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를 끝낸 후, 타인의 사람이 되어 버리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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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이야 연애를 하면서 잠자리를 갖는 것이 대수롭지 않은 일이 되어버렸지만, 나와의 섹스가 재미가 없을 까봐, 또는 일방적인 해소에서 끝이 날까봐 연애를 한다고 해서 바로 잠자리를 가지지 않았다고 해서 성욕이 그다지 왕성하지 않은 사람도 아닌데… 내가 함부로 그러지 못한 것은 단지 일종의 슬럼프와 같은 무언가를 하나 가지고 있었을 뿐이다. 과연 그녀는 연기인걸까 즐거운 걸까… 내가 섹스를 할 때는 서로를 갈구하는 욕망을 더 이상 자제할 수가 없을 떄가 나는 그녀의 몸 안에서 그녀를 오롯이 느끼고 싶었고, 그녀 역시 나의 그 마음을 받아주고자 하는 것도 느끼고 싶었다 나는 내 옆에 앉아 있었던 그녀의 입에 가볍게 입을 맞춘다. 미세하게 느껴지는 몸의 떨림, 가파른 숨결, 점점 붉게 번져가던 얼굴의 홍조. 그녀의 그것들이 점점 강렬해지고 커지고 있음을 나는 볼 수 있었고, 또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아마도 나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거겠지? 나의 가벼운 입맞춤은 자연스럽게 진한 키스로 변해갔고, 나는 그녀의 셔츠를 차분히 벗긴 후 브래지어를 벗겨내었다. 그녀도 나의 셔츠를 차분히 벗긴 후 벨트를 풀어 바지를 벗겨버렸다. 그리고 서로에게 남아 있던 속옷은 각자가 급하게 벗어버렸다. 서로를 부둥켜안았고 그 모습 그대로 침대 위에 쓰러졌다. 나는 그녀의 일부가 되었고, 그녀는 나의 일부가 되었다. 우리의 모든 행위들은 아름다웠지만, 사실 나는 모든 순간마다 서툴렀다. 몸으로 나누었던 시간이 내게는 제법 길게 느껴졌지만, 시계는 겨우 몇분이 지났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시계를 본 후 거세게 밀려오는 무안한 감정은 나를 어찌할 바를 모르게 만들었다. 그러한 내 모습을 보며 그녀는 까르르 웃으며 “이게 뭐야.”라며 나를 골렸었다. 그러나 이내 나를 꼭 끌어안아 주면서 내 귓가에 사랑한다고 속삭여주는 것… 거기서 부터 잠시 밀려왔던 무안한 감정은 썰물처럼 빠져나갔고 행복한 느낌만이 나를 채우고 있었다. 그녀는 나의 왼쪽 팔을 베고서 누웠었다. 우리가 묵고 있던 방은 한 동안 고요함이 흐르고 있었지만 분홍빛 온기가 가득했었다. 나를 바라보기 위해 몸을 돌린 후, 그녀를 바라보고는 잠시 타인이 되었던 내가 후회가 되었다. (나만 그런 건지도 모르겠지만) 인간은 자신이 무지한 새로운 신세계에 대해 적대적이다. 인간 관계에서도 일단 한 번이라도 말을 섞고 나면 그 사람에게 가졌던 무언의 경계가 풀리면서 알게 모르게 형성되었던 적대감이 없어지듯, 성적인 개념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라고 생각된다. 내가 모르는 섹스가 내게 적대적인 건 내가 그 섹스만의 낭만? 쾌락? 정서? 를 모르기 때문이고, 그래서 내가 먼저 적대적인 거리를 두었을지도 모른다. 아마도 내가 아는 취향은 다소 일륜보편적이 아니한가? 다들 섹스하면 정상위만 떠오르는 것럼… 조금 더 알려는 노력을 한다면, 그래서 일단 다양한 섹스와 한 마디라도 말을 섞고 나면 달라질 지도 모른다. 나는 타인이 되는 것을 잊고 또 다른 섹스에 도전 할 수 있을까? 이 글은 소설도 아니고 썰은 더더욱 아닙니다. 글을 쓰고 싶어 단편적인 스토리를 만든 것 뿐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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