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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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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ssel 조회수 : 1896 좋아요 : 1 클리핑 : 0
별 얘기 아니고 아마 야한 이야기 안나올겁니다. 취미 이야기하다보니 지금은 안보지만 옛날에 봤던 영화들이 생각나서.

와호장룡 이야기에요. 꽤 된 영화니 스포고 뭐고 상관없겠죠?

이안 감독 영화죠. 라이프 오브 파이로 레전설 찍고 이후 영화가 좀 망했다던데 전 아주 좋게 보는 감독입니다. 무협영화인데 사실 무협은 형식이고 내용은 드라마가 주가 되죠. 일단 무술을 하니까 장르가 무협이라고 생각하는건데, 엄밀한 의미로 볼 때는 무협보다는 시대극 정도로 보는게 낫겠습니다-무협은 무와 협이 중요한데 이 영화에는 협이 없고 정이 있습니다, 그래서 드라마성이 강하죠. 영화 초반 주윤발이 양자경을 찾아옵니다. 주윤발은 무공도 도력도 높은 인물이고 아마 영화상에서 가장 강한 자로 그려집니다. 무력으로도 정신으로도 말이죠. 그래도 주윤발은 영화상 그 본령이 도사에 가깝습니다. 축문하고 퇴마하는 그런 도사 말고 도닦는 사람이요. 주윤발과 양자경은 대강 동년배고 중년이죠. 오랜 친분이 있었는데, 둘이 한창 시절 아마도 협객행하던 시절, 그 당시에는 양자경에게는 정인이 있었고 그 정인은 주윤발의 의형제였습니다. 그러나 혼인을 하지 못하고 정인은 죽었고, 아마 청나라 같은데, 당대 윤리로 보아 또는 양자경의 신념에 따라 그녀는 일종의 수절을 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주윤발과 교우관계는 계속 해왔죠. 실은 두 사람은 말로 분명히 못박은 것은 아니지만 서로에게 깊은 마음을 두고 있었는데 당대의 윤리관 때문이건, 죽은 정인이자 의형제의 건이 걸려서건, 아무 진전 없이 나이만 먹었지요. 영화 초반의 만남도 꽤 오랬만인 것 같더군요. 그렇게 찾아온 주윤발은 자신의 애검을 누군가에게 전해달라 부탁하러 왔고, 양자경은 도사인 주윤발에게-그러니까 공적으로- 근황을 묻습니다. 그리고 대강 이런 대화를 하지요.

양 : 당신이 닦아온 도는 어떠한 경지에 이르렀습니까
주 : 이러 저러한 안온한 마음에 이르렀는데 그 끝에는 무언가 슬픔이 있었습니다

하여간 주윤발은 애검을 전해달라는 부탁을 통해 속세와 인연을 끊을 작정이었던 것 같습니다-하도 오래 전에 봐서 좀 가물가물하니 세세한 내용은 틀릴 수 있으니 감안하시길. 양자경의 거처에는 주윤발과 양자경 모두를 아는 지인도 있었는데, 둘더러 그냥 만나라고 부추기지만 되도 않는 소리라는 식으로 거부하죠. 그 거처에 양갓집 규수가 와있었습니다-일종의 객잔이었나? 그녀가 장쯔이고, 와호장룡의 용을 담당합니다. 이렇게 보면 주윤발과 양자경이 조연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는데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양자경과 장쯔이는 서로 인사를 하고 아마 주윤발의 애검을 잠시 구경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장쯔이는 겉보기에 단정하고 정숙한 규방 아가씨로 뵈지만 실은 상당한 재능을 지닌 고수였고, 고관대작 집안의 뜻에 따라 원치 않는 정략결혼을 하러 가는 길이었죠. 나중에 밝혀지지만 그녀는 과거 부친이 아마 천산산맥일 것 같은 비주얼인데, 그 지역에 파견나갔을 적에 정분을 맺은 호라는 남자를 마음에 두고 있었습니다. 네, 그 남자가 와호장룡의 호를 담당하죠. 자기 뜻을 무시하고 정략결혼을 보내는 상황, 아직도 사랑하는 호, 충분히 강하니 자유롭게 살 수 있다는 자신감 등으로 복잡한 심경인 와중에 주윤발의 애검이 실로 대단한 것임을 알게 되자-무협으로 말하면 신병이기쯤 되겠지요, 너무 강력한 템이라 무서울 것 없어질 수 있달까- 야음을 틈타 검을 훔치러 갑니다.

그래서 처음으로 격투씬이 나오는데, 정말 너무 잘 찍었습니다. 이안 감독이 무협영화 찍은게 이게 첫번째고 그 다음이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엄청납니다. 영화 나온지 한 20년 좀 안됐을텐데, 그런 무드의 격투씬 중 이 영화를 넘어서는게 없을겁니다. 약간 다른 이야기를 하자면, 무협영화도 일종의 트렌드가 있었어요. 이소룡 시절엔 이소룡 그 자체가 아이콘이었죠. 그 툭유의 표정과 하이톤의 기합성, 절륜무비한 동작들이 당대를 풍미했죠. 그 다음은 성룡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성룡 주연 영화 보기가 어렵네요. 설추석에 꼭 개봉했던 것 같은데 나이도 나이고 부상도 너무 많았죠. 하여튼 성룡은 액션에 슬랩스틱을 섞어서, 이소룡만큼의 압도감까진 아니더라도 상당히 그럴 듯한, 또 두들겨 맞기도 왕창 맞았구요. 아놀드와 스텔론의 압도감 대신 현실성으로 승부를 본 부르스 윌리스와, 저는, 대비감을 느낍니다. 그리고 이연걸의 시대가 오죠. 이연걸의 동작은 정말로 아름답습니다. 저렇게 절도있으면서 예쁠 수가 있을까 싶죠. 다만 좀 거시기했던 것은, 특히 황비홍 시리즈가 심했는데, 감독이 자꾸 이연걸 옷에 밀가루를 뿌려놔요. 거기다 조명 강하게 주고 이연걸이 동작하면서 진각을 밟는다던가 어떤 식이건 임팩트있게 끊어주는 동작을 치면 밀가루가 펑~ 하며 날립니다. 한 두번 보면 주목도 높고 인상적이고 네 눈은 즐거운데 반복되면 식상하죠. 그랬는데 말이죠.

이안 감독이 뙇! 하고 와호장룡의 격투씬을 내놓은겁니다. 앞서 거론한 액션씬들은 각자 개성이 있지만 공통점이 있었는데, 대단히 과장된 느낌을 준다는 것이죠. 그렇게 두들겨 맞는 성룡도 과장되게 두들겨 맞습니다. 그러니까 현실감이 좀 떨어져요. 물론 그렇다고 와호장룡의 액션씬이 완전히 현실성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과장감이 줄어들면서도 비현실적 움직임이 위화감으로 느껴지지 않고 우아하게 흐릅니다. 마치 아지랑이가 일렁이는 느낌을 줍니다. 그래서 장예모가 충격을 받았는지 상당히 영향을 준 듯한 영화들을 찍어내죠. 장예모는 원래 색을 잘써서 그것도 주력했고, 그래서 눈은 즐거운 영화들 잘 만들었습니다. 예컨대 황후화가 그렇죠. 하여튼 와호장룡은 그 당시 무협액션의 연출 트렌드를 만들어냈죠. 그런 기점이 된 영화라는 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줍니다. 참고로 이후의 무협액션은 견자단이 주도한 것 같고, 살파랑이니 도화선이니 하는 영화들 보면 이종격투기까지 하죠. 견자단 사랑사랑합니다.

하여튼 장쯔이는 주윤발의 검을 훔치는데 성공하고, 양자경은 장쯔이를 놓칩니다. 이제 규방 아가씨 장쯔이가 어떻게 그런 고수가 되었는지를 알려줘야겠죠-영화에서 고수의 정점은 주윤발이고, 양자경은 그에 못하는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그래도 대단한 고수일 것을 직감할만한 장면들이 꽤 나왔던 것 같습니다. 중년이 되도록 연마한 양자경에게 밀리지 않고 도주까지 해낸 묘령의 장쯔이, 대단한거죠. 내막은 이렇습니다. 어느 여인이 장쯔이의 집에 하녀로 들어왔는데 이 사람이 꽤 고수였던거죠. 실은 주윤발의 사부와 정분이 있었는데, 도닦는다는 이유였는지 자신을 받아주지 않은 사부를 독살하고 무공비급을 훔쳐 달아났습니다. 주윤발의 원수고, 주윤발도 이 여자를 잡길 원하지만 찾을 수 없었는데, 고관대작 집에 숨어들어가 신분을 숨겼기 때문이죠. 이 여자, 푸른 여우라고 하는데, 심성은 독한 맛이 있지만 자질이 떨어지고 아마 문맹이었던 것 같아요. 비급을 훔쳐도 해석을 할 수가 없었죠. 그런데 자기가 유모를 맡은 장쯔이가 워낙 똑똑해서 그 비급의 내용을 풀어주고, 그래서 푸른 여우는 장쯔이를 가르칩니다. 그래서 장쯔이는 고수가 되었고, 푸른 여우마저 넘어섰고, 실은 장쯔이 본인은 비급을 독학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완성도로 연마해내는데 성공하지만 푸른 여우에게는 다 알려주지 않는 영악함도 있었습니다. 둘의 관계는 일종의 유사 모녀관계와 같거든요. 장쯔이는 가문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하기도 하는 동시에 자신을, 그래요 가스라이팅해온 푸른 여우에게서도 벗어나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주윤발의 검을 훔친 것이죠.

잠깐 정리할까요. 이 영화에는 세 가지의 정이 존재합니다. 주윤발의 사부와 푸른 여우, 주윤발과 양자경, 용인 장쯔이와 호-이름 뭐지?-로 셋이죠. 전대와 당대와 미래, 이렇게 묶을 수도 있겠죠. 전대는 이미 비극으로 끝났습니다. 당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죠. 미래는? 장쯔이는 검 훔쳐서 가출하고는 강호를 돌아다니며 자유롭게, 그리고 별의 별 행패를 다 부립니다. ㅎㅎㅎ 무턱대고 호기로 가득한 들끓는 청년들같죠. 그런데 장쯔이는 진짜 강해서 ㅎㅎㅎ 막을 수 있는 사람이 없습니다. 주윤발 말고는요.

주윤발의 귀에도 들어간거죠. 검이 도난당했다. 그리고 푸른 여우가 나타났다. 장쯔이는 푸른 여우에게서도 떠났기 떄문에 푸른 여우가 독자적으로 활동할 수 밖에 없어서 꼬리가 잡힌거죠. 그러다 장쯔이가 난장판 치는 꼴을 목도하는데, 경악합니다. 왜냐면 장쯔이가 도난당한 사부의 비급에 있는 무공을 쓰고 있으니까요. 둘은 대치하지만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었던 장쯔이는 가볍게 주윤발에게 제압당합니다. 어리광 들어주듯 우쭈쭈 놀아주는 수준이죠. 그러면서 주윤발은 자기 제자가 될 것을 제안합니다. 여차 저차하여-좀 많이 생략시키고 있는데- 대강 갈등과 오해가 풀어지고 장쯔이가 제자로 들어가기로 합니다. 그런데 이 때, 복수심에 가득한 푸른 여우가 주윤발에게 독침을 쏩니다. 바로 사부가 맞았던 그 독이었고 그건 주윤발에게도 유효했습니다. 반격해서 푸른 여우는 죽였지만 독이 퍼지면 죽음은 시간문제인 상황이 되죠. 장쯔이는 푸른 여우에게 배운 것이 있어서 해독제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하는데 제조 시간이 걸려서 주윤발은 최대한 기공을 돌려 독이 퍼지는 것을 지연시켜보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무방비일 수밖에 없는 주윤발을 양자경이 곁에서 지킵니다.

시간은 속절없이 흘렀고, 장쯔이도 최선을 다했지만 독이 퍼지는게 더 빨랐습니다. 주윤발은 죽음을 직감합니다.

주 : 더 버틸 수 없게 되었습니다
양 : 당신의 그간 마음공부를 위해 마지막 말을 남기세요

불교에도 열반에 드는 스님들이 게송이란 명칭으로 깨달음을 함축한 몇 마디 문장을 남긴다죠. 그렇게 마지막 숨을 쓸 것을 양자경이 주윤발에게 권한 것이죠. 주윤발은 답합니다.

주 : 나는 당신을 사랑하오

아... 이 문장을 쓰면서도 전율이 이네요. 영화 초반 둘의 대화를 전술했습니다. 주윤발의 당시 깨달음의 경지는 그 끝에 슬픔이 있었다죠. 서로 진심을 숨겨야만 하는 둘의 관계로 인한 번뇌일테죠. 검을 맡기며 속세에 다시 내려오지 않겠다는 다짐도 그 나름의 타개책이었을겁니다. 마지막까지 참자. 그러나 그건 답이 아니었던 것이죠. 주운발이 그 마지막 숨을 양자경에게 진심을 전하는 식으로 쓰는 것으로, 저는 주윤발이 말하자면 정말 신선이 되고, 그러니까 초월했다고 보는거죠. 엄청난 카타르시스를 전해줬습니다. 저는 이렇게 기승전결이 아닌 기승전에 초월로 끝내는 서사를 너무 좋아합니다. 영화 초반의 대사가 죽음에 이른 바로 이 장면의 대사를 그대로 관통합니다. 마치 미션 임파서블 1편에서 에단 호크가 기억의 편린이 주마등처럼 질주하며 진상을 깨닫는 그런 연출의 느낌이 제 머리를 두들기는거죠.

기승전에 초월로 맺는 영화들 너무 좋습니다. 예컨대 매트릭스 1편도 그러하죠. 네오는 시온 활동가(?) 중 가장 강했고 계속 강해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미스 요원을 대적하지 못해 총격에 사망하고 말죠. 그러나 네오는 깨닫습니다. 매트릭스는 단지 환상일 뿐이라는 것을-물론, 아마, 트리니티가 키스해서 깨어나기도 하죠- 깨달아 되살아납니다. 그리고 그의 눈에 매트릭스의 세계는 코드일 뿐이죠. 외형에 메이지 않고 실체를 직시합니다. 그래서 스미스 요원을 가볍게 압도하죠. 압도한다기보단 하찮을 정도로 사소한 취급을 하며, 그대로 스미스 요원을 박살냅니다. 그 초월하는 서사, 너무 너무 사랑합니다. 여담으로 2편과 3편이 상대적으로 평가가 낮았는데 저는 다 훌륭하다고 생각하며 봤습니다. 1~3편을 통해 중첩된 구세주 서사를 쓰는데 아주 절묘했다고 생각해요. 매트릭스는 설정상 인간을 전력 공급원으로 쓴다지만, 제가 보기에 매트릭스가 구동한 세계에서 인간은 하나의 램으로도 작동한다고 봅니다. 요원들이 불쑥 불쑥 나타날 수 있는 이유가, 매트릭스의 가상세계에 살아가는 인간들 그 위로 로딩되는 식으로 나타나거든요. 그러니까 램인 것이고, 스미스가 통제할 수 없는 바이러스성 버그기 되어 모든 인간 그리고 프로그램들을 잡아먹으면서 매트릭스가 문제가 생긴 것도, 메모리를 스미스가 다 처먹고 있는거거든요. 그래도 뒀다간 매트릭스 다운되는거죠. 3편의 네오 대 스미스가 결착을 짓는 전투씬의 배경을 보면 그냥 비오고 천둥만 치고 있는데 매트릭스 가상환경에 필요한 프로그램들이 돌아갈 램을 스미스가 다 점유해서 그렇다고 봅니다. 네오는 현실세계에서 메트릭스의 본체 데우스 엑스 마키나를 만나고는 거래를 제안하며 본체에 직접 usb 접속하는 식으로 매트릭스 가상세계에 진입하거든요. 그래서 스미스가 네오를 쓰러트리고 네오를 잡아먹기 직전 망설이는데, 결국 잡아먹은 스미스가 네오와 연결되면서, 거기 직접 접속한 데우스 엑스 마키나와 통신 인터페이스가 재개되면서 깡그리 삭제해버린 식이니까요. 이 때 네오의 형상이 천사의 모습을 하고,. 그 천사의 모습을 부여한 존재가 데우스 엑스 마키나라고 보면 그것도 재밌습니다. 결국 매트릭스가 리터럴리 신이라는 의미니까요. 이 문단은 약간 전문용어가 들어가는데 스킵해도 상관없겠습니다.

또 뭐가 있을까요? 주성치의 서유기 선리기연도 인상적이었어요. 주성치 사랑사랑합니다. 삐급이라고 뭐라 하는 소리는 훨씬 줄었지만 그래도 영화를 비주얼적으로 예쁘게 뽑아내려고 하지는 않죠., 라기보다 ㅋㅋㅋ 의도적으로 망가트리니까요. 그 영화 마지막에, 장군보는 손오공으로 돌아오고, 장군보 시절 사랑했던 이름이 뭐더라? 하여튼 여자 신선은 이미 죽어버렸죠. 돌아온 손오공은 삼장법사 일행을 모시고 천축으로 가는 모양인데, 어느 마을에서 떠나려는 중, 그 마을 담장-이라기보단 성채?- 위에서 다투는 남녀를 봅니다. 장군보의 환생과 여자 신선의 환생이죠. 남자는 떠나려 하고 여자는 떠나면 너죽고 나죽자 하는데, 손오공이 장군보의 환생에 빙의해 여자를 안아주고 사랑한다고-그 전에 이루지 못했던- 말하고 본체로 돌아옵니다. 두 환생체는 어영부영 그레 알콩달콩 잘살자는 식으로 흘러가고, 그런 이들을 뒤로 하며 삼장법사 일행은 마을 밖 황야로 향하죠. 그러니까 마을은 속세였고, 성채의 갈등은 극한의 번뇌였고, 그 번뇌를 단지 참아내는 식으로 무시하는게 아니라 순리대로 풀어내서 초월한 것이죠. 그리고 깨달은, 그런 행위로 깨달은 손오공은 속세를 벗어나는 식으로 연출되는 것이구요.

다른 이야기 엄청 했네요. 하여튼 그렇게 주윤발과 양자경의 이야기는 종지부를 찍습니다. 당대는 그렇게 정리되었습니다. 후대는 어떻게 될까요? 두서없이 키보드에 손가는대로 썼더니 장쯔이의 짝이 되는 호의 이야기를 완전히 빼먹었는데, 그는 주윤발이 도닦던 본거지, 아주 높은 산 꼭대기 도관에서 장쯔이와 다시 만나기로 하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둘이 천산산맥에서 알콩달콩하던 시절 나눴던 대화 중에 산의 전설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빌고 산꼭대기에서 뛰어내리면 산신령이 그 소원을 들어준다는. 장쯔이가 호에게 묻습니다. 나를 사랑하느냐고. 호는 사랑한다고 답합니다.

그리고 장쯔이는 투신합니다. 호를 바라보며 펄럭이는 옷자락을 보이며 멀어지는 식으로 엔딩이 되죠. 열린 결말입니다.

전 장쯔이가 죽지 않았고 그 도력높은 도사님들 수련하는 산의 신령님이 소원을 들어줬을거라 생각합니다. 진심이 절절했으니까요.

뭐 어쩄든, 결론은? ...마음 가는대로 하시라? ㅎㅎㅎ 진심과 행동의 괴리가 너무 심하면 고통스럽죠. 마음가는대로 가는게 순리일 수 있겠습니다. 요즘 시간이 좀 남아돌기도 하고, 서술압이 올라와서 한 번 써봤네요.
 
russ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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