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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사친이 털어놓은 남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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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체어 조회수 : 1509 좋아요 : 0 클리핑 : 0
우리는 오랜만에 단둘이 만나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평소와는 다른 눈빛이었다. 약간 수줍고, 조금은 죄책감 섞인 고백이랄까.
그녀는 커피잔을 한참 들고 있다가 문득 이렇게 말했다.

"나… 사실 섹파도 있고, 에셈 파트너도 있어."
나는 깜짝 놀랐다.
그녀는 결혼 8년 차, 두 아이의 엄마였고, 남편은 회사 다니느라 바쁜 외벌이 가장이었다.

"…아.. 그렇구나"
그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말했다.
"남편도… 다 알아. 다 허락했어."

그녀는 천천히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남편은 매일 아침 도시락을 싸고, 아이들 등원도 책임지며 회사까지 다닌다고 했다.
밤늦게 퇴근하고 나면 설거지며 빨래까지 마무리한 후, 조용히 소파에 앉아 쉬는 게 그의 하루였다.

“난 사실... 너무 많은 걸 받기만 했던 것 같아.
한 번도 '나'를 위한 시간이 없다고 투정하는 법도 없고,
내가 힘들면 자기가 대신 울어주는 사람이야.”

그녀가 성적인 갈증, 정체성의 흔들림, 그리고 자신 안의 감정적 공허함을 솔직히 털어놓았을 때
남편은 그 어떤 비난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오히려 나보다 먼저 생각해준 건 그 사람이었어.
‘넌 너 자신일 때 가장 아름다워. 나랑 있을 때조차 너 자신이길 바래.’ 그렇게 말하더라.”

그녀는 눈물을 삼키듯 말을 이었다.

“내가 너무 욕심 부리는 거 아냐고 물었는데, 그 사람은 고개를 저었어.
‘너한테 자유가 필요하면, 그게 나를 떠나는 자유가 아니라면… 나는 지켜줄게.’
이 말… 진짜 부처 아니야?”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자존심 하나로도 무너지는 부부 사이에서, 그는
사랑을 소유하지 않고, 이해로 감싸는 사람이었다.

“지금도 여전히 나한테 존댓말 써.
‘당신 오늘 컨디션 어때요?’, ‘혹시 내가 도울 일 없어요?’ 이런 식으로.
나 요즘 새벽에 에셈 파트너 만나고 돌아와도…
‘많이 힘들었죠?’ 하면서 따뜻한 물 데워줘.”

그녀는 잠깐 고개를 떨구더니, 조용히 말했다.
"나는 그 사람 앞에서 감히 ‘자유’란 말을 함부로 꺼낼 수 없어.
왜냐면 그 사람은 나한테 진짜 자유를 줬거든.
그럼에도 내가 돌아갈 자리를 매일 비워두고 있어."

그녀는 말했다.
“내가 다른 사람 품에 안길 수 있었던 건,
결국 내가 진짜 안겨야 할 품이 어딘지 알기 때문이야.
그 사람은 그걸 알면서도… 나를 안 보내지 않았어.”

나는 그날, 인생에서 가장 자상하고 헌신적인 남편 이야기를 들었다.
그건 단순한 참음이 아니었다.
그는 아내가 인간으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자신을 비워내며 기다려준 사람이었다.

세상엔 부처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날 나는 한 사람의 사랑이
진짜 믿음으로 변할 수 있다는 걸 처음 느꼈다.
퍼플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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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는맛있어 2025-07-01 14:03:57
세상엔 다양한 종류의 사랑이 있죠.
퍼플체어/ 맞아요. 사랑의 형태는 하나로 규정할 수 없고, 그만큼 관계도 다양하게 완성되나 봅니다. 자신을 억누르지 않고, 상대를 구속하지 않으면서도 함께 남기로 선택한 사랑이라면… 그건 꽤 성숙한 형태의 애정이겠죠. :)
섹스는맛있어/ 전 개인적으로 상대를 구속하거나 독점하고자한다 해서 미성숙하다고 보진 않습니다. 자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구요. 어떤 방식이든 본인 스스로의 번뇌에서 벗어난다면 그게 성숙이겠지요.
퍼플체어/ 그 말씀 정말 와닿습니다. 성숙이란 결국 ‘정답’이 아니라 스스로의 내면과 관계에 진실하게 임하고 그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과정일지도 모르겠네요. 구속이든 자유든, 선택한 방식에서 번뇌가 사라졌다면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답고 깊은 성숙이라 느껴집니다. :)
시인과촌장 2025-07-01 13:16:48
연이 드넓은 하늘을 자유로이 날 수 있는 건 누군가 땅을 딛고 그 연줄을 케어하기 때문이라더군요. 아마도 혼자였으면 누리지 못했을 장르의 자유 아니었을까 싶네요. 전생에 나라를 구하신 분인 듯^^.
퍼플체어/ 정말 그러네요. 자유롭게 날 수 있는 연 뒤엔 늘 조용히 땅을 지키는 손이 있었군요. 그 손이 놓이지 않는 한, 그녀는 언제든 돌아올 실이 있다는 걸 아는 거겠죠. 말씀처럼 혼자였으면 감히 꺼내지 못했을 자유, 그 무게를 묵묵히 감당해주는 사람이 진짜 ‘동행’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미녀39세 2025-07-01 12:01:56
거의 고길동급이시네요
퍼플체어/ 고길동급..ㅋㅋㅋ 위트 있으셔요^^
qwerfvbh 2025-07-01 11:50:06
아…. 네토 ㅋㅋㅋㅋㅋ 퍼플님 글은 언제나 반전이 최고네요
퍼플체어/ 인생엔 각종 반전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네토를 감안해도 아내분에게는 최고의 남편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답니다 :)
qwerfvbh/ 맞습니다. 네토라도 배려와 헌신이 베어 있는 남편 같네요. 그런데 에스엠과 네토,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ㅎㅎㅎ
퍼플체어/ 저는 BDSM 성향이라 다른 성적 취향은 솔직히 잘모르지만, 말씀하신대로 융복합 조건에서 다채로운 결과들이 나올 것 같네요 :)
규르루를 2025-07-01 11:07:49
부처가 아니라 호구도 그런호구가 없는데요?
퍼플체어/ 네토 성향이라고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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