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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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에 레홀을 둘러보다 생각나는 대로 써 봅니다.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을 땐 며칠이고 몇 달이고 글쓰기 버튼조차 누르지 않지만 막상 생각날 땐 어디에라도 일단 적어두어야 마음이 편하더라고요. 물론 나중에 다시 쓴 걸 곱씹어보면서 다시 지울 때도 많지만요.
무언가를 쓸 때 전 두 가지 반대되는 욕망에 사로잡혀요. 제 상황을 좀 더 잘 드러낼 수 있게 구체적으로 내용을 쓰고 싶은 마음과, 최대한 저 스스로를 감추는 방향으로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요. 요즘 레홀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서(어떤 글을 특정하는 건 아니에요.)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레홀을 알게된지는 꽤 됐지만 정작 여기서 누군가와 교류를 한다던가 개개인적으로 알게된 사람은 한 명도 없어요. 그런데도 가끔 글을 쓸 때...특히 제 개인사가 담긴 글을 쓸 땐 굉장히 조심스러워지더군요. 이렇게 말하면 제가 지나치게 유난스럽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정작 다른 분들은 제게 아무 관심도 없는데 누가 알아본다고 혼자 앞서나가나 싶으실 수도 있고요. 그럼에도 종종 저는 앞에서 말씀드렸듯 저를 좀 더 드러내고 싶다가도 다시 감추게 돼요. 여기만큼 솔직한 마음을 드러낼 수 있는 공간은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동시에 끝까지 열어보이고 싶진 않은 나만의 공간이 있는 것처럼. 주저리주저리 말이 길어졌는데 저는 레홀이 그런 공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온라인에서만이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사람을 만나서 알게 되고, 어느 정도 가까운 관계를 만드는 때까지는 시간이 걸리잖아요. 하루이틀 말 몇 마디 주고 받는다고 해서 서로의 본질을 알 순 없고, 서로가 친해졌다, 혹은 알만큼 알았다 자신할 순 없다고 생각해요. 레홀이 단순히 좁은 의미의 만남만을 갖기 위해 만들어진 사이트는 아니라고 저는 알고 있고, 또 그렇게 믿고 있어요. 당연히 그런 만남들이 잘못됐다는 건 아니에요. 다만 저는 레홀이 좀 더 다양성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고, 일정한 도덕이 존재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얼굴만 대면하지 않았을 뿐이지 온라인도 똑같이 사람과 사람이 교류하는 공간이잖아요. 짧게 쓰려고 했는데 결국 오늘도 간결하게 말을 정리해서 쓰진 못했네요. 한 마디만으로도 하고 싶은 말을 잘 전달하면 좋았을텐데요.ㅎ 이 글도 내일 다시 보고 민망해져서 지울지도 모르겠네요. 늦은 시간에 제 긴 글로 인해 피로하실 분들이 계실 것 같아 미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모두들 편안한 밤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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