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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을 이기는데 도움이 되는 책과 영화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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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편에서는 내가 느끼는 감정이 고독인지 모르는 경우, 생각하기도 싫은 일을 겪어서 사람을 멀리하게 되어 외로움을 느끼는 경우, 또는 정말 사랑하는 연인과 헤어진 뒤 겪는 외로움을 이겨내는데 도움이 되는 책과 영화를 소개해드렸어요. 이번에는 앞서 언급드리지 못한 나머지 외로움에 도움이 되는 책 1권과 영화 1편으로 찾아왔습니다.




1. 모렐의 발명, 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



첫 번째로 소개해드릴 책은, 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가 쓴 '모렐의 발명' 입니다.
모렐의 발명 - YES24
[클럽감주를 다녀도 너무나 외로울 때, 사랑을 꿈꾸지만 사랑이라는게 어떤건지 마음에 닿지 않을 때]

배가 난파되어 무인도로 좌초된 주인공이 해변에 앉아있는 매력적인 여인을 보게되어 벌어지는 일을 담고 있는 책입니다. 내 말을 들을 수도, 만질 수도 없는 여자와 그 친구들. 무인도의 좁은 마을 속에서 매일 같이 반복되는 그들의 대화와 행동. 마치 녹화되어 영사기로 투영되는 것 같은 이 상황. 모든게 모렐이라는 한 남자의 발명으로 이뤄낸 현상입니다. 이 현상 속에 녹아들어가고 싶은 한 남자의 몸부림. 그걸 보고 있으면, 사랑의 감정을 알고 있는 분들께는 사랑의 다른 모습에 대해 놀라게 되고, 사랑이 어떤건지 전혀 와닿지도 않는, 피폐한 마음을 끌며 편안함을 갈망하는 분들께는 분명 마음 속에 어떤 인상이 새겨질거라 생각해요.

책도 얇고 금방 읽어요. 하지만 이런 류의 소설들이 그렇듯, 근원을 파해치기 시작하면 조금 실망스러운 부분이 없잖아 있긴 해요. 뭔가 엄청난 것을 기대했지만, 고작 이 정도의 일이었나? 싶은 그런거 있잖아요ㅎ 밤 열한시가 지나고 막차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아직도 파트너를 구하지 못했을 때. 집에 들어가면 혼자인 것이 싫어 어떻게든 한 명 잡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불안하고 절박한 마음을 안고 밤거리를 나와 서성인 적이 있다면 정말 도움이 많이 될거에요. 군대를 다녀와도 복학 첫 학기, 출석만 겨우하고 불안해하며 살던 제게, 4살 위 동기인 누나가 이 책을 제게 추천해줘서 많은 도움이 됐어요. 외로운 감정 그 자체를 배제하지 않고도 무탈히 정착할 수 있게 도와준 책이라 생각해요.

 

2. 쉘 위 댄스, 1996년 작



두 번째는, 스오 마사유키 감독의 1996년 작, '쉘 위 댄스' 입니다.
쉘위댄스 | 넷플릭스 (netflix.com)
[잦은 모임과 회식에 나가도 외로움을 느낄 때, 타성에 젖은 수동적인 삶으로 내면의 공허함이 생겼을 때]

여기 계신 분들의 나잇대가 대체로 저보다 높으셔서 아마 다들 보셨을 거 같지만, 그래도 용기를 내서 가져왔어요. 남들이 보기엔 뭐 하나 빠진 것 없이 완벽해 부러움을 사던, 무역상사의 부장님이 우리의 주인공입니다. 딸도 있고, 자가 집도 있고, 와이프도 예쁘고. 회사에서 일도 잘해 승진이 보장된, 너무나 안정된 삶을 살아가는 부장님인데, 사실 너무나 단조롭고 무미건조한 일상이 반복되어 점점 삶의 열정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냥 그게 눈에 보여요. 어떤 일이 생겨도 표정의 변화가 거의 없는 그 모습에서 정말 잘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삶 속, 부장님의 유일한 행복은 지하철로 퇴근하는 길, 댄스 교습소의 창가 앞에 서서 밤하늘을 바라보는 한 여인의 모습을 보는 거에요.

한 여인 덕택에 무미건조한 일상의 작은 설레임을 남자주인공이 느낀다는 클리셰는 샘 맨데스 감독이 1999년에 제작한 영화 아메리칸 뷰티에서도 나오죠. 하지만 이 영화는 미성년자인 딸 친구를 보고 헉헉 거리며 아침 샤워 때마다 자위하는 남자주인공이 개과천선하자마자 총 맞고 죽는, 블랙코미디는 아니지만 뭔가 기분 나쁜 그런 코미디 영화와는 달라요. 일상에서의 공허함, 주변 사람들과 모임에 가고, 회식을 하고, 같이 이야기를 해도 채워지지 않는 이 감정. 이걸 풀 수 있는건 '내가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라는 해답을 알려주는 영화라 생각합니다. 그게 어떤 사람에게는 이성과의 섹스, 불륜일 수 있지만, 이 영화에서는 비록 시작은 불순했을지 몰라도, 결국 댄스스포츠라는, 불륜의 온상에서도 취미로 해결하는 것을 보여주죠. 결말은 더 복잡합니다. 주인공이 마지막 댄스 요청을 받을지 안받을지 고민하는 것은 내 마음 속 동경의 대상과 이별하느냐 그대로 간직하느냐의 문제라 전 느꼈어요. 다들 어떻게 느끼셨는지 궁금하네요ㅎ 모쪼록 이 영화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친구로부터 상처를 받아 외로울 때]나 [가족에게 상처를 많이 받아 의지하지 못할 때]는 전부 아들러 심리학으로 치유가 가능한 부분이라.. 사실 1편에서 소개해드린 '미움받을 용기' 말고는 딱히 생각나는 책이 없네요.. 제가 읽은 책 중에 아들러 심리학과 관련된 건 미움받을 용기가 전부인지라, 미움받을 용기를 꼭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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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고등학교에 막 입학 했을 때 박화요비가 컴백 했어요. 그 때 라디오에 나와 한 말이 안쓰러워서 잊혀지지 않습니다.

"집에서도 항상 우울하고 외롭게 있어요. (친구들은 만나지 않으세요?) 친구들을 만나러 나가본적도 오래됐구요. 가끔 맛있는거 먹으러 다닐 때도 있구요ㅎ (그럼 집에 계실 땐 뭐하시나요?) 제가 불렀던 노래들을 다시금 불러보고 감성에 젖어있기도 하고..."

물론 친친에선 그랬냐고 화요비씨의 그런 일상을 아름답게 포장했지만, 전 너무 마음 아프더라구요. 박화요비 노래들은 전부 우울한 노래 투성이잖아요. 마음 아픈 사랑이야기들.


외로움 그 자체를 친근하게 느끼시면 안됩니다. 옆에 있던 연인, 친구들, 회사 사람들, 가족들. 그 사람들이 날 떠난다고 해서 그 외로움에 갇혀 지내시면 안돼요. 그 외로움이 친구라고 생각되는 순간, 영원히 벗어날 수 없어요. 자기연민에 빠지면 답이 없습니다. 새가 새의 신인 아프락사스-하늘에 사는 존재이기에 하늘을 상징하려고 헤세가 이런 말을 썼다고 생각해요. 에게 다가가기 위해서 자신의 세계인 알을 깨듯, 그런 고통을 감수해야해요. 혼자 깨기 힘들다면, 주변에서 알을 깰 수 있도록 조력해주는 사람의 도움을 받으면 되겠죠. 그게 연인이 됐든, 친구들이 됐던, 가족들이 됐던, 모두가 아니라면 인터넷 커뮤니티가 됐던. 자신의 알을 깨어주기 위해서 도와주는 사람들이 찾아오면 기회라 생각하고 더 쎄게 벽을 쪼아대세요. 어둡고 포근했던 나만의 세상도, 햇살이 밝게 비추고 청명한 공기가 가득한 바깥세상만큼 따뜻하고 행복하진 않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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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도입부가 조금 불편하실 수 있을거 같아 바꿨어요ㅎ 3rd coast의 everything이었습니다. 혹시 궁금해하실 분 계실까봐 제목 남겨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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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지을만한 글들은 모두 지웠지만 이 글은 남겨둘게요. 다들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
필로우토크
"It's more real to me here than if I went up," -Newland Archer, Age of Innocence, by Edith Wharton
https://dev.gutenberg.org/files/541/541-h/541-h.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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