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은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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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적하게 달라붙어 진득하게 체온 느끼는 것도 좋고 즐겨듣던 음악을 평소보다 좀 더 시끄럽게 틀어도 좋아. 어쩌다 밤을 꼴딱 새 버렸지만 빗소리와 함께 하니 나쁘지만은 않은 것도 같다. 어릴 적 비오는 날이면 늘 롤러코스터를 틀어놓고 흥얼거렸지만 언제부턴가는 꼭 찾아 넣고 틀기조차도 귀찮아졌다. 오랜만에 넣고 틀었는데 빗소리 때문에 들리질 않아 볼륨을 좀 더 키워버렸다. 상순씨는 이쁜 마누라 얻어서 행복하게 잘 살고 있겠지. 그런게 행복이겠지. 대충 13년 전, iTV의 음악 프로그램에서 힘에 부치는 라이브를 하던 조원선씨 생각도 난다. 조원선은 가슴이 작아서 싫다 하던 한 때의 미친 지인도 생각난다. 중학교 2학년 때 즈음, 우산 들고 비를 추적추적 맞고 다니는게 왜 그렇게 멋진 행동이라고 생각했을까 정작 그 꼴을 보는 사람은 시궁창에 흠뻑 빠진 쥐새끼를 보는 기분이였을텐데 요즘 하는 말로 그게 정말 중2병이였구나 싶다. 있다 누워 이불이나 좀 차면 이 기분이 0.5그람 정도는 나아지겠지. 뭐 아무래도 좋아. 사실 별 재미없는 이야기들이니까. 너는 내가 밖에 나갈 때만 내리지 않았으면 좋겠어. 맞지 않는 곳이라면 마음껏 내려도 좋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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