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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salove 조회수 : 877 좋아요 : 3 클리핑 : 0
오늘 게시판 소동에 아쉬운 생각이 들어 글 올려봅니다.. 


<비정상의 정상화>

예전에 친한 여사친 한명이 고민을 토로했다.
"남친의 열정이 예전같지 않다."

나는 이런 말을 해줬다.
"이성을 유혹하기 위한 화려한 깃을 가진 공작새를 봐라. 종을 불문하고 숫컷이 암컷보다 더 많은 섭리 탓에 숫컷은 암컷에게 간택(?) 받기 위한 몸부림을 친다. 사람이라고 다를까? 첫눈에 동시에 반했어요는 가능성이 없진 않겠지만 소설같은 이야기라, 보통은 남성이 여성에게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기 마련. 그런데 사람은 화려한 깃도 없다. 외모, 키 이런 외형적인 부분을 빼면 결국 할 수 있는것은?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대 능력치 이상으로라도, 상대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는것. 더 많이 배려해주고 더 많이 생각해주는 행동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감화시켜 애정을 얻고자 하는게 아닐까? 
그런데, 이것은 비정상이다. 내가 가진 시간, 에너지 100%를, 혹은 110%, 120%를 항상 상대방에게 쏟을 수는 없다. 우리는 사회 생활도 해야하기 때문에. 그래서 이성간의 관계가 안정화 되면 자연스레 상대방에게 쏟는 시간과 에너지가 줄어들기 마련이고 이것이 정상화 과정이 아닐까?"


<우선순위의 문제, 우선순위는 상황에 따라 바뀐다>

생각은 다양하고 여러 이견이 있을 수 는 있을지 몰라도, 내가 생각하는건 이렇다.
초반의 비정상적인 과한 애정은 관계가 안정화되고 시간이 갈 수록, 일상적인 부분에도 다시 재분배를 해야한다.
둘만 좋아 죽고 사는 세상이 아니잖는가? 일도해야 하고, 공부도 하고, 취미 여가도 즐겨야 하고, 데이트도 해야한다.
초반에는 이성의 관심을 끌기 위해 취미/여가를 포기하거나 줄이고, 심지어 일이나 공부도 미뤄두기까지 한다. 
이러한 시간과 에너지 분배는 분명 유지될 수 없다. 당장에 우선순위의 문제라는 것.
그러나 관계가 안정화되고 신뢰가 구축되면, 우선순위는 당연히 바뀐다. 
일이나 공부가 더 앞설 수 있고, 어떤이들은 미뤄뒀던 취미를 찾을 수도 있다.
그러면 상대방에 대한 애정이 식었기 때문에 그런가? 대부분의 남성들은 그게 아닐 것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여성들이 느끼는 감정이 '애정이 예전과 같지 않다'고 서운해 하는것. 그리고 어찌 보면 이렇게 느끼는게 인지상정이 아닐까?

<잡은 물고기 관심도 안 준다? 아냐, 잡은 물고기 사료값도 생각해보자고>

시간이 지나면 나쁜 기억도 시간에 희석되어 좋은 기억만 남는다.
하물며 상대의 애정어린, 배려심 넘쳤던 기억들이 오버랩되며 서운함이 증폭될 수 있겠다 싶다.
흔히들 '이제 잡은 물고기라고 관심도 안 준다 이거지?' 이러며 시작되는 클리셰.
그런데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볼 필요도 있지 않을까? 
둘만 좋아 죽고 못 사는 그런 세상이 아니다. 
상대 남성의 입장에서 초반의 오버페이스 입장도 생각해봐주면 좋겠다.
애정의 크기와 깊이가 확장될 수록, 함께 더 상대의 입장을 배려해 보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예를 들면, 매일 데려다 주던 네가 요즘은... 매번 데이트 비용도 네가 내더니 요즘은....나한테 돈쓰는게 아깝다는거야? 이런것들.
당연한게 아니다.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 
그 남자, 매번 데려다 준다고 본인은 어떻게 집에 가야하나 고민했을거다.
그 남자, 매번 데이트 비용 무리해서 낸다고 카드값에 허리 휘청였을거다.
이렇게 해서는 관계가 장기간 유지될 수 없다.
더 행복한 장기적인 관계를 생각한다면,
앞으로 더 맛난것 먹으며 데이트 하고 싶다면,
그가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지.. 잡은 물고기 앞으로 잘 케어하려면 능력치 업그레이드 해서 돈 더 많이 벌어야 한다.
(물론, 사고와 행동이 지극히 정상적인 남성이라는 전제하에..)


<왜? 갑자기 이런 뻘글을?>

오늘 게시판을 보다가 나오는 언쟁을 보고, 문득 그 예전 친구의 한숨섞인 토로가 상기됐다.
특히나 성인커뮤니티의 압도적인 남성의 성비를 생각해보면 여성분들이 얼마나 많은 쪽지를 받을지, 그리고 그 내용은 안봐도 비디오다.

남성분들. 생각해보자. 초반 쪽지 보낼때 최대한 관심을 받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가? 문구 하나 하나 고민을 해가며 말이다.
비단 여기 뿐만이 아니고, 보통 이성을 만날때도 마찬가지이다. 초반에 데이트 비용 여성보다 더 쓰지 않나? 첫관계를 가질때 모텔비 반띵하자고 했나?
관계가 발전되고 안정될 때 이런 불만을 이야기할꺼다.
'왜 내가 다 내? 왜 내가 더 많이 부담해? 지금 시대가 어느시댄줄 알고..'
물론 같은 남성 입장에서, 그리고 연애하던 시기를 거쳤던 입장에서 일방적인 부담에 대한 상대를 향한 원망을 이해 못 하는 바가 아니다.
그래도 그럼 첫관계 갖는 모텔에 가서도 이런말을 했어야지... 

여성분들. 역시 생각해보자. 
애정이 예전만 못 하다고? 초반과 비교하면 십중팔구 다 예전만 못 할 거다. 그럼 당신은?
내돈도 소중하지만 상대의 시간과 돈도 소중하다. 

<결국은 공감, being empathetic>

다시 한번 밝히지만, 이 글은 지극히 정상적인 이성을 전제하고 썼다.
흔히 말하는 저급한 표현으로 먹버나 문어발 연애를 일삼는 남자라거나, 여왕벌 놀이를 즐기는 여성을 상정한 것이 아니다.
같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뭔 이리 상대를 잡아먹지 못 해 안달일까?
상대의 입장에서 한 번 쯤 더 생각해보는 공감 나누기가 아쉽다.




 
 
 
chusa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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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2 2024-11-06 13:54:29
첫 남자친구가 생기고서 발급만 받아두었던 신용카드를 처음 썼던 기억이 왜 이 글을 읽으면서 떠올랐을까요 ㅋㅋ
chusalove/ 그건 612님이 공감의 아이콘이라서요? :)
612/ 어 언제부터 무엇 때문일까요
chusalove/ 아...스쳐가며 봤어요. 게시글들에 덧글을 남기시는 것들. 더하기, 공감을 구하는 글에 덧글 남겨주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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