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과 모텔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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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 열심히 '거사'를 치르고 서로 솜사탕 같은 나른함 속에서 한 숨 자려는 순간에 저 멀리 어딘가에서 간헐적인 여성의 교성이 들려온다. 숨죽이며 듣다보면 교성이 괴성으로 변함과 동시에 "삐그덕 삐그덕" 침대 시트가 흔들리는 소리가 더불어 들려온다. 역시 모텔의 참맛은 남녀가 얽히며 벌이는 생동감과 생명력 넘치는 박진감에 있다. 탄탄하면서도 뽀송하게 내 몸을 받쳐주는 호텔의 매트리스에선 맛볼 수 없는, 적당히 질척거리며 물컹거리는 듯한 모텔의 매트리스에서 풍겨오는 운율은 남녀가 벌이는 역동적인 섹스의 원천이자 부산물이다. 그래서 우리로 하여금 다시금 '전의(!)'에 불타오르게 만든다. 호텔 조용하면서도 정갈하다. 침대에 눕는 순간 잠이 절로 올만큼 뽀송뽀송한 이불과 푹 꺼지는 베개가 나를 반겨준다. 매트리스는 적당히 탄탄하면서도 품격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서인지 호텔에선 이상하게도 모텔에서완 다르게 떡질도 '절도'있게 해야만 할 것 같은 엄습함이 밀려들어온다. 기세에 눌려 조심스럽게(?) 한 타임을 치르고 나서 서로 잠에 들려는 순간에 밀려오는 적막감은 때론 모텔에서의 생동감과 대조되면서 왠지 이대로 잠에 들어선 안되겠다는 묘한 '사명감'을 불러일으킨다. 우리 뿐만이 아닌 다른 객실의 누군가들도 호텔의 위엄에 짓눌려 조심스럽게 눈치를 봐가며 섹스를 한다고 상상하니 즐떡을 지향하는 레홀러로서 쓴웃음이 절로 나온다. 그래서 우리로 하여금 다시금 '전의(!)'에 불타오르게 만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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