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틋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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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력은 긴데 머리는 마음에 안들고 인기가 많다고 해서 가보니 시장통이고 일부러 터치하면서 호감부터 사보려고 하고 참 마음에 드는 미용실을 찾기가 힘들다 차라리 일을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 ‘이 길이 제 길이 맞는지 모르겠어요’ 이런 말을 손님에게 아무렇지 않게 하며 얼굴에 머리카락이 튄채로 끙끙 애쓰는 미용사 분께 머리를 맡기는 중이다 이분도 고객들과 관계를 형성하며 개인의 성장 또한 이루어야 할테니 4년이 넘는 시간동안 머리를 담당해 주시던 미용사분이 한분 계셨다 스타일리스트 시절부터 함께해서 부실장 자리에 올라가면서 까지 함께한 미용사의 권유에 스타일도 바꿔보게 되었고 눈을 붙이고 있어도 마음이 편안했다 당신에게는 완벽한 신뢰가 있으니 남들이 그 가격을 주고 머리를 왜 하냐고 할 정도로 꽤나 가격이 나갔지만 그런 것들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 가격에는 사람에 대한 믿음과 형성된 관계로부터 오는 편한함이 모두 포함되어 있는 가격이었으니까 서울 생활을 정리하게 되어 미용실 다른 선생님께 인수인계 해 드린다 했지만 곧바로 거절했다 당신이 아닌데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한달에 한번정도는 얼굴을 마주치고 대화를 이어 나감에도 불편함이 없고 대화 없이도 마음이 편안했던 가끔 간식거리를 사가고 승진했을때나, 크리스마스때나 자그마한 선물을 건네곤 했는데 그러고보니 당신의 본명도 연락처도 아무것도 알지 못하네 나에겐 애틋하다 참. 내 마음을 잘 알아주던 당신도 서로를 알지 못하기에 속 마음을 털어낼 수 있던 당신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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