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레홀독서단시즌2 후기 - 다시 페미니즘의 도전 - 정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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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 2024년 7월 20일 (토) 오후 5시 장소 : 마포구 어딘가 레드홀릭스 본사 모임목적 : 독서모임 참석자 : 젤리언니, 맥캘란, 나그네, 120%쿨, 착남, 아사삭, 라이또, 공현웅 안녕하세요 착남입니다!! 책후기가 너무 늦어졌습니다. 개인적으로 재미있는 페미니즘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지금까지 너무 고리타분하게 책과 모임을 접근했던 제 자신을 반성하면서 독서모임이 그르케 진지한건 아닌데... 진지충으로 후기를 쓰지 않았나 싶더라구요. “페미니즘은 몸에 좋습니다! 섭취하고, 단단해집시다”라고 쓰고 싶어서 머리를 이지저리 굴려봤지만 어떻게 써도 재미없고 고로할 것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은 여러 생각들이 많습니다. 주기적 섹스를 하거나 멈추지 않으려면 인생에서 재미는 중요하다 라는 생각인데 좀 시들해지면 밤낮없이 보던 넷플릭스도 미련 없이 끊는 세상에 꾸준히 페미니즘과 이 이상적인 섹스에 대해 챙겨 먹기가 쉬운 일이겠습니까? 일상도 그렇게 변하기 쉽지 않았음에도 지금까지 많은 여성이 수년간 페미니즘 안에서 변화해 왔습니다. 그리고 단단해졌습니다. 논란이나 충돌도 많았지만 오히려 서로 부딪히며 여럿이 여러 방향으로 나아갔기에 이 변화는 ‘진짜’라고, 서로 다른 각자의 삶에서 각자의 앎을 통해 불가역적 변화를 영원히 일으키리라고 생각을 해왔습니다. 세번 연속으로 페미니즘의 관한 주제를 하다보니 너무 많은 페미니즘의 이야기가 여성의 이야기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온전히 인간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야 한다고 조금이나 이해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아마도 그동안은 인간의 이야기 중 절반만 들어왔던 셈이 아닌가요? 우리는 이야기와 이야기 사이의 빈틈에 숨겨져온 다른 삶들을 비로소 이야기로 즐길 수 있게 됐을지도 모르죠. 그 이야기 중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을 남겨놓습니다. 한국 사회는 모든 면에서 분단화, 양단화, 양극화된 '드라마틱한' 사회다. 남녀 이분법에다 획일적인 문화까지 겹쳐 조금이라도 다르면 곧바로 문화적 처벌이 따른다. 구성원 스스로 감시자가 되어 적극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성별 구분 외에도 휴대전화나 인터넷 사용, 소비 문화, 의류 유행 등 모든 면에서 '대세'라는 이름의 일방 문화는 의외의 소수자를 낳는다. 나는 '타인의 취향'이나 '톨레랑스' 같은 자유주의적 사고를 그다지 선진적인(?) 문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문제는 우리 사회에는 이런 가치를 적용할 대상조차 드물다는 것이다. 다름에 대한 무지, 무시, 무감각은 모든 독립적인 타인(개인, individual)을 타자(the others)로 만들어버린다. 타인의 취향을 인정하기 이전에, 인간이 개인으로, 타인으로 존재하기 힘든 사회다. 모두가 우리이거나 모두가 우리가 아니거나 둘 중 하나인 사회다. 톨레랑스? 관용하고 배려할 '다름' 자체가 제대로 가시화되기 힘들다. (p. 184-185) 성기는 작은 차이다. 작은 다름을 본질로 만드는 그것이 바로 권력이다. 자궁이 있어서 출산을 하고 저절로 육아 전문가가 된다면, 성대가 있는 사람은 모두 오페라 가수가 되어야 하는가. 여자로 '태어났다고 해서' 저절로 여성이나 여성주의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p. 188) [출처] 다시 페미니즘의 도전 - 정희진 대개 일상의 피로는 약자의 몫입니다. 세상의 많은 말이 왜 모욕이고 위협인지를 모르는 이들에 비해 늘 한 마디 더 하고, 더 생각해야 하고. ‘내가 틀린 게 아니다’라고 스스로에게 들려주기 위해서라도 하물며 페미니스트를 향한 근거 없는 낙인이 강화될수록 입을 다물어서 삼키는 건 보통의 한숨이 아니라 어렵게 쌓은 자기권리에 대한 감각을 말하는 것이 어렵게 거듭 입을 다무는 일이 재미있을 리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레홀은 대나무숲같은 느낌입니다. 이리저리 무엇을 해도 결국엔 임금님 귀는 당나귀 라고 믿거나 말거나 진실을 터놓는 곳... 독서단을 하면서 MBTI 검사에서 앞자리 E(사람들을 만나며 에너지를 충전하는 유형)가 됐습니다. 가까운 이들은 이 소식을 목성이 흩어져 맥주가 됐다는 꿈 얘기 정도로 여길 만큼 나는 I(혼자 시간을 보내며 에너지를 충전하는 유형)의 주요 소양을 다 갖췄지만 굳이 뜻을 찾자면 혼자 힘을 얻기에는 너무 침울한 정국인 탓인지도 모른죠... 어지럽게도 사회가 침묵을 강요합니다. 너희는 조용히 하라’는 메시지를 연일 보내면서 그럴수록 우리가 우리 권리를 위해 떠들던 일이 재미있었음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힐링하는 것은 더 나은 삶을 상상하는 일의 반복과 회복입니다. 실제로 한 친구는 편히 떠드는 만남이 줄어들고 회사에서 입 다물고 지내는 게 버릇이 되다 보니“점점 스스로 구려지는 느낌”이라 괴롭다고 했고. 저도 그랬습니다. 그리고 더는 구려지고 싶지 않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독서단에서 더 많이 만나고 회복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레홀러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우리가 어떤 이야기를 읽고 이야기 했으면 좋겠는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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