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이 돈을 빌려달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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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이놈이(남학생) 불량배 느낌이었죠. 덩치도 저보다 컸고 굉장한 위압감이 있었어요. 다가와서 "형... 저 어쩌구 저쩌구 때문에 이러쿵 저러쿵 되었으니 죄송하지만 만원만 빌려주시겠어요?" "...갑자기 와서 형은 뭐고 만원은 또 뭐야" "정말 갚을게요..." 선입견이 무섭죠. 담배는 내가 물고 있었으면서 '이놈이 담배를 사 피진 않을까?' 매번 '~~척'은 사회에 찌든 내가 하면서 '이놈이 이런 코스프레로 몇명이나 삥을 뜯었을까?' 별생각이 다 났습니다. 그런데 이놈이 제 눈을 피하거나 하질 않고 진실되 보였습니다. 진심으로는 당황하기도 했고 춥기도 했고.. 오피스텔 1층 주차장에서 만난 그놈에게 차에서 현금 5만원을 쥐어주며 나이를 물었습니다. "19되요" "동생같기도 조카같기도.. 무슨 얘긴지 알겠고.. 가봐라" "전 만원만 있으면 되는데요 형" "어차피 갚을 거라며 그럼 만원만 쓰고 갚아 그럼 니가 얼마를 빌려가던 니가 쓴건 만원이야" "네... 감사합니다" 선입견에 대한 최책감에 제 믿음을 테스트해봅니다. 오늘 아침 제 차 운전석 쪽 와이퍼에 만원짜리 5장이 끼워져 있네요. 하얀 A4지와 함께... 그놈이 다녀간지 4일만 이었습니다. "형 감사합니다." 라고 적혀있더군요. 참 아침부터 쪽팔리면서 기분이 좋기도 하고 헛웃음나면서 씁쓸하기도 한 하루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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