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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쎅설] 민석의 기묘한 모험 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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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날 출근을 할 때 민석은 난처하였다. 일단 유선은 민석의 얼굴을 보자마자 웃어재꼈다.
 “오빠 다 들었어요!”
 “어디까지!”
 “오빠 힘 좋다던데요?”
 “야 너 직장에서 못하는 소리가!”
 “아 근데 오빠 아직 민이한테서 못 들었어요?”
 “뭘?”
 “아 진짜 모르나 보구나.”
 “뭔데?”
 “우리 소개팅해줄 때 내 친구 사촌 동생이 미연이었잖아요.”
 “그렇지.”
 “아직도 눈치를 못 채내 이건 진짜 곰이야 뭐야.”
 “아니 화낼 일이야?”
 “민이가 미연이 사촌 언니라구!”
 어? 이게 무슨 상황이지. 민석은 혼란에 빠졌다.
 “오빤 미연이랑 자지도 못하고 그 사촌 언니랑 잔거라구...”
 “아니 지금 상황 파악이 안된는데”
 “말 꼬인거봐.”
 “아니 진짜로 무슨 상황이라고?”
 “관계도를 다시 말해줄게. 내가 있고, 내 친구가 있고, 내 친구의 사촌동생이 미연이라구.”
 “응 이해했어.”
 “그리고 내 친구가 민이라고.”
 “아”
 그것은 탄식이었을까 이해했다는 뜻이었을까.
 “민이랑은 계속 연락해?”
 “응 계속 연락하고 있었는데.”
 “이제 어쩔거야?”
 “어떡하지.”
 “뭘 어떡해 사귀거나 아니면 육체적 관계만 즐기거나.”
 “아니 아 너는 진짜 못하는 말이 없구나.”
 “그럼 뭐 언제는 할말 못 할말 가려서 했나.”
 근데 진짜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시기기도 했다. 아니 애초에 아 고씩가 많구나 했던 민석이 멍청이기도 했다.
 “아니 근데 여자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남자랑 원나잇도 하나?”
 “그럴 리가 없잖아.”
 “아니 그러면 대체 처음 본 자리에서 어떻게 호감이 생긴거지?”
 “오빠는 매력도 있어 본인이 자각 못해서 그렇지.”
 
 사실 수많은 유흥으로 요즘 여자에 대한 자신감이 이상하리만치 오른 민석이었다. 그게 영향을 준걸까. 민석의 고민은 더 깊어졌다. 일단은 그렇게 점심시간이 끝나고 같은 대화는 이어지지 않았다. 일터에서는 둘 다 철저히 하는 편이었다.
 민석은 민과 계속 카톡을 하였다. 복잡한 관계였지만 이 관계를 쉽게 끝내고 싶지도 않았다. 적어도 한 번은 더 만나고 싶었다. 약속은 쉽게 잡혔다. 친구들이 말했다. 그 돌싱은 널 ㅊ등쳐먹으로 만나는 거라고. 민석은 그게 더 헷갈렸기 때문에, 그래서 민석은 더 밀고 나가기로 했다. 일단 원칙을 세웠다. 돈을 쓰지 않는다. 식사값이든 모텔비든 상관없지만, 선물은 하지 않겠다. 그래도 등을 돌리지 않는다면, 이건 진심일지도 모른다.
 순정이 무너진 민석은 머릿속에서 연애감정이 어긋나 버렸다. 어쩌면 그는 이미 나쁜 남자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몇 번의 만남과 섹스가 이어지는 동안, 오히려 서로에 대한 마음이 깊어지면 깊어졌지 민은 민석의 게임에 쉽게 말려들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 날 민의 전 남편이 찾아왔다.
 전 남편 허진혁은 상상 이상으로 젠틀한 사람이었다. 어쩌면 민석과 닮은 면이 있는지도 모른다. 흔히 이렇게 이상한 관계에선 언쟁이나 다툼이라도 있음직한데 그런 것도 없었다. 삼자대면은 이상한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사실 민과 진혁은 이제 남남이었고 가끔 아이를 보기 위해 만나는 관계였다. 근데 민이 어느 날 같이 만나보면 어떻겠냐고 물어본 것이다. 민석은 이것 또한 또 하나의 게임이라 여겼다. 모든 연애를 게임으로 접근하게 된 민석은 뇌가 어딘가 망가진 사람처럼 모험을 즐기게 되었다. 그 나름의 기묘한 모험을.

 진혁은 민석보다 더 배운 사람이었다. 일단 학력이 좋고, 배운 사람 특유의 말투가 느껴졌다. 어째서 이런 남자와 헤어진걸까. 이유는 물을 수 없었지만 남자인 민석이 봐도 진혁은 대단한 사람 같아 보였다. 그보다 이 상황은 뭘까.

 “민이를 만나고 있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민이 어때요?”
 “좋은 사람이라 생각해요. 너무 솔직한 감도 있지만 그 정도는 가능한 범위고.”
 “그 솔직함이 저랑은 좀 안맞았죠.”
 “아 그러시구나...”
 민은 가만히 둘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민석과 진혁의 대화는 계속 이어졌지만 대화가 길어질수록 어딘가 겉도는 느낌이 들었다. 무언가 진짜 책임은 논하지 않는 특유의 화법이 이어졌다. 사실 진혁의 입장에서는 양육비 걱정도 들고 민의 행동 하나하나가 계속해서 신경이 쓰였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접근하는 걸수도 있었다.
 “민이랑은 앞으로 어쩔건가요?”
 “일단은 좋은 만남을 이어가는거죠.”
 “그 다음은?”
 민석은 말문이 막혔다. 옆에서 조용히 듣는 민도 긴장하기 시작했다.
 “흐응....잘 알겠습니다.”
 그런식으로 대화는 대충 정리되었다. 실망하였던 걸까. 이후 민석과 민의 연락은 끊겼다.

3

 후일담. 민석은 유선과 어째서인지 섹스를 하게 되었다. 민석의 망가진 마음은 돌아오지 않을 듯이 보였으나, 유선이 새로운 여자를 소개시켜 줬고 어째서인지 결혼에 골인하였다.
 민은 혼자서 꿋꿋하게 아이를 키워나갔다. 후에 재혼을 하였다. 민석은 무슨 뻔뻔함인지 결혼식에 하객으로 찾아갔다.
 “오랜만이네요.”
 “오랜만입니다.”
 “결혼식에 올 줄은 몰랐어요.”
 “뭐 인연이 있었으니.”
 “어떻게 지냈어요?”
 “저는 결혼했어요.” 
 “소식 못 들었어요.”
 “유선이가 말 안해줬나 보네요.”
 “뭐 제 생각을 해서 그런거겠죠.”
 둘의 관계는 뭐였을까. 민석에게 있어서 그저 불장난이었던 걸까. 그러면 민에게는 어떤 것이었을까. 민석은 앞으로도 전혀 모르고 살아갈 것이다. 어쩌면 신경조차 쓰지 않을 것이다.
 유선은 원래 비혼주의자였다. 이래저래 즐길거 다 즐긴 유선은 정말 결혼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작 그녀도 언젠가 결혼을 할지도 몰랐다.
 그럼 진혁은 어떻게 되었을까? 가장 의외였던 것은 그는 진심으로 민을 사랑했다는 것이다. 양육비에서 해방되면 그저 좋을 듯 하였지만 의외로 그는 그렇게 관계가 끝난 걸 슬퍼하는 것 같았다.

 이 이상하고 흔한 불륜도 아닌 심심한 이야기는 뭐였던 걸까. 적어도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는 데에는 옳고 그름 따윈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망가진 민석에게도 민에게도 유선에게도 진혁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 규칙이었다.
 
 어느 날이었다. 민석과 민은 다시 연락하기 시작했다. 각자 가정이 있는 두 사람은, 어째서인지 정말로 불륜을 저지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우선 육체적 관계가 없었다. 정말로 마음만 주고 받았다. 그게 더 나쁜 것인지도 몰랐다. 더 무서운 것은 시간이 흐르자 결국 둘의 배우자들도 사실을 알게 된 것이었다. 그리고 이상한 점은 그 누구도 이 관계에 대해 무언가 책임도 무엇도 묻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것은 그럼 쿨한 관계였을까. 민석은 요즘엔 유선까지 건드리고 있다. 유선과는 육체적인 관계를 이어나갔고 이는 민석의 아내도 모르는 것이었다. 불륜 투성이의 쓰레기가 되어버린 민석. 이 남자의 미치광이 모험은 언제 끝날 것인가. 어떻게 끝날 것인가. 정말 이 모든 것의 시작은 무엇이었을까. 미연에게 까였을 때? 친구들이 노래방에 데려갔을 때? 노래방을 필두로 온갖 유흥에 빠져버렸을 때? 유선을 통해 민을 만났을 때? 민의 전 남편 진혁을 만났을 때? 아니, 그는 어쩌면 처음부터 망가진 사람이었고 환경을 너무 늦게 만나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어떻게 변명을 해도 민석의 행동은 옹호받을 수 없지만, 그에게도 언젠가는 순정 비슷한 것이 있었을지 모른다.

 내 아버지지만 정말 쓰레기 같은 삶이었다. 그래서 난 친구들 사이엔선 아버지라 하지 않고 애비새끼라고 부른다. 그런 나조차도 요즘 이상하기 짝이 없는 연애에 시달리다 보니 아버지 생각이 나지 않을 수 없었다. 뭐 사실 지금 살아있는 사람을 회고하듯 말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만. 외도 투성이지만 의외로 호적에 있는 친자식은 나 한명 뿐이기도 하고, 사실 나도 민 아줌마와 유선 아줌마한테 들어서 아는 내용이었다. 의외로 엄마는 잘 알지 못하는 이야기 같았지만, 내가 꺼낼 수 야 없는 이야기니 어??? 수 없지. 내가 처음 들었을 때는 의외로 충격은 아니었다. 내가 이미 서른에 가까운 나이가 되었고 아버지나 어머니는 이제와서 과거의 연애사로 왈가왈부하기엔 너무 나이 들었으니까. 소설가가 된 나는 여기저기 들은 소재로 애비새끼의 삶을 한번은 정리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펜을 들었다. 과연 나는 이 사람을 이해할 수 있기는 한걸까. 그러나 이 와중에도 느껴지는 하나는 있었다. 나는 그저 증오 감정 하나로 이 글을 시작했다. 일단 외도꾼에 한량인 애비새끼를 인정하는 건 자식으로서 불가능했다. 그러나 외도나 불륜도 그는 아주 일반적으로 살아가진 않았다. 그저 이 정리속에서 내가 느낀 감정은....

슬퍼요.




콩쥐스팥쥐
슬림탄탄근육질 style 후회 안하고 싶으면 드루와요!
https://youtu.be/3UhUYqJkWGw?si=Rk-jMSDj1WGo4v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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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홀릭스 2021-05-24 18:4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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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안개 2021-03-12 13:54:51
잘 읽었습니다.
레홀성격상 다소 무거운 내용이긴 한데 사람마다 가치기준을 두는 부분은 따로 있게 마련인지라...
편들고자 하는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도 설레이는 즐거움이 있는지라
이런 감정 싫어하는 사람 없을것이고..
그기에다가 쾌락까지 추구할수 있으니 그걸두고 비난할수는 없지 않을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너그러이 이해하고 관용을 베푸는 세상이 되어 버린다면..
댜부분의 인간들은 혼탁을 향해 달려가기만 할뿐 정제되기 위한 노력은 일절 하지 않을테니
남녀가 한팀을 이루어 가정을 꾸리고 2세를 생산하여 장차 국가의 미래까지 도모하게 될일은 점점 줄어들기만 할테고..
그런것을 모르지 않기에 욕망을 나무라며 절제하거나 아님 몰래 숨어서 저지르고 있는것이겠지요.
어떤 면에 가치를 더 두고 무엇을 선택할것인지에 대한 자유는 주어져 있지만 생각없이 살면 비록 한개인의 잘못된
선택에 불과할지라도 다수가 선동되고 참여하게 될테니..그 결과로 인해 파급되는 여파는 상당한 힘을 갖게될테고...
장차 자신이 살고있는 국가의 안보마저 뒤흔들게 되는 결과가 온다는것을 가볍게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국가안보까지 들먹이다니...너무 멀리 가는거 아니냐 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태어나는 2세는 점차로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며
태어나는 2세와 늙어서 죽어가는 사람들간 비율이 맞지 않는다면 결국 인구는 줄어들기만 할테고..
어느날 정신차려 보니 대한민국 인구가 고작 1000 명 밖에 남지 않았더라...
요약하자면.. 쾌락을 추구하긴 하되 지장이 없는 범위내에서만 추구하는 절제력도 가지자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은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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