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자유게시판
친구.  
0
아뿔싸 조회수 : 746 좋아요 : 0 클리핑 : 0



어느 날 친구를 만나러 낯선 술집에 갔었어요.
록음악이 크게 나오는 바였죠.
친구는 그 시끄러운 곳 구석진 자리에
혼자 가만히 웅크리고 앉아 있었어요.

참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예요.
가끔 생각날 때 하는 몇번의 전화는 
통화로 이어지지 않았고
괜한 번거로움이 될까봐
잘 있겠거니 하면 더 이상 연락하지도 않았는데
어느 어둑한 밤이 익숙해질 무렵에
술한잔 하자는 연락이 와서 부리나케 달려갔었죠.

그 구석진 자리에 맞은편에 앉으려 하니
그 친구는 말없이 옆자리를 손으로 가리키네요.
마주보고 앉으면 시끄러워서 
말을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공간이긴 했죠.

갑자기. 뜬금없이.
그렇게 친구와 만났었죠.

어떤 계획 보다
어떤 약속 보다
어떤 핑계 보다

그렇게 갑자기.뜬금없이.
만나게 되는 경우가 의외로 더 많은거 같아요.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그냥 앉아 있었어요.
탁자위에 놓인 맥주병을 보다가.
서로의 얼굴을 보다가.
음악을 듣다가.

어떤 말이나 행동보다
그렇게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는 친구였나 봐요.

한 시간 정도 앉아 있었을까요.
둘은 일어서서 바를 나갔어요.
밖에는 아직도 찬바람이 불고 있는 밤길 이였고
우리는 그렇게 옷깃을 여미며 걸었어요.

정거장 까지 걸어가는 그 짧은 시간에
우리가 언제 다시 만날수 있을까 를 생각하지는 않았을거예요.
만나고 싶다면 만날 수 있다고 말하겠지만
그것을 행하는 것이 그렇게 쉬운 것이 아니라는 현실을
친구도, 나도 충분히 알고 있었으니까요.

친구가 태운 버스는 밤의 어둠사이로 아늑해지고
나는 밤길을 걷고 싶어서 버스를 타지 않고 천천히 걸었어요.

이 깊은 밤에도 여전히 사람들은 많더군요.
친구와 나도 이 많은 사람들 무리 속에 끼여있었네요.

모두 어떤 사이들일까요.
모두가 즐겁고 편한 사이일까요.
자신은 숨긴 채 괜한 몸짓으로 상황에만 익숙해지려는 사람들일까요.
사랑이 세상에 제일이라고 목청껏 외치는 사이일까요.

 

궁금했어요.

어떤사람들일까.
나와 같은 사람들일까.


또 다시 어느날 갑자기 뜬금없이 그렇게 만나겠죠.
아뿔싸
어둠을 더듬거리다 우연히 마주하게 된 성적 취향
    
- 글쓴이에게 뱃지 1개당 70캐쉬가 적립됩니다.
  클리핑하기      
· 추천 콘텐츠
 
섹스는맛있어 2024-11-18 23:40:09
담백하네요. 선약없이 뜬금없이 만나면 어쩐지 더 반갑기도  해요.
아뿔싸/ 네, 그럴거 같아요. 그렇게 우연히, 예고 없이. 지나가다....그렇게 만나게 되면 훨씬 반갑기도 하고 그 반가움은 재미가 되기도 할거예요. 특히 그 상대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그 기분은 많은 간극이 생기겠죠. 자주 보지는 못해서, 어느날 우연히 만나게 되더라고 너무 반갑고 행복한 상대면 좋겠네요..예기치 않은 이라는 단어는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기도 하구요....혹시 모르죠...섹맛님을 우연히 보게 될지 ㅎㅎㅎㅎ...늘 건강하십시요^^*
1


Total : 36946 (2/1848)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36926 재혼 친구 벤츄 2024-11-21 1083
36925 여러 잡소리4 [17] 섹스는맛있어 2024-11-20 1779
36924 착각. 바람속에서 2024-11-20 603
36923 [오운완] [2] russel 2024-11-20 981
36922 아 죄송합니다 [2] 류꾸꾸 2024-11-20 849
36921 감각적이고 솔직한 만남을 꿈꾸며 가입 인사 드립니다!.. 뀰단지 2024-11-20 693
36920 주식회사 똥손(feat.오운완) [14] 오일마사지 2024-11-20 953
36919 새라울 카페 [36] 밤소녀 2024-11-20 2363
36918 상상. 바람속에서 2024-11-20 563
36917 [오운완] [8] russel 2024-11-19 1012
36916 저영추 [5] 라라라플레이 2024-11-19 763
36915 성욕 복구 완 [37] 즈하 2024-11-19 2699
36914 너 맛있잖아. (feat. 아슬아슬했다.) [18] 쁘이짱 2024-11-19 2185
36913 오운완 [7] 오일마사지 2024-11-19 568
36912 추워진 날씨..적응안되요. [3] Snowgirl 2024-11-19 1310
36911 (펑)살며시.. [13] Onthe 2024-11-19 2079
36910 겨울이 싫은이유. [5] Onthe 2024-11-19 803
36909 구타유발자 russel 2024-11-18 694
-> 친구. [2] 아뿔싸 2024-11-18 747
36907 20여년 전에 DVD 방이 유행이었습니다. [5] 달고나 2024-11-18 1095
1 2 3 4 5 6 7 8 9 10 > [마지막]  


작성자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