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p of Fai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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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쌔신 크리드 해보신 분들이면 아마 보셨을텐데, 대강 높은 곳에서 짚더미로 투신하는 행위로 연출됩니다. 실사 영화에도 나왔다지만 하도 망해서... 영화에서라면 와호장룡의 엔딩씬이 그러하죠. 원문은 키에르케고르랍니다. 신을 믿고자 하면 존재 증명이 필요한데 하도 잘 안되서, 결국 믿기 위해 믿어야 하는, 논리에 기대지 않는 도약이 필요하다 대강 그런 의미로 쓴 말이랍니다. 기독교의 신을 의미하니 Faith는 신앙이 되겠지만 보편적으로 쓰자면 대강 신념의 도약 정도 되겠죠. 그래서 투신 행위 자체는 아닌데, 잘 연출된 장면은 정말 추상적인 느낌으로 와닿을 떄도 있습니다. 지인과 최근 대화하다 질문을 받았습니다. 지인은 여자로서 본인 입장에서 두 남자가 있는데 하나가 a면은 낫고 다른 하나는 b면이 낫다면 누굴 선택하냐. 이런 질문을 하더군요. 이런 질문은 사실은 답이 딱히 없습니다. 기준이 하나면 간단히 누가 더 낫다고 할 수 있지만 기준이 둘만 되어도 이렇게 상충하는 관계가 나오니까요. 가위바위보는 세 개의 선택지로 물고 물리지만 그냥 기준이 두 개만 되도 이런 일은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지인이 말하는 내심도 갈팡질팡하는거죠. 그럼 답은 뭘까? 어떤 이는 어떻게든 이 두 기준을 종합한 비교를 할 수도 있겠습니다. 경제학이 이런거 하죠. 무차별 곡선을 짜보는데 사람의 속성을 수식화하는게 될까? 그런건 코에이 삼국지나 되는거죠. 그래서 기회비용으로 나갈 수도 있겠지만 애초 수식화가 곤란하기 마련입니다. 제 답은 신념의 도약입니다. 둘 중 무엇을 선택해도 순환은 불가피, 비교로 선택하는건 어차피 불가능하니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감당? 책임? 선선히? 적어도 포기한 선택에 아쉬움을 남기지는 말라는 정도 되겠죠. 그리고 이런 일은 비일비재할 수밖에 없어요. 어느 면으로 비교해봐도 절대적으로 우월한 선택지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애초 그런 선택지는 희박하거든요. 그런 선택지를 만나는 것 자체가 어렵습니다. 이 희박함이란 통계적 아웃라이어 수준일텐데, 간단히 말해서 어딘가 존재하지만 내 생애에 만날 일은 없다는거죠. 그러니 우리는 어떤 의미에서 고만고만한(?) 선택지 앞에서 갈팔질팡할 수밖에 없습니다. 빈번히 만나는 이런 상황에서 무차별 곡선 그리고 기회비용 따지는건 실익이 없는 일이죠. 결국은 신념의 도약, 혹은 호연지기. 그런게 필요하단거죠. 이래 답했더니 그럼 도약은 한다고 쳐도 어쨌든 결정 방법은 아니잔냐, 이런 질문이 들어오더군요. 경험을 되돌아보니, 결국 선택하고자 하면 그런 마음이 차올라야 선택이 되는거죠. 그러니까 어떤 대상에겐 충분한 마음이 올라올 수 있을겁니다. 석탄일을 맞아 문득 이런 저런 생각이 들어서 무언가 경건한 글감이 떠올라 썼지만 뭐 그다지 불교적이지는 않...으려나? 어쨌든 휴일 잘 보내셨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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