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선자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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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같은 사랑은 언젠가 빛과 열이 약해져서 서서히 꺼지는 순간이 있겠지만, 그 약속이 실현되면 인연은 계속된다. 그러나 때로, 약속이 실현되기 전에, 약속을 만들기도 전에 인연은 끝난다. 짧고 긴 만남이 끝나고 끝과 끝 사이에 남아있는 물건들, 만져지는 것들, 망막이 초점을 맺으면 그 물건에서 반사되는 빛을 뇌신경 회로에서 처리되는 것들이 있다. 그것들은 만남을 회상시켜준다. 어리석었던 첫 끌림과 바보같았던 사랑과 또 그렇게 수순을 밟고 지나간 언쟁들과 싸움들을 기억한다. 기억과 결합해 과거를 과거 속에 버려두지 않고 자꾸 현재에 끌고 오는, 그리하여 잊고 싶은, 잊어야 하는, 과거의 시간을 붙잡아주는 물건들이 있다. 왜 우리는 그런 것들을 쉽게 버리지 못할까. 그것은 또다른 나이기 때문이어서가 아닐까. 혹은 또다른 너 이기도 하기 때문에, 그 너와 내가 박제된 과거 속에서 아득한 망각 속으로 가라앉지 않고 자꾸 떠올라 자맥질할 때 우리는 안다. 인정받기를 원하는 것은 진화한 인간이 가진 기본적 속성인 모양이다. 모든 것은 애정결핍에서 비롯되었을 지도 모르겠다. 인정받기를 원하는 마음에서 결핍이 생겨나고, 그 결핍을 감추기 위해 생겨나는 크고 작은 상처들은 한 사람의 인생에 치명적일 수 있지만, 인류 역사에도 위협이 되기도 한다.. 몸이 아프다. 피곤이 겹치고, 두통과 섬유근육통이 계속해서 신경을 자극한다. 시간에 박차를 가하는 감정이 있고, 한편으로 그것은 더디게 하는 감정이 있다. 그리고 가끔 시간은 사라져 버린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통증과 그로 야기된 불편한 마음을 한 발 물러서서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인정해 본다. 서랍 속의 두통약 펜잘이 간절하다. 먹을까 말까. 다시 심호흡을 해본다. 원인.. 아픔의 원인은 어쩌면 내재된 자아 속 어린 시절 인정받으려고 했는데 충족되지 않았던 욕구 때문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 시절의 어디엔가 받지 못한 무언가의 결핍이 있었을 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런지도 모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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