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자유게시판
이야기 덕분에 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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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호니스 조회수 : 2017 좋아요 : 3 클리핑 : 0

안녕하세요. 
이번엔 어떤 이야기를 해볼까 하는 고민에 빠져 있는 
마호니스입니다.

왜? 사람들은 게시판에서 새로운 글과 사진 그리고  
스토리에 대한 목마름이 있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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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소련 스탈린 시대. 정치범 혹은 사상범이라는 이유로 
수많은 사람들이 유배 혹은 처형당하였다. (1922~1952)



이건 제가 그린 그림이 아님. (작가 미상)


그 엄혹한 시절 어느 한 여성이 있었다. 
이 여인은 남편과 결혼해서 건축 공학의 꿈을 키우며 
결혼 생활에 만족하고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남편이 간첩 혐의로 당국에 
구속되었고, 온 갖 모진 고문 끝에 사망하게 되었다.
게다가 이 여성은 간첩인 남편과 결혼했다는 이유로 
시베리아에서 가장 춥다는 ‘쿨라크 강제 노동 수용소’
로 이송돼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살게 되었다.
수용소에서 12시간씩 강제 노동을 하고 먹을 것과 
입을 것도 부족한 환경이었으며, 잠잘 공간도 매우 
열악하여 도무지 인간다운 삶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고
인간은 오히려 생활 조건이 가혹해질수록 생명력은 
강인해진다고 했던가? 

엘리트 공학도 출신인 이 여성은 수용소 생활에 적응하여 
모진 상황에도 견딜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에게서 가장 
참을 수 없는 고통은 아무것도 읽을 수 없고, 새로운 
정보나 소식도 들을 수도 없는 상황에서 온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여배우 출신의 수용자가 입소하게 되었다.
그녀는 강제 노역 후 힘겨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오셀로’(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를 암송하는 것이었다. 
하루하루 악몽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던 사람들은 그 순간
천사의 메시지를 전달받으려는 듯 그녀의 낭송에 모두
귀 기울이고 있던 것이다.

그 이후 수용소의 사람들은 힘겨운 노동을 마치고 휴식을 
취해야 할 밤 시간에도 매번 새로운 문학작품들이 
암송되었고, 집단 지성을 발휘하여 톨스토이의 장편 소설 
및 다양한 고전 문학을 집단의 기억력으로 연결하여 
입에서 입으로 한 권의 책이 완성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 기적 같은 상황에 사람들은 당연히 잠을 잘 수 없었지만 
오히려 얼굴에는 생기가 돌고 눈에는 광채가 빛나고 있었다. 

- 요네하라 마리, 「문화 편력기」 中.




오랜만에 책의 내용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여러 가지의 정보와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호기심이 많은 사람들일 것입니다.

어떤 대상에 대한 궁금증과 인류의 원초적 즐거움인 
섹스라는 매개로 교감하고 향유하고 싶은 우리. 

레홀 게시판에서 새롭게 생성되는 실존의 경험들을  
글과 사진의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알아가는 즐거운 과정. 

현실적 삶에 지쳐 은밀한 판타지의 세상과 누구에게
털어놓지 못할 속 깊은 고민과 취향을 존중받을 수 
있는 곳. 

여러 가지 형태의 글을 보고 있노라면 오픈 닉이건 
익명이건 상관없이 본인의 존재감을 어필하고 싶은 
마음은 한결같겠지요.
저 또한 이 글을 쓰는 건 같은 이유입니다.

레홀에서 각자의 경험이나 즐거움을 공유하는 와중에 
만남과 성(性)스러운 교류가 성사되는 허브가 되시길 
바랍니다.

이상 마호니스였습니다.
Peace!~

 
마호니스
아르카디아의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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