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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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약하지만 가학성을 띈 글입니다. 읽기에 주의해주세요*
#1 실현 여자는 방에 먼저 들어가 옷을 벗었다. 구두는 가지런히 정리했고 벗은 옷은 옷걸이에 단정히 걸었다. 옷을 벗고 갖고 온 도구를 정리하는 여자 외에는 방에 아무도 없었다. 음악도 없는 조용한 방에서 천천히 나체가 된 여자는 아주 살짝 문을 열어두고선 침대로 다시 돌아와 안대를 쓰고 누웠다. 그녀의 옆에는 수갑이 놓여져 있었고 나체 위에 살며지 올려진 손에는 채찍이 쥐어 있었다. 곧 그녀가 매질을 당할때 쓰여질 채찍이었다. 머지않아 문이 열리고 구두를 벗는 소리가 들리자 안 그래도 긴장한 여자의 몸이 더 얼어 붙었다. 남자가 도착할 시간이 가까워 질수록 여자는 점점 더 긴장하고 있었다. 제 심장소리가 귀에 들리고 채찍을 쥔 손이 미세하게 떨릴 만큼. 열린 문으로 모르는 이가 들어올까봐 그런 것이 아니었다. 한번도 맞아본 적이 없었기에 닥쳐올 상황을 조금도 가늠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남자는 여자를 보고 저절로 감탄이 섞인 깊은 숨을 내쉬었다. 그 뒤로 옷이 바스락 거리는 소리, 물을 트는 소리, 손을 씻는 소리, 음악을 켜는 소리....여자의 귀는 포식자를 경계하는 초식동물 만큼이나 예민해져 있었다. 눈이 안 보여도 초음파로 모든걸 파악하는 박쥐마냥 보이지 않는 남자의 모습이 보이는 듯 했다. 달그락 거리는 소리는 수갑에 달린 체인의 소리였다. 남자는 여자의 손에 쥐어진 채찍을 빼고선 한 쪽씩 수갑을 채웠다. 그는 여자의 팔을 잡은 순간 알았을거다. 상대가 엄청 긴장하고 있다는 것을. 안심시켜주듯 입술이 닿자 익숙한 체취와 키스에 여자는 조금 긴장을 풀 수 있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몸은 굳어져 있었다. 따뜻하고 자상한 키스와 다정한 손길이 멀어졌을 때 뒤에 이어질 일은 경험한 적이 없는 것이니까. 남자가 여자를 돌려 눕히고는 침대가에 섰다. 그리고 채찍을 쥐고 천천히 그 끝으로 몸을 쓸었다. 천천히 척추를 따라 내려가 엉덩이 골까지, 허벅지 뒤쪽을 타고 내려가 종아리까지. 목덜미도, 어깨도, 등도, 발바닥까지 부드러운 가죽 채찍의 끝이 훑을 때 마다 여자는 몸을 떨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람소리와 함께 생경한 아픔이 허벅지에 느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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