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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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지금 덤으로 살고 있는 것 같아 그런 것만 같아 나, 삭정이 끝에 무슨 실수로 얹힌 푸르죽죽한 순만 같아 나, 자꾸 기다리네 누구, 나, 툭 꺾으면 물기 하나 없는 줄거리 보고 기겁하여 팽개칠 거야 나, 지금 삭정이인 것 같아 핏톨들은 가랑잎으로 쓸려 다니고 아, 나, 기다림을 끌어당기고 싶네 _황인숙 <나, 덤으로> 누구나 가끔 이런 기분이 들 때가 있죠… 섹치광이가 섹스에 흥미를 잃고 섹스한, 섹스할 여자가 아니면 만나지도 않던 내가 그냥 만나서 웃으며 함께 시간 보내는 것만으로도 기쁨을 느끼게 되는 그런 순간에 오래전 샀던 못난이 진주 팔찌가 어제 툭 하고 끊어져 바닥에 알알이 흝어진 진주알들을 줍다말고 그 못난이들을 살펴봅니다. 하나같이 다들 너무 예쁜 아이들이더군요 이 아이들도 삭정이 취급 받으며 동남아 시장에서 몇천원에 팔리는데 백화점에서 팔리는 완벽한 빛깔, 완벽한 모양 아이들 보다 나는 이 아이들이 더 예쁘고 아름답습니다. 나도 기다림을, 끌어 당기고 싶습니다 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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