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란 참 성가시다.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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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픽션 입니다. 한동안 그녀위에서 끌어안으며 머물렀다. 사정은 했지만 사정의 충만함이 여운을 남기게 만들었다. 그녀도 나를 계속 끌어 안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나는 그녀 볼에 키스를 하고 옆으로 누워 그녀를 마주 보았다. “좋았어요?” “네 좋았어요.” “나도 좋왔어요.” 마주 보고 있는 그녀는 살짝 미소를 보여주었다. 나는 섹스가 끝났는데도 그녀의 살결에서 멀어지고 싶지 않았다. 생각보다 너무 짧은 시간처럼 느껴졌다. 솔직히 너무 짧았다. 아니.. 같이 있는 시간이 짧았다. 옆으로 누워있는 그녀의 얼굴을 살며시 만지고 싶었다. “혹시… 다시…” “그럼 우리 이제 같이 샤워해요.” “네?” “이제 샤워하고 마무리 해야죠.” 그녀가 뱉은 짜여진 코스처럼 샤워 하자는 말이 방금전의 감정들을 모조리 부셔져 버렸다. 아까전까지만 해도 그녀가 콜걸이라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능숙하게 내 몸을 씻겨주고 수건으로 말려주는 것을 보고는 잠시나마 환상을 젖어 있었다고 생각되었다. 그제서야 현타가 오고 있었다. “다 했어요. 밖에서 기다리세요.” “아니요. 저도 씻어줄께요.” “아니에요. 불편해요. 부끄럽고…” ‘부끄럽다고?’ 섹스까지 해놓고 씻어주는게 부끄럽다니… 생각해보니 처음에 부들부들 떨었던 그녀의 표정이 한결 밝아졌다. 그녀는 아마도 이 노역을 끝내고 수금을 기다리는 해방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쓸쓸함이 찾아왔다. 현타 때문인 것 같았다. “그럼 제가 씻을 때 까지 옆에 있을래요?” “아… 네….” “처음에 변태일까봐 무서웠어요. 가끔 점잖은척 하면서 폭력적인 사람이 있거든요. 대부분 안경 쓴 사람이… 그래서 좀 무서웠어요.” 그녀는 민망한지 거품을 바르고 샤워를 하면서 속내를 이야기했다. 긴장하지 않고 밝게 말해주는 것이 듣기 좋았으나 잘 들리지 않았다. 생각이 많아졌고 궁금한것이 많아졌고 이야기를 더 하고 싶었다. “남자친구 있어요?” 이건 그냥 섹스일 뿐인데… 왠지 여운이 남았다. 아무 말이나 시켜서 시간을 벌고 싶었다. 전 남친은 그녀가 하는 일을 알자마자 떠나버렸다고 했다. 고지식한 새끼. 소유욕 넘치는 새끼. 등등 신나게 욕을 하더니 그래도 많이 좋아했다고 독백아닌 독백을 했다. 그녀도 샤워를 끝내고 수건으로 몸을 닦으며 옷을 입으러 욕실 밖으로 나왔다. 이제 인사를 하고 그녀를 보내면 되었다. 그녀가 핸드백을 들고 인사를 할려고 할 때에… “저기.. 물어보기 민망한건데… 기분 나빠하지 않으면 좋겠어요” “뭔데요?” “원래 섹스 할 때… 그렇게 해요?” “뭐가요? 뭐가 마음에 안들었어요? 오럴을 안해서 그래요? 왜 그걸 다 끝나고 얘기해요?” “아니에요.. 마음에 안든게 아니에요!” “그럼 왜그래요!?” “아니.. 섹스하기전에 어깨에 누워서 스다듬어 주고 뽀뽀하고 키스하고 안아주고 그러냐고요. 마치 연인같아서 위로 받는 기분이었어요.” “아~~ㅋㅋㅋㅋㅋ” “슬리핑딕셔너리 라고.. 영화인데 알아요? 그런거 라고 생각하면 되요. 결혼도 안했다고 하고… 애인인척 하면 좋아할 줄 알았어요. 그럼 쉬다 가세요~” “잠깐! 잠시만요!” “자꾸 왜 그래요!! 무섭게…” “제 명함인데요. 밥이라도 사고 싶습니다. 다른 뜻이 있는거 아니에요.” 그녀는 내 얼굴을 뻔히 쳐다보고는 알았다는 듯이 내 명암을 받아 갔다. 나는 그날 내가 왜 그랬는지… 다음날 크게 후회 했다. 정신이 들고 내가 무언가 크게 홀린게 아닌가 싶었다. 아마도 그녀의 감정적인 스킬에 내가 현옥된거라 생각 되었다. 나이를 먹어도 적응되지가 않는다. 외로움이 쌓이면 어느 하나 적응 할 수 없고 어린애 처럼 나약해 진다. 시간이 지난 후 일상이 무심히 스쳐갔다. 회사를 다니다 보면 잠깐 멈춰 이 기이한 생물체는 도대체 뭘로 구성되어 있는지 궁금하다는 듯 쳐다보는 사람이 있다. 사람과의 관계가 아닌 인간과 비인간의 관계라는게 느껴지는 삭막한 곳이다. 퇴근하려고 하는데 집에 가기 싫다. 그렇다고 어디 갈곳도 없다. 회사앞에서 생각에 잠긴다. 무언가는 하고 싶은데… 할 일도 없다. 멀리서 또각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냥 지나가는 소리라고 생각하기엔 너무 선명하게 들려오고 있었다. 그 소리가 나를 향해 다가오는 소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힐긋 쳐다보았다. 그 여자였다. -3편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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