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콘의 그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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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사실 어디에서 처음 봤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항상 단정 했고 잔잔한 미소를 가진 작고 아담한 이미지에 평범해서 약간 이쁜 정도 딱 그 정도의 여자였습니다. 그녀는 처음부터 내게 스스럼 없이 대했고 우리는 금방 친구가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조금 이상한 점이 있었습니다. 모임에서 만나면 언제나 밝게 읏으며 맞아 주는 그녀였지만 늘 일정한 거리가 우리 사이에 있었습니다.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그러던 어느 날…조용한 곳에서 이야기 싶다 하며 제게 연락을 해 왔습니다. 술을 그다지 즐겨하지 않아 맥주 한캔씩을 놓고 마주 앉아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언제나 밝은 얼굴의 그녀였으나 그 날은 유난히 어두워보였고 순간 순간 얕은 한숨도 베어나왔습니다. 가만히 맥주 캔을 내려다 보며 쓸데없이 주절 거리던 그녀가 잠시 뜸을 들이더니 나를 빤히 쳐다봅니다. 맑고 투명한 눈동자가 예쁘다 느낄때 그녀가 말을 시작합니다. 나는 오빠가 나한테 관심 있는거 알아. 오빠는 좋은 사람이고 남자로도 매력이 있는 사람이고 어떻게 보면 나한테 과분한데…. 나도 모르게 침이 꿀꺽하고 넘어 갔습니다. 아무도 모르리라 생각했는데 다른 사람도 아닌 당사자에게 들켜 버리다니…난감하고 당황스러운 마음과 약간의 기대가 교차할 즈음 그녀가 말을 이어가더군요. 그래서 나도 노력해봤어. 노력? 노력이라고? 무엇인가 잘못되어가고 있음이 느껴졌습니다. 그녀가 계속 말을 이어 갑니다. 오빠 나는 어려서 부터 나이가 많은 남자가 좋았어. 내 또래랑 다른..여유와 배려 그리고 경제적 풍요로움 뭐 이런게 좋았나봐. 검은 머리 사이에 언뜻 언뜻 보이는 흰 머리가 그렇게 섹시해. 잠자리에서 깨질듯 부서질듯 아껴주는 그 손길이 너무 좋아. 망치로 머리를 얻어 맞은 듯 어지러웠습니다 아니 많은 남자? 그게 가능한가? 속으로 수도 없는 질문들이 떠 올랐다가 사라졌습니다. 나도 이게 이상한거 알아. 그래서 오빠라면 내가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봤어. 그리고 노력도 해 봤고. 오빠는 참 좋은 남자인데…참 내 맘대로 되지 않네. 미안해. 더 오빠 마음이 깊어지기전에 이야기 해 줘야 할꺼 같아서… 그 순간 어떤 말을 할 수 있었을까요? 술을 잘 마시지 못하지만 앞에 있던 맥주 캔을 입으로 가져갔습니다. 그렇구나 그럴 수 있지. 이상한거 아냐 네 감정이고 네 취향이 그런건데..나에게 미안한 일도 아니고… 말은 그렇게 했지만 여전히 혼란스러운 감정은 쉽사리 정리 되지 못했습니다. 그녀는 무엇인가 결심한듯 내 눈을 보며 이야기했습니다. 오빠 나 사실은 김교수님 만나. 이미 예방 주사를 맞았다 생각했는데 다시금 머리가 울렸다 김교수님? 우리 학교 김교수님? 놀란 마음이었을까요? 아니면 연적이 너무 의외의 상대라 놀라서였을까요? 앞으로의 관계설정이 복잡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을까요? 오랫동안 아무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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