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쓰기
    글쓰기
  • 내 글
    내 글
  • 내 덧글
    내 덧글
  • 섹스다이어리
    섹스다이어리
  • 레홀마켓 NEW
    레홀마켓
  • 아이템샵
    아이템샵
공지사항
하루 160원으로 더 깊이, 더 오래 즐기세요!
프리패스 회원되기
토크 자유게시판
쪽지  
53
포옹 조회수 : 1928 좋아요 : 8 클리핑 : 0


_

내게 쪽지는 '인연의 시작'이 아닌
잠시 스쳐가는 '마음의 흔적'에 가까웠다.


내가 기억하는 그의 첫 게시글은 검푸른 바다 사진 한 장과 짧은 문장 몇 줄이 전부였다. 그럼에도 이상하게 마음이 머문 이유는 단순히 무거운 글은 아니라는 느낌... 아마 비슷한 상황을 겪은 사람이라면 자연스레 감지할 수 있는 미묘한 시그널.

망설임 끝에 짧은 글과 추천곡 하나를 덧붙여 쪽지를 보냈다. 내용은 희미해졌지만 추천곡만큼은 또렷하다.
최백호의 <바다 끝>

이후 일정한 간격이나 약속된 리듬 없이 오고간 쪽지. 듣는 음악, 사진 속 여행지, 다녀온 전시, 읽고 있는 책 이야기 등. 쪽지의 내용은 단정하고 조심스러웠지만 온기가 있었고, 쉽게 소모되지 않을 진심이 전해졌다.

욕망 대신 취향으로, 욕구의 노출 대신 결로 이어진 대화. 대중적이라 하기엔 애매하고, 마니아라 부르기엔 선명하지 않은 나의 문화적 취향이 누군가에게 정확히 읽혔을 때의 즐거움, 오랜만이었다.


돌아보면 가장 희한한 점은 꽤 오랜 시간 쪽지를 주고받았음에도 29금은 커녕 19금조차 말하지 않았다는 것. 가장 은밀할 수 있는 소통 방식에 서로 무엇 하나 알지 않아도 ‘어떤 결을 가진 사람인가’만으로 좋았다.
그저 각자의 박자에 맞춰 소소한 위안과 응원을 건네는 일. 그것으로 관계는 충분했고 더 알지 않아도 괜찮았다.

지난여름, 마지막 쪽지를 남긴 채 그는 사라졌다.
만약 여전히 쪽지를 주고받고 있었다면... 김동률 콘서트 티켓팅에 성공했는지, 공연의 잔향은 어땠는지, 호기롭게 발권했다가 취소한 파리행 티켓의 속 사정, 가을 동안 이어진 손열음의 연주회와 최근 다녀온 전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지 않았을까.


이곳에 로그인할 때 새 창으로 뜨는 쪽지 알림은 여전히 반갑다. 간혹 당혹스러운 메시지도 있었지만 대부분 자신을 설명하려는 문장과 서사가 담긴 내용이었다.
보낸 이의 의도를 짧은 글로 이해하긴 어려웠기에 화답하지 못한 미안한 마음은 한켠에 남은 채로...
'침묵'이 가장 분명한 의사 표현이라 믿으며 보내지 않은 답장들에 대해서는, 이 글을 빌려 조심스레 양해를 구하고 싶다.

레홀을 드나든 이유가 성적 호기심이나 욕망의 해소였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결국 내가 원했던 소통은 다른 방향에 있었던 것 같다.
현실의 '나'는 커튼 뒤에 남겨둔 채 ‘포옹’이라는 닉네임만으로 이어가는 대화. 가까워지지 않음으로써 유지되는 온기, 생각해 보면 꽤 아이러니한 욕망이 아닐까.

이제 그 대화들은 더는 인연이 되지 않았지만 쪽지에 담긴 관심과 호감은 고마움으로 남았다.
깊게 얽히지 않았기에 가볍게 닿을 수 있었고 붙잡지 않았기에 무리 없이 흘러가는, 인연이라 부르기엔 부족하고 지나간 일이라 하기엔 성심의 표현들. 그렇게 스친 마음의 흔적을 온기로 느끼며 그들과 나의 무탈함을 바란다.


올 겨울은
인연이 되지 못한 쪽지들처럼
짧지만, 충분히 따뜻하기를...
포옹
본능을 알아가는 여정
    
- 글쓴이에게 뱃지 1개당 70캐쉬가 적립됩니다.
  클리핑하기      
· 추천 콘텐츠
 
Roam 2026-01-04 01:07:50
ㅎㅎㅎ 이 글보고 답장 못 받았던 쪽지남이 더 집착하게될거 같아요. 멋있으십니다.
포옹/ 궁금해서요~뭐가 멋지다는 걸까요 ㅎㅎㅎ(늦게라도 보내면 뒷북 아닐까요 ㅋ 아 어렵다)
Roam/ 답신 못 받은 쪽지남에게 이래서 답신 안 했으니 이해해줘라고 설명하시는거 아닌가요? 뒤탈 없게 현명하신거죠. 이게 멋있습니다. 뒷북은 오해만 낳습니다. 쪽지남이 이글 보고 포옹님께 더 어필하던가 아니면 다른 여자에게 쪽지 보내고 있을거 같네요.
nickoh 2026-01-03 11:30:35
바다끝. . 항상 동경하던곳. .  그리 많이 바다를 향해 가봤지만 아직 그곳이 어딘지는  모르겠어요. 덕분에  오랜만에 촤백호 노래 들어보렵니다. 덤으로 '부산에 가면'도. . 감사합니다.
포옹/ 음색의 유니크함과 인생의 녹아듬이 느껴져서 가끔...들어요. 덤으로 <찰나>도 추천해 봅니다.
늘하고싶은늑대4869 2026-01-03 05:55:31
새해 26년에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리고 결이 맞는 사람과 쭉 만나셨으면 합니당^^
포옹/ 늑대님의 올해는 건강과 복, 좋은 인연이 함께 하길 바랄게요. 감사합니다~
편안한침대에이스 2026-01-02 14:12:36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행복한 해 되시길:-)
포옹/ 올 해 덕담이 넘쳐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에이스 보단 시몬스를 선호합니다만 ㅋ) 고맙습니다, 편안한님의 2026년은 그러하길요.
Kaplan 2026-01-02 10:21:56
결이 맞는 사람과의 대화만큼 소중한게 없죠.
우리 모두 사람이기에 때론 모순된 아이러니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 같고요.
마음이 느껴지는 글 잘 읽었습니다.
따뜻한 한 해 되세요 ㅎㅎ
포옹/ 청개구리같단 생각을 해봤어요 ㅎ Kaplan님 썰은 잘 읽고 있습니다 ^^ 새해에도 기대할게요!
애원 2026-01-02 09:27:09
김동률 콘서트 좋은 자리에서 보셨네요! 전 막공 오른쪽 끝자리여서 ㅎㅎ 막공이라 동률 옹이 내내 울던 모습이 잊혀지지가 않네요. 항상 글에서 참 표현이 정갈 하고 이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래요!
포옹/ 이번 티켓팅은 더 치열할 듯 해서 수능날을 노렸습니다 ㅋ 지난 멜로디 공연을 막공으로 갔었는데 자리에 아쉬움이 컸거든요. 인별에서 첫사랑을 다 부르지 못했다고 봤었어요 ㅠ 칭찬 댓글 감사하고 애원님의 새해도 복 넘치길 바랄게요!
spell 2026-01-02 09:04:05
결이 맞는 사람과의 대화는 마음을 채워주는 것 같아요
참 좋은 시간이였기에 아쉬움도 남을 것 같지만
그 아쉬움 너머로 잔잔한 기억이 다른 시간을 채워주겠죠.
올 한해도 좋은 인연과 좋은 기억들을 차곡차곡 채워가신길
바라고 건강하고 더 행복하세요 :)
포옹/ 결이란 부분이 저만의 느낌일 수 있기에 ㅋ 그분에게도 그러했다면 다행이죠 ㅎㅎ 만남을 떠나 이렇게 저렇게 소통하는 것이 귀함도 있고 신기하기도 하네요. spell님의 한 해는 더욱 건강히, 따뜻한 정넘치는 분들과 화목하고 평안하길 바랄게요 ♡
월명동오리삼촌왕족발 2026-01-02 08:11:51
글 이쁘게 표현 하셨어요
올 한 해 모든 운 한아름 포옹하듯 건승하길 기원하겠습니다.
포옹/ 월명동님의 2026년도 건승하시길!
josekhan 2026-01-02 07:03:03
출근해서 포옹님 글 보다가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네요.  오늘 아침은 좀 바쁜데 ㅋ  이렇게 솔직하게 마음 털어놓는 거 쉽지 않은데, 읽으면서 포옹님이 얼마나 강하고 멋진 사람인지 새삼 느꼈어요.  2026년에는 포옹님께 따뜻하고 좋은 일들이 많이 찾아오길 진심으로 바래요.  항상 응원하고 있을게요~~
포옹/ 시무식 어떠셨나요 ㅎㅎ 양파같은 사람이고 싶은데 금방 본질이나오는 솔직함이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해요 ㅋ 따끈함이 넘치는 새해 덕담 감사해요. josekhan님의 2026년은 더욱 풍요롭고 기쁜일이 가득하길 바랄게요!
josekhan/ 시무식은 양파 껍질 벗겨지듯 정신없었어요 ㅋㅋㅋ 포옹님 솔직함이 단점이라니요? 저는 그게 제일 큰 장점이라고 생각하는데. 저 또한 너무 솔직해서 본의 아니게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 때도 많아서 포옹님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따끈한 덕담 진짜 감사하고 힘 됐어요. 포옹님, 올해는 정말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올해도 여기서 자주 뵈어요~
포옹/ 시무식이 뭔가 거창했을 것 같아요 ㅎㅎ 한번씩 여과없이 드러내면 다들 놀라셔서 자중하거든요 ㅋ 헤아려주신 마음도 감사해요. 댓글에서 자주 뵐게요!
josekhan/ 시무식이라고 할 것도 없이 너무 단촐한데 비밀 아닌 비밀 ㅋㅋ 방금 바에서 오랜만에 혼술하고 왔는데 한 번도 뵌 적이 없는 포옹님 생각이 나더라구요. 포옹님도 오늘 마무리 따뜻하게 하시고 좋은 꿈 꾸세요~~
포옹/ 단촐한데 비밀 아닌 비밀은 무엇일까요? 해장은 하셨나요~상상은 자유지만 제 이미지가 깨질까 두렵...ㅎㅎㅎ 여유로운 주말 보내세요!
josekhan/ 비밀 풀어드릴게요... 시무식이 너무 단출해서 "이게 시무식 맞아요?" 싶을 정도였어요 ㅋㅋㅋ 해장은 포옹님 댓글 보고 정신 차렸어요 진짜로(웃음 해장 완료) 포옹님도 주말은 완전 여유롭게!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mydelight 2026-01-02 00:04:49
정말 와 닿는 문장들이 몇가지가 있네요. 돌고돌아 한번쯤 그분과 다시 소통하는날이 오기를 바라요
포옹/ 더 이상 소통은 없더라도 어딘가에서 잘 살아주길 바라고 있어요. 댓글 고맙습니다.
Rogen 2026-01-02 00:02:50
영화의 한장면을 보는거 같아요.
날 추운데 감기조심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포옹/ 어떤 부분에서 그렇게 보였을까요? 연초부터 정말 춥네요~건강 유의하시고 복 가득한 2026년 되길!! 감사해요 : )
몰티져스 2026-01-01 23:44:51
현실의 나는 커튼 뒤에 남겨둔 채 닉네임만으로 이어가는 대화... 가까워지지 않음으로써 유지되는 온기

.. 이 부분이 와 닿네요. 사람의 인연이 너무 가까워지면 뜨겁기보다는 차가워지기도 하는 날이 오더라고요. 포옹님의 글에 뭔가를 생각하게 하는 밤이네요^^ 따뜻한 포옹♡ 저도 보내드려요 :)
포옹/ 이곳에서 현실에서 말할 수 없는 욕망을 드러내면서도 누군가와 긴밀한 관계는 부담이 되는, 저혼자 오버죠 ㅎㅎ 자소서 이후 무언가 쓰고 싶었어요. 댓글 고맙습니다.
돕돕도비 2026-01-01 23:33:25
글을 엄청 잘 쓰시네요. 단편 소설 같았어요. 문화를 즐기시는 모습이 멋집니다 ㅎㅎ 저도 김동률 콘서트 예전에 한번 갔었는데, 역시 공연은 직접 가야하더라구요. 최백호님은 뛰어라는 노래를 아는데, 제가 그 세대는 아니라서 당시 유명한 노래였을진 모르겠네요 ㅎㅎ 혹시 모르셨다면 추천드립니다. 최백호님 노래도 좋아하시는듯하여서
포옹/ 맞아요, 그 현장감 대단하죠. 피켓팅이 점점 힘들지만 제 자리는 똭~남아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ㅎㅎ 최백호님은 <부산에 가면> 노래부터 듣게 됐어요. <뛰어> 노래는 찾아 들어보겠습니다!
jj_c 2026-01-01 23:28:39
여러번 읽고 또 읽게되는 것 같아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포옹/ 이전부터 쓰고 싶다...했는데 이제야 올리네요. 새해에도 행복하세요!
딸기맛 2026-01-01 23:16:05
포옹님 글이 꼭 밤바다를 걷는느낌이네요 :)
꼬옥 안아드리고싶어요 새해복많이받으세요 ♡
포옹/ 밤바다란 표현, 과찬입니다 ㅎㅎ 온기 감사해요! 해피 뉴이어!!
1 2


Total : 39687 (3/1985)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39647 몇시 [9] 오늘보단내일 2026-01-04 474
39646 오...내 입맛 돌려줘 [21] 체리페티쉬 2026-01-04 715
39645 간밤에 [6] 오빠82 2026-01-04 522
39644 흔한 첫키스 [44] 내이름은고난 2026-01-04 1400
39643 여러분은 과거로 한번 돌아 갈 수 있으면 [31] Rogen 2026-01-04 772
39642 레홀에 부산분 [5] ksj4080 2026-01-04 555
39641 그래서요? 이 손놈아 [23] 체리페티쉬 2026-01-04 798
39640 흔한 첫사랑 [49] 내이름은고난 2026-01-04 1682
39639 불토에는 [8] mydelight 2026-01-04 447
39638 ILLIT (아일릿) 'NOT CUTE ANYMORE’ [18] 체리페티쉬 2026-01-03 562
39637 급 떠오른 판타지? [9] 랄라라라랄 2026-01-03 647
39636 새해 와이프와 함께 [11] 오늘보단내일 2026-01-03 1033
39635 씁쓸하다 [7] 쉬마꾸 2026-01-03 408
39634 (약후)즐거운 주말? [4] 다정다감남 2026-01-03 1108
39633 여기서 이런 파트너도 구할 수 있을까요? [6] IDLE 2026-01-03 874
39632 지난 연말 조촐한 송년회 [8] 카이저소제77 2026-01-03 583
39631 올해 첫 주말 [14] danah 2026-01-03 1144
39630 궁금증에 가입한 이곳.. [2] 즐거운댕댕이 2026-01-03 326
39629 관클 같이가실 여자분 편하게 연락주세여! lovelynana 2026-01-03 337
39628 여기만봐도 [3] 오늘보단내일 2026-01-03 514
1 2 3 4 5 6 7 8 9 10 > [마지막]  


작성자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