섹시고니) 딱 1년만에 이렇게 다시 독서모임 후기를 작성하게 되었는데요 이번 책은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의 글 답게 한 문장도 허투루 읽을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두번째 읽을 때 더 재미있는 소설이었습니다. 토론 장소에는 젤리언니가 주문하신 기영이숯불두마리치킨과 술취한 원숭이라는 이름의 막걸리 와인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마침 배고팠던터라 아주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젤리언니 땡큐.^^ 11편의 다양한 소설이 담긴 단편선이지만 역시 백미는 마지막에 실린 <19호실로 가다>였습니다. TVN드라마 <이번생은 처음이라>에서 이 소설 내용을 두고 이야기를 주고받는 장면이 시청자들께 입소문이 나 절판된 책이 새로운 표지 디자인으로 2018년에 재출간 되었습니다. 저는 이 세상에서 철저히 혼자였으면 좋겠어요 이 소설을 함축하는 강렬한 한 문장이 아닐까 생각되는데요. 이 소설은 주인공 수전이 남편의 외도 고백을 듣고 남편과 네 아이들로 둘러쌓인 소위 남들이 성공했다고 부러워하는 그녀의 가정과 자신의 위치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기 시작합니다. 가정부와 도우미를 통해 아이들에게 불편함 없는 환경이 마련된 후 그녀가 택한 것은 아무도 모르는 곳 호텔방 19호실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었습니다. 그곳에서 그녀는 비로소 삶의 원천을 찾게 됩니다. 방관하던 남편이 급기야 그 방의 존재를 알게 되고 오해까지 하게 되자 남편의 기대에 걸맞는 거짓을 둘러댄 후 이제 그녀는 새로운 선택을 감행하게 됩니다. 지난 1년간 난 매우 지저분한 한 호텔방에서 낮시간을 모두 보내왔어요. 그곳에 있으면 행복해요. 난 사실 그곳 없이는 존재하지 않아요. 자신이 그렇게 말할 때 남편이 얼마나 무서워할까? 그녀는 깨달았다 모르겠어? 그냥 이해받지 못하는 걸 설명하는 것보다 미친년 되는게 더 쉬우니까 - <이번생은 처음이라> 에서 이솜과 전소민의 대화 중 - 결말에 대하여 젤리언니 및 몇몇 분은 안타까움과 다른 대안은 없었을까를, 120%쿨님과 저는 가능한 선택이었으며 그녀만을 위한 (새롭고 철저히 혼자일 수 있는) 19호실로 간 것이라고 짐작해 보았습니다. 도리스 레싱의 이 단편소설들은 과하지 않고 차분하게 여성으로써의 삶에 대한 의문과 남성의 아쉬운(사실은 찌질한) 심리를 때론 조롱으로 때론 반전으로 우화처럼 묘사하고 있습니다. (다만 몇몇 단편은 제겐 좀 지루하거나 난해하기도 합니다만 ㅠㅠ ) 토론 막바지에 모두들 각자의 19호실에 관하여 이야기해 주셨는데 전 레홀 독서토론이 제 19호실이라고 능청스럽게 답했네요.^^ 독서토론 뿐 아니라 종종 영화 벙개도 추진해 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나와 모두들 격하게 찬성했습니다.^^ 2차는 지하철역 인근 호프집에서 어렵게 합류해주신 라이또님 이하 독서단원들이 새벽 2시 호프집 문닫을 시간까지 다양한 주제로 열띤 토론을 펼쳤습니다. 성노동에 관한 착남님과 젤리언니의 토론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비밀의 화원을 가지고 있고 그 화원 속 이야기는 굳이 알려고도/알리려고도 하지 말아야 일상이 유지된다고 생각해온 저로써는 마치 제 마음을 들킨 것 같은 이 책의 내용이 정말 가슴절절하게 다가왔습니다.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이라는 글도 생각나게 하고 영화 쉘위댄스의 중년 남성도 떠오르더군요. 레홀러 여러분들 께서도 각자만의 19호실을 가지고 계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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