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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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노라 보고 옴 한줄평은 ‘사랑이든 협상이든 최소한 스스로의 인생에 대해 자기 결정권이 있는 상대와 하자’ 션 베이커 감독은 원래 좋아하고 더군다나 칸 황금종려상 탄 영화라 해서 고질병인 지적 허영심으로 안볼수가 없었따 원래 영화에 대해 사전 정보를 많이 안보고 가는 편인데 예매하면서 슬쩍 본 줄거리는 이랬따 “뉴욕의 스트리퍼 ‘아노라’는 자신의 바를 찾은 철부지 러시아 재벌2세 ‘이반’을 만나게 되 충동적인 사랑을 믿고 허황된 신분 상승을 꿈꾸며 결혼식을 올리게 된다. 그러나 신데렐라 스토리를 꿈꿨던 것도 잠시, 한 번도 본 적 없는 ‘이반’의 부모님이 아들의 결혼 사실을 알게 되자 길길이 날뛰며 미국에 있는 하수인 3인방에게 둘을 잡아 혼인무효소송을 진행할 것을 지시한다. 하수인 3인이 들이닥치자 부모님이 무서워 겁에 질린 남편 ‘이반’은 ‘아노라’를 버린채 홀로 도망친다. ‘이반’을 찾아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싶은 ‘아노라’와 어떻게든 ‘이반’을 찾아 혼인무효소송을 시켜야만 하는 하수인 3인방의 대환장 발악이 시작된다…” 여기까지 읽고 로맨틱 코미디인가 싶어 귀여운 여인 좋지 하면서 들어갔는데 보고 나니 왠걸 이건 로맨틱 코미디로 시작하긴 하는데, 코미디인줄 알고 들어간 관객에게 맛뵈기로 조금 웃겨주다가 어느 순간 정신 못차리게 자신의 생존권과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한 직업 여성의 투쟁을 그린 장렬한 휴먼 드라마를 때려박는다 감독의 다른 영화가 그랬듯 내가 본 결말이 내가 이해한 게 맞나 갸웃하며 극장문을 나서게 만든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고 돈으로 사람을 계급짓고 계급에 따라 타인을 무시할 권리를 부여받는다는 천민자본주의 사회에서 진짜 존엄한 것, 인간다운 게 뭔지 주인공인 창녀에게 한수 배우고 나온 기분이다 자신의 노동으로 먹고 사는 노동자 계급인 우리 모두가 보았으면 하고, 섹스에 대해 다른 패러다임을 가지고 있는 레홀러분들도 꼭 봤으면 하는 영화입니다 적어도 이 공간에 있는 분들은 직업여성은 더럽고 성매매는 금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으실거라 믿기에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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