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자유게시판
2년전 겨울밤 차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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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한드로 조회수 : 1805 좋아요 : 0 클리핑 : 0
그사람을 처음 만났던건 22년 늦봄이었어요. 저는 취준을 하며 주말에는 꾸준히 성당을 다녔던 청년이었고 그분은 새로 이사를 와서 성당에 전입을 와서 홀로 어색한 분위기로 앉아있었어요

저는 혼자서 아는 사람도 없이 주변만 계속 두리번 거리던 그녀를 처음 본 순간 부끄럽지만  '이사람 알고싶다' 라고 생각했었요

아무튼 미사가 끝나고 나서 사람들은 끼리끼리 밥을 먹으러 갔고 저는 친한형과 함께 담배한대 태우고 집으로 돌아가려는 길에 성당뒤 골목길에서 그분을 마주쳤습니다.

그리고 저는 용기를 내서 "혹시 이번에 새로오신 분 맞으실까요? 아까 성당에서 뵜었던거 같아서요" 라고 했고 그분은 웃으면서 누군가가 먼저 말을 걸어줘서 고맙다는 느낌이 드는 표정과 낯선 사람이 갑자기 말을 거는것에대해 거리를 두려고 하는 발걸음이 공존했었던것 같아요

그러다 같이 걸어가면서 이야기를 해보니 이런저런 성향이 잘 맞기도 하고 대화가 계속 지속이 되더라고요, 정치경제적 성향, 시사에 대한 관심도 기타 등등이 짧은시간에도 잘 통했고 가장중요한 서로에 대한 질문과 답이 너무나도 부드럽고 자연스레 흘러가고 이어졌던 좋은 시간이였어요. 대화를 서로 끊고 싶지 않아 일부로 골목길을 빙빙 돌았던걸로 기억이 나네요

그러다 그냥 이야기만 하며 걷는것을 멈추고 집으로 가야할때쯤 저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저녁이나 먹고 갈래요? 이동네 맛집이 있으니까 가볍게 한잔 하고 가시죠" 라고 했고 그분은 그러자고 하셔서 저의 단골집에 같이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식당에 들어가 자리에 앉으니 '마스크를 벗기가 부끄럽다, 메이크업을 안했다' 라고 하자 저는 "그럼 저는 면도 안했으니까 퉁하실까요?" 하자 그분의 눈꼬리가 살짝 올라가면서 그러자고 했었어요.

저는 그 순간이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네요 정말 예뻤어요 지금도 그때 생각만 하면 생각이 잠길정도로요.

아무튼 요리를 시키고 한잔씩 주고 받으며 서로가 무슨일을 하는지, 원래 어디서 살았는지를 이야기하며 점점 서로의 개인적인 배경을 이야기를 했었요 그러다 나이를 이야기를 했는데 저보다 10살 연상이더라고요.

어느정도 알딸딸해지면서 서로의 과거 연애이야기를 하다보니 그분의 이야기도 듣게되고 자연스레 저도 직전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죠 그리고 직전의 그사람도 10살 연상이었다고....

그러자 그녀에게 더있는지도 몰랐던 관심과 집중을 봤죠.
'어떻게 만났냐', '10살 차이였는데도 잘 맞았냐'

그리고...

'왜 헤어졌냐'

그냥 저는 솔직히 이야기 했습니다.

물론 여기서 자세히 말씀못드리는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암튼 저의 이야기의 끝은 그때의 창문밖 풍경처럼 어두웠고 남은건 다운된 분위기와 빈병 뿐이였어요.

그래서 저는 "이쯤하고 일어나실까요" 라고 했고 그분도 그러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문밖으로 나오니 저희의 긴 대화에 끼어들지 못했던 술기운이 찬바람을 맞으니 순식간에 튀어 나오더라고요

갑자기 온 술기운의 힘을 빌려 저는 "여기 근처에 밤에 걷기 좋은 공원 있는데 거기나 잠깐 걷고 갈래요?" 라고 했고 그분도 좋다고 하셔서 우리는 택시를 타고 무작정 공원으로 갔습니다.

달밤이 비추는 잔잔한 호수면이 정말 아름다웠던 밤이었어요.

그분과 저는 호수 산책길을 걸으며 아까 한잔하며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했어요.

그러다 점점 이야기할 거리가 사라졌고 그 빈자리를 침묵이 찾아오자 저는 머리는 고민하지 않되 조심스럽고 천천히 그분 손을 잡았죠.

그러자 그분의 손가락이 움직였고 저는 혹시나 해서 손을 놓으려던 그때 그분의 손가락이 제 손가락 사이로 들어오더라고요.

그때 저는 느꼈어요 그냥 하고싶은대로 하자고.

그러고 나서 공원에 가면 제가 항상 가던 가장 높아서 일대의 전경이 보이지만 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았던 저만의 스팟으로 그분과 갔어요.

그리고 거기에 있는 바위위에 앉았고 그분은 자연스레 제 다리위에 앉았어요. 그리고 서로가 먼저랄것도 없이 끌어안고 그 뒤는.... 여러분의 상상에....

그리고 나서 시간이 늦어 추워질때쯤 저는 그분의 집까지 데려다 드렸고 내일이, 아니 오늘이 월요일이란게 너무 아쉬운 나머지 놀이터에서 다시 또 대화를 나누었고....

그러다 너무 시간이 늦어 아쉬운 인사를 하고 저도 집으로 들어가는길이었어요 그러다 갑자기 그분이 저한테 전화를 주시더라고요

'내가 침착하지 못했던거 같다. 미안하다 그냥 동생으로 있어줬으면 좋겠다'

폰으로 쓰는거라 조금 힘드네요 다음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적겠습니다
알레한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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즈하 2024-06-07 15:50:30
아니..!! 상상에 맡기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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