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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공포영화 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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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ssel 조회수 : 729 좋아요 : 1 클리핑 : 0
이것도 미국 이야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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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전은 개전 명분부터 거짓이었고 어떤 의미론 현재의 세계에 현저한 영향을 미쳤다. 패배한 미국은 전비를 과도하게 쏟아 금본위제가 폐기되었고 그런들 즉시 그럴싸한 제도로 마찰없이 대체된 것도 아니어서-사실 마찰없는 제도 대체 자체가 환상이지만- 국가 단위 경제 주체들 전부가 격변을 겪었다. 달러의 금태환 가치를 의심한-드골이 유독 현자여서 혼자 알아차렸을리 있나-, 즉 미국의 지불능력을 의심한 또는 자신들 입장에서 유가 정상화를 원했던 산유국은 오일 쇼크를 일으켰고 스태그플레이션이 덮쳐 대안으로 신자유주의가 급부상, 실제로 세계를 지배하게 되었다.
국가와 전쟁 그리고 국민의 관계를 보면, 미국은 당시까지 국민개병제를 실시했다. 제도의 대강은 이러하다. 모든 국민이 전부 입대하진 않는다. 모든 남성은 출생과 함께 입대 순번을 받고, 입대 적령기에 병력자원이 필요하면 그러니까 전쟁이 터지면 순번에 따라 입대한다. 그리고 일종의 현역 복무 적합 판정을 한다. 일단 1. 미혼자 2. 무자녀 기혼자 3. 유자녀 기혼자의 순서로 적합하고, 별도로 국가가 판단하기에 예컨대 국익에 기여할 좋은 학력과 좋은 직장을 다니고 있으면 역시 입대에 배제된다-그게 꼭 군수회사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또한 국외의 전쟁을 수행할 연방군이 아닌 주방위군에 복무해도 입대는 배제된다, 이미 입대한 것이니까.
전황이 나빠져 교착상태에 이르자 군수물자 소모가 극심해졌다. 병력이 필요했고 적령기 미국 남성들이 추가 입대할 상황이 되었다. 따라서 군기피는 다양한 양상으로 만연했다. 조혼했다. 대학에 진학하고 간판 좋은 직장에 줄섰다. 대신 주방위군에 입대했다. 캐나다로 이민을 떠났다. 병역기피자는 수백만에 달하되 실제 재판에 회부된 건은 극소수다-단지 사법부의 업무능력을 초과한 탓만은 아니다. 기소된 인물 중 하나가 당시 복싱 헤비급 챔프 캐시어스 클레이다. 흑인인 그는 재판과 악화된 여론으로 전성기를 날려야만 했지만 어쨌든 무죄를 받았다. 그리고 고령에 복귀해 챔프를 되찾는다. 그는 개명했고 바로 무하마드 알리다. 그가 마틴 루터 킹이 아닌 말콤 엑스를 택한 것을 나는 기꺼이 존중한다.
그러면 누가 입대했을까? 이도 저도 아닌 변변찮은 이들이 입대했다. 하류층 유색인종이 입대했다. 특히 고교를 막 졸업한, 대학갈 능력이나 실력이 없던 '앳된' 성인들이 전쟁터로 내쫓겼다. 베트남전 직후 미국은 개헌을 하는데, 당시 막 고교를 졸업한 자의 나이에 투표권이 없었던 탓이다. 그러니까 투표권도 없는 '앳된' 성인들이 참혹한 전쟁터로 떠밀린 것이다. 동의할 권리도, 아니 거부권조차 없던 전쟁에 말이다. 이들은 생환해봐야 패잔병이었고, 전쟁의 명분은 전부 더러웠다. 사회는 러브 앤 피스, 반전이 지배적이어서 이들은 모든 이에게 비난당했다-난 미국에서 가끔 보도 또는 영상클립으로 소개되는 일반 시민이 참전퇴역군인에게 기꺼이 무언가를 내어주는 미담이 별로 미덥지 않다. 2차대전 후 미국은 생환병에게 전폭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전쟁도 재정도 참패한 미국은 베트남전의 패잔병에겐 내어줄 자원이 없었다. 말 그대로 이들은 애초 쓰레기로 선별되어 쓰레기로 쓰였고 이후로도 쓰레기 취급을 받았다. 전쟁이나 국방을 어떤 흥미로운 그리고 낭만적인 사색거리로 다루는 이야기를 내가 경멸하는 이유 중 하나다. 전쟁? 그냥 약탈과 강간과 학살이다. 남는 것은 쓰레기 뿐이다.
람보 시리즈가 그저 인간흉기 람보가 전쟁터에서 활극을 펼치는 내용으로 인식되는게 지배적이지만 적어도 시리즈 1편만은 완전히 다른 영화다. 그 람보가 베트남전의 패잔병이다. 영화의 시작은 미국으로 생환한 람보가 한 전우의 주소지로 찾아오는 씬이다. 그 전우는 이미 죽었고-자살이었던가?- 생환하거든 다시 만나자 약속했던 마지막 전우였다. 이제 갈 곳 없는 람보는 더풀백 하나 걸치고 정처없이 떠돌다 보안관의 눈에 수상한 자로 띄여 무례한 축객령을 당한다. 그 보안관이 람보를 겁박해 끝내 람보는 군과 게릴라전을 벌인다. 그 군이 주방위군이고 람보는 연방군이었다-게다가 아마, 그 보안관은 2차 대전의 생환병일 개연성이 있다. 엔딩, 람보는 전쟁이 끝나지 않았음을 부들부들 떨며 선언하고-람보를 버린 미국엔 돌아갈 곳이 없으니 돌아갈 곳은 전장임이 당연하다- 전장에서 구두닦이 아이의 폭탄테러로 눈앞에서 죽은 전우, 피와 고름 그리고 다진 고기가 되어 람보의 온 몸을 덮어 씌운 전우를 기억하며 통곡한다. 그게 그 씨발 좆같은 전쟁을 적나라하게 폭로한 것이다. 나는 이 영화를 불후의 명작으로 꼽는데 결코 주저하지 않는다. 어지간해선 앞서지지 않는다-그런 스텔론이 애국(?)보수(?)영화를 열렬히 찍은 이후의 이력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병역기피자는 어떤 인물들이었을까? 백인 대다수는 기소되지도 않았다. 캐시어스 클레이, 무하마드 알리에 대한 기소는 유색인종 차별로 보기에 충분할 것이다. 유색인종 차별보다 더 와닿는 설명은, 미국이 실질적으로 1등 국민과 2등 국민으로 차별했다는 것이다. 이 국민의 서열는 과거 일제 천황 파쇼가 야마토를 1등으로 조선인을 2등으로-친일 반민족 행위자로 변절한 이들은 2등 국민이 조선인의 수준이고 최선이라 글로 선동했다- 기타 3등, 4등... 이런 식으로 다룬 것과 똑같으며 현재 한국에서 지역차별과도 똑같다. 대한민국 헌법은 어떤 특수 계급의 창설도 부인한다, 그게 괜히 있는 문구가 아니다. 그렇게 미국 좋아하는 이른바 보수라는 작자들이 미국이 그렇게나 떨치려한 레이시즘과 동등한 특정 지역에 대한 차별 정서를 공공연히 표하는 것, 이유는 알겠지만 제정신은 분명 아닐 것이다.
당시 예일대 나와 주방위군으로 편법 복무한 아주 아주 유명한 백인이 있다. 이 자는 나중에 예일대 동문회 같은 자리에서 자신은 베트남전을 이미 패전으로 보았고 동남아의 늪에서 죽을 용기가 없었다고 밝혔단다, 이 자의 향후 행보에 비추어 지극히 궁색하다. 자, 향후의 행보다. 이 자는 미국의 외교 업무를 맡아 꽤나 굵직한 것이 많은지라 현재는 정말 굵직한 일을 관장한다. 몇 가지 꼽자면 그는 CIA의 이란 콘트라 사건에 연루되었다. 이란 왕정이 붕괴하고 호메이니가 집권하는 과정을 미국이 지원하려는데 의회가 반대해 은밀히 CIA를 썼다. CIA는 무기를 호메이니에게 팔고 마약을 대가로 받았다. 이 마약은 남미 나카라과에서 현금화되어 CIA의 대외업무를 위한 비자금으로 쓰였다. 그럼 그 마약은? 미국으로 유입되었다-그 동네에 소비능력 있는 동네가 미국 말고 있겠나. 마약과의 전쟁이라며 중남미 국가들에 특수부대 파견하고 이제 국경 장벽까지 짓는 작태가 웃기는 이유다. 그 다음은 이라크전의 명분이 된 대량학살무기의 존재를 입증하는 건이었는데, 그 자는 의회에 자료를 조작해 넣었다. 그가 누구일까? 그는 존 볼턴이다. 난 정세현 전장관이 존 볼턴에게 악덕 백인 농장주라 말한 것에 표현이 노골적인 것은 지적할만 하되 말 자체는 틀린 바 없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자도 안맞아, 존 볼턴 기타 네오콘 이 씨발 새끼야. 대체로 적절하다. 이런 작자들이 무슨 숭엄한 도덕과 정의의 파수꾼이자 집행자인양 행세하지만 그냥 광신도 크루세이더다-그 십자군 전쟁의 크루세이더를 난 한 치의 의심없이 광신도로 본다, 크루세이더는 오명이며 조롱이다. 내가 애국이란 말을 디폴트로 삐딱히 바라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주 진지하게 생각할 것들이 있다. 이것도 그 중 하나다. 이익의 사유화와 비용의 사회화다. 진하게 표현하자. 상선약수라지만 어떤 사회는 그 설계 자체가 위험이 약자에게 쏟아지는 구조다. 반대로 안전은 위로 쏠린다, 과도하고 과분할 정도로-그 집중된 안전망을 조금 덜어내 전체로 펴내면 위는 조금 덜 안전해지겠지만 아래는 매우 안전해진다. 단지 경제학적 용어인 분수효과니 양극화니, 확장하면 정말 어떤 상황에선 직접 즉시 당신의 목숨을 좌우할 문제가 된다. 예컨대 일본은 비정규직을 원전 사고 수습 현장에 투입했다. 책임의 직접 주체인 전력회사의 높고도 높으신 대표는 그들에게 정말로 죽어달라고 말했다, 비정규직에게 말이다.
russ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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