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사랑을 하는 이유는 그냥 행복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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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열등감, 죄책감 등이 압도적인 폭력의 시기를 만나게 되면 쉽게 납득할 수 없는 사랑이 감정 으로 바뀌게 되는 것을 느낀다. 어디까지를 일컬어 사랑이라고 말해야할지 짐작하기조차 어려웠지만 많은 사람들이 다른 감정들, 예를 들어 증오심이나 복수심 혹은 공명심 등을 사랑으로 오인한 것은 분명했다. 여행을 나선 길에서는 머리속이 아니라 가슴속 깊은 곳에서 절로 경탄하게 되는 아름다운 풍광들과 끊임없이 마주치고 만남과 이별을 두려워한다면 언제나 제자리에서 스스로를 속박하거나 상대를 구속하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사랑이 눈처럼 영원히 한곳에 머무를 것인가, 눈사람 처럼 한걸음씩이라도 앞으로 나아갈 것인가는 스스로가 결정할 일이다 바람을 타고 전해져오는 너의 싸늘한 망실감에 추위를 느낀다. 문틈 새로 빠져 나온 너의 거대한 슬픔이 광자들의 움직임을 타고 아련히 전해질 때 떠난 아이의 흔적을 훑는다, 혹독한 추위 속 너만의 동굴에서 홀로 버티고 있을 너의 그림자가 아른거려 눈시울에 젖는다. 마치 홀로 블랙홀에 빠진 듯, 아픈 기억과 감정이 되풀이될 때가 있다. 나 혼자 감당하기 벅차서 무력감에 빠지기도 한다. 만약 내 자신이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조금이라도 용기와 힘이 남아있을 때,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고 내 이야기를 꺼내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과거의 감정과 현재의 감정을, 오래된 이미지와 새로운 이미지를 비교할 수 있다면 분명한 차이를 보여줄 수 있을 텐데… 만일 삶에 주어진 것이 시간이 아니라면, 일생동안 주어진 어떤 것, 그것을 채웠을 때 혹은 소모했을 때 끝나는 거라면 갑작스레 맞닥뜨린 짧은 생의 끝을 설명할 수 있을까. 만일 그것이 사랑이라면 아직 주어진 만큼 충분히 사랑하지 않았기에 더 많은 시간을 채워야 생이 끝날테고, 만일 그것이 열정이라면 무언가 뜨겁게 미칠만한 것을 발견할 때까지 권태로운 삶을 지켜야 할 테지. 그러면, 농축된 시간을 뜨겁고 열정적으로 보낸 사람은 할당된 사명과 열정과 행동과 사랑을 다 채워버렸기에 혹은 주어진 에너지가 모두 소진되었기에 삶이 일찍 끝나버리는 건 지도 모른다. 마음 한 자락이 너에게로 가 닿기를, 그리하여 얼음처럼 차갑게 굳어진 너의 마음을 조금 녹일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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