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왔던 곳을 나가며 [팬시댄스, 프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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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삿짐을 다 옮기고...나는 빈집에 들어가 유리창에 붙어있던 소소한 사진을 다시 뜯어 나왔다. 큰 짐은 아니지만 나에게 무척 소중했던 추억이 담긴 사진 몇장...
여기 레홀을 떠나며, 그런 마음으로 몇자 남긴다. ■ 여기를 들어왔다 나가며... 난 내 삶이 한단계 가벼운 곳으로 걸어 올라 갔다는 느낌이 든다. 굳이 말하자면 업그레이드 된 것. 그걸 생각하면 내가 이 레홀 관계자분들께 무지 감사를 드려야할 것도 같다. (괜히 끝내려니 천사 흉내내는 것 아니다. 늘 나의 가식을 문제 삼는데 난 진짜 벗을게 없는 사람이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진솔한데...어차피 안믿을 이들은 안믿어 줄테니 넘어간다. =.=;;;) ■ 레홀에 들어온 계기 : 난 당시 《네이버 포스트》에 글을 쓰고있었다. 물론 오르가즘 이야기이다. 글을 쓰자마자 천명 이상이 읽어댔고 나는 그때 내 글을 타인이 읽는 쾌감에 맛을 들인다. 너무 좋은거다. 이건 뭐 오르가즘은 아무것도 아니...지는 않았지만 아무튼 짜릿했다. 거기서 내 글의 《태그》가 섹스나 오르가즘이었기에 레홀 포스트로 연결 되었고, 그러다 에로스에 촛점이 맞춰지지않은 누드프로젝트인 폴리페몬 브레이크가 무척 신선하게 다가왔고 그리하여... 이곳 사이트까지 방문하게 된다. ■ 그러나... 여기 들어와서 딱 첫화면을 보고... 여러분들이 뭐라 생각하든, 난 일년전까지만 해도 앞뒤 막힌 섹스 미성숙자였으며 오직 워커홀릭이었던 사람이니... 졸도할 것처럼 놀랐다, 진정으로.(특히, 쓰리섬 만화 그림은 꿈에도 나올 지경이었다.) 그러나 솔직히 내가 놀라면서도 여기가 싫었던 건 아니다. 어쩌면 여기가 내가 나를 깰 수 있는 적격의 공간이라고 생각했다. 중간에 나의 섹스 스타일이 다시 퇴보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나의 틀을 깨어부숴야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나는 여기서 한톨의 가식마저 더욱 더 벗기로 한다. 그러다보니 나는 실제의 나보다 더 강하게 리얼해졌고, 타 의견과 부딛치게 된다. (그러나 물론 나의 멀티 오르가즘은 구원이며 존재의 요구에의 부응이며, 열나 좋다만...또 욕들을테니 그만한다.) ■ 여길 나가고 며칠... 실은 거의 8개월간의 변화 끝에 지난달까지도 묵직하게 나를 좌우하던 욕망이 서서이 가벼워지고 있다. 가벼워졌으나 따스한 가벼움이다. 실은 가슴 속까지 풍요롭게 차오른채 가벼워져 가는 것을 느낀다. 그것이 여기에서 내가 나를 깨기위해 했던 일들 때문인 것 같다. 결국 이 레홀이라는 공간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생각하니, 난 여기가 더 고마워진다. 원래도 그렇다고 생각했지만...박카스라도 돌려야하나...=.= 허전한 가벼움이 아니라, 깊은 곳이 힐링되고 채워진 가벼움이랄까? 어쨌든 즐겁고, 행복하다. 실제로 여기서의 즐거움이란 여기 자체에 대한 호감보다는 열린 성적 담론을 통해 자유로워지는 나의 억압에 대한 것이었다. 내가 쏟아내어 스스로 안에서 깨어야할 벽을 부수어 낸 후, 지금, 그래서 이전보다는 현저히 가볍다. 적나라한 성담론의 이 공간을 통해 내 안의 내가 날개를 달아갔다. 최근에 나의 쾌락 탐험은 《내가 끌려가던 것》에서 《내가 끌고갈 수 있는 것》으로 바뀌어간다. 물론 나도 지금도 때론 욕망에 질질 끌려다닌다만... 역설로 들리겠지만, 음식에 집착하지 않기 위해선 매번의 식사에서 그 욕구가 채워져야 하는 것처럼, 쾌락에 집착하지않기 위해선, 매번의 섹스에서 자기 내부의 욕망 찌꺼기를 남기지 말고 바닥까지 다 내질러야 하는 것이라고 난 본다. 그런 과정을 통해 스스로 오히려 자기 안에 억눌린 《쾌락에 대한 집착》으로부터의 자유가 온다고 생각한다. 나에겐 이만큼의 성적 자유는《금욕》도 아니고 《도덕》도 아니고, 오직 달콤해서 죽을수도 있을 만큼의 섹스 맛보기에서 왔다. 아뜨... 또 어렵다고 할테니... 줄인다. . . . 아무튼 감사하다. 이 공간에서 몇개월...나는 염치없게도 많은 것을 얻고 아무것도 주지않은채 떠난 것 같아서...이삿짐을 다 챙기고 돌아서던 신발끈을 다시 풀어 소소한 것들을 정리하고 나가고 싶었다. 그나마 내 컨텐츠 쪼가리라도, 여기에 티끌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ㅡ 팬시댄스, 프리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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