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18일에 있었던 군자에서의 모임은 5.18민주화운동을 기념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된 실로 역사적인 순간이라 속으로만 생각하고 모인 사람들의 면면을 하나하나 살펴보겠다.
우선, 이 모임의 주선자인 마쉬님은 마쉬멜로에서 멜로를 뺀 이름이라 했다. 멜로를 거둬내니 뭔가 카리스마가 물씬 느껴지는 마쉬라는 최강 닉네임의 레홀러가 탄생한 느낌이다. 이건희 회장도 울고갈 기획력과 추진력의 마쉬님께 국내는 물론 세계 각계각층에서 축전과 찬사가 쏟아졌다고 그 자리에 모인 모두가 생각하는 눈치였다. 이 마쉬님이 모임을 만들게 된 동기를 제공한 아름다운 남자 섹시고니님은 자체발광하여 제대로 눈조차 마주칠 수 없을 정도였다고 말해달라고는 안했다. 최근 '구워진 나'라는 연재소설로 인기몰이 중이고, 토토와 아토님 뿐만 아니라 모임에 참석한 모든 이들의 가슴에 감동이라는 두 글자를 아로 새긴 감동대장님. 한 장의 사진과 단 한 줄의 글로 일상의 행복을 전하는 따뜻한 햇살님. 햇살님의 따뜻한 미소에 여심이 사르르 녹았다지! 그리고 이 모임을 위해 대전에서 기차를 타고 전철을 여러번 갈아타는 수고도 마다치 않고 기꺼이 모임에 참석하신 아저씨펌님. 한 때 펌을 하고 다녔던 기억때문에 이 닉네임을 지었노라고 했다. 친근한 형같은 느낌으로 목소리가 매력적이어서 모임에 기름칠을 제대로 해줬다고. 아저씨펌님과 처음 보는 사이인데도 환상의 캐미를 이뤄 분위기메이커 역할을 자청한 꼬리뼈님. 아재개그의 조상뻘쯤 되는 기상천외한 개인기와 성대모사, 예측불허의 개그를 선보여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드신 상남자 스타일이지만 마음 속엔 스위스 로잔느를 꿈꾸는 아주 멋진 분이었다. 검은 원피스의 도지마롤님. 도지마롤은 일본의 유명한 빵이란다. 이 빵을 좋아해서 이 닉네임으로 지었다고 했던 것 같기도...! 못 와서 아쉬워하셨을 덤덤님. 끝으로, 삼한제일글 이설. 바로 나다.
이 날의 모임은 1차로 멕시칸 타코 요리를 안주삼아 맥주를 마셨는데, 우아하고 엘레강스한 자리에서 먹기에는 아주 불편하고 먹고나도 뭔가 너저분한 것이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그래도 분위기만큼은 더할나위 없었다. 10명 중 6명은 각자의 사정으로 집에 가고 단 4명만이 치킨에 소주를 들이키며 2차를 즐겼고, 자정을 넘겨 택시를 타고 다들 뿔뿔이 흩어졌다. 6월 11일 레드어셈블리 세미나 앤 파티에서 이들의 맹활약을 기대해도 좋다. 이들이 떠나간 군자에는 이 날 모인 열 명의 신성들이 의리로 써내려간 '맹약의 서'만이 바람에 떠밀려 날아가고 있었다.
이렇듯 군자의 밤은 낮보다 아름다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