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자유게시판
그녀와의 데이트♡♡♡♡(노잼이니 읽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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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조회수 : 5944 좋아요 : 1 클리핑 : 0

토요일 오후.

퇴근을 하고 그녀가 도착할 용산역으로 향했다.

그녀가 도착하려면 한시간 반이나 남았지만 미리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용산역에 주차장에 도착.

한주 내내 한파가 몰아치다 풀리긴 했지만 밤공기는 여전히 차가웠다.

그녀가 찬바람을 조금이라도 덜 맞게 하기위해 건물 입구와 가장 가까운 곳에 주차를 하기로 했다.

주차장을 너댓바퀴나 돌았지만 결국은 내가 생각했던 거리보다 조금은 먼 곳에 차를 세웠다.

화가 났다. 다른 차들이 빠지기를 기다리기엔 시간이 촉박했다.

용산역에 붙어있는 백화점으로 들어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1층까지 내려오면서 화를 참지 못하고

몇번의 '씨발'을 뱉어냈다.

진정하자 진정하자.



백화점 밖으로 나와 미리 알아봤던 용산역 근처 꽃집을 찾아가기로 했다.

없다. 없어졌다.

급하게 검색을 해서 찾아낸 꽃집은 다행히도 멀지 않았다.

길을 건너기 위해 건널목에 섰다.

스무살 초반으로 보이는 사내놈과 눈이 마주쳤다.

애새끼가 세상에 불만이 왜 그렇게 많은지 아주 띠껍다는 듯 나를 쏘아봤다.

나도 그에 질세라 '뭘 꼬나봐 이개씨발람아' 하는 눈빛과 함께 윗입술을 씰룩거렸다.

보행자 신호가 파란색으로 바뀌었다. 

그놈과 나의 눈은 계속 마주보고 있었다.

갑자기 그 자식이 자기 일행을 나를 향해 밀었다.

일행은 나와 부딫힐 뻔 했지만 잽싸게 균형을 잡고 나와의 충돌을 피했다.

" 왜 그래 이 병신아."

하면서 나를 쏘아보던 놈에게 큰소리로 욕을 하는 그놈의 일행놈.

주차 문제로 잔뜩 빡이 돌아있던 나는 그새끼를 향해 욕을 퍼붓고 싶었지만 그냥 꾹 참고 꽃집으로 향했다.

꽃집앞에 도착.

꽃집에 들어갈 엄두가 나질 않았다.

나는 꽃을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꽃이 싫다. 조금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꽃을 혐오한다.

웃기게 들리겠지만 꽃은 좀 징그럽다. 그래서 싫다. 향기는 좋을지언정 그 모습이 나는 견디기 힘들다.

꽃집의 문을 열었다.

지나치게 습하고 따뜻한 공기가 꽃향기와 함께 나를 힘차게 밀었다.

뒷걸음질 치고 싶었다. 

하지만 꾹꾹 참고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 수국... 있습니까??"

" 아... 수국이 어제 다 팔렸네요."

" 아.. 그렇습니까."

꽃선물이라는 것을 해본 역사가 없는 나로선 대화를 이어나갈 자신이 없었다.


' 그녀가 좋아하는 수국이 없는데 나는 대체 무슨 꽃을 사아하나?'


어디를 둘러보아도 꽃.

무서웠다. 떨렸고 식은땀이 났다.


" 수국 좋은데 그쵸?? 수국이 꽃중에서는 좀 럭셔리한 편이죠."


주인이 말했다.


" 하지만 지금 수국이 없잖습니까...."


라고 나는 중얼거렸다.


눈에 장미꽃이 들어왔다.


" 저기 저색깔로 열송이 부탁드립니다."


주인은 장미를 열송이 집어들고 가위를 들어 장미를 자르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너무 징그러워 소름이 끼쳤다.


" 포장하는데 얼마나 걸릴가요??"


" 5분이요."


나는 꽃값을 묻고 돈을 카운터에 올려놓고 밖으로 도망 나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꽃집 주인은 심심했던 참이었는지 나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듣지 않아도 그만이었지만 그래도 선물할 꽃인데 기분 좋게 사보자는 생각으로 집주인의 말에 대꾸를 해주며

포장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꽃 포장이 끝났다.

꽃다발을 들고 다닐 자신이 없었다.

사내놈이 무슨 꽃다발을 들고 다니냐? 라는 주변의 시선을 의식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꽃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었다.

주인은 꽃다발을 하얀 비닐봉투에 담아주었다.


나는 꽃을 들고 다시 주차장으로 향했다.

차 뒷문을 열어 좌석 밑에 꽃다발을 내려놓았다.

트렁크를 열어 미리 사놓은 딸기와 한라봉을 꽃을 담았던 봉투에 옮겨 담았다.

그녀는 딸기를 좋아한다. 한라봉은 그녀 몸에 붙은 개씨발 감기가 빨리 떨어지기를 바라며 샀다.

그녀가... 좋아할가....?

그녀가 꽃을 좋아할가....?

트렁크를 닫고 차문을 잠궜다.


" 어?"

건물 입구와 가까운 자리의 차가 빠져나갔다.

후다닥 차에 올라 그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 나이스.'

어긋나버렸던 계획 하나가 제자리로 돌아오니 기분이 좋았다. 안심이 되기도 했다.

다시 용산역으로 갔다.

그녀가 도착했다는 전화를 받았다.

1초라도 빨리 그녀를 보기위해 그녀를 찾아 헤매었다.

천상 촌년인 그녀는 나보다 더 헤맸다.

대도시에 와서 공황장애가 생겼는지 뭐가 보이냐고 물었더니 지가 뭘 보고있는지도 정확히 말을 못했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광대살이 하늘로 솟았다.

그녀가 보였다.

이쁘다. 

용산역의 모든 여자들이 순식간에 오징어가 되어버렸다.

아프로디테가 KTX를 타고 용산에 오셨다.

그녀를 안았다.

그녀도 나를 안았다.

입을 맞췄다.

달았다. 

그건 그녀가 막대사탕을 먹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와 그녀는 손을 잡고 주차장으로 향했다.

주차장으로 나가며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을 재빠르게 탐색하고 그녀를 향해 부는 바람을 차단했다.

그리고 그녀는 나의 차에 올랐다.


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구두는금강제화두근두근두근

시발... 꽃을 어떻게 주지....


그녀는 조수석에 앉아 ' 눈감으면 코 베어간다는 서울'에 겁이 먹었는지 명품백을 꼭 끌어안고 있었다.


" 가방 이리줘."


그녀의 가방을 뒷좌석에 놓고 손을 뻗어 꽃다발을 들어 그녀에게 내밀었다.

그녀는 꺄악!!! 하고 소리를 질렀다.


" 자기 꽃 싫어하잖아!!!!!!!!!!"

하면서 좋아했다.

그녀가 좋아하는 연기를 하는 것을 보니 나도 기분이 좋았다.


" 다 봤으면 저리 좀 치워."





밴드 모임이 있는 곳으로 차를 몰았다.

가는 내내 나는 그녀와 손을 잡고 있었다.


" 저게 한강이야."

" 꺄악!!!!!!!!!!!!!!!!!!"

" 저게 남산 타워야."

" 꺄악!!!!!!!!!!!!!!!!!!!!!!!!!!!!!"

" 저게 자동차라는거야."

" 꺄악!!!!!!!!!!!!!!!!!"

" 저게 비둘기야."

" 꺄악!!!!!!!!!!!!!!!"


그녀는 서울의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 감동하고 놀람을 금치 못했다.



그녀와 내가 도착한 곳은 삼겹살집.

처음에 나는 그녀와 마주보며 앉았다가 인원이 점점 늘어나 그녀의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녀를 위해 고기를 굽고 잘랐다.

내가 먹지 않아도 배가 불렀다.

조그만 입으로 삼겹살을 꼭꼭 씹어먹는 모습이 어찌나 예쁘고 사랑스러운지...

그녀의 입으로 고기를 넣어줬다. 그녀도 나의 입에 뭔가를 넣어준것 같은데

그냥 기분이 개좋아서 그게 뭔지도 기억이 안난다.

아마 똥을 쑤셔넣었어도 좋다고 먹었을 것 같다.



2차로 사케를 마시러 갔다.

나는 그녀의 왼편에 앉았다.

기본 안주로 내가 환장하는 삶은 콩이 나왔다.

나는 신나게 콩을 까먹었다.


" 자기 콩 좋아해? 난 안좋아해."


너 좋아해도 안줘 이년아. 양보 못해.

나는 미친듯이 콩을 까먹었다.


안주가 나왔다.

나는 양손 젓가락 질을 한다.

내 오른쪽에 있는 그녀에게 불편함을 끼치고 싶지 않아 왼손으로 젓가락 질을 했다.

내 왼편에 앉아있던 밴드 누님(왼손잡이)이

" 왼손잡이에요??"

하고 물었다.


" 여친 불편할가봐... 헤헤..."

라고 조용히 말했다.

누님의 눈빛이 변했다.

' 내 남친은 씨발 뭐하는 새끼야 이런 배려도 없고 씨부럴...'

하는 눈빛이었다.


사정이 있어 귀가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나와 그녀를 포함해 다섯명이 남았다.

노래방에 가서 돼-지가 부르는 세월이 가면을 듣고 싶다고 작은 형님이 말씀하셨다.

나의 여친은 피곤에 쩔어있는 인간 피클이었다.

나는 노래방을 단칼에 거절하고 먼저 들어가겠다고 이야기 했다.

작은형님께서 모텔가지말고 차라리 호텔에 가라고 하셨다.

티몬이나 쿠팡으로 찾아보면 저렴하게 나온게 있으니 그곳으로 가라, 모텔 주말요금이 호텔과 비슷하다.

작은형님 말씀을 듣고 가까운 호텔을 잡았다.


그리고 나는 그녀와 호텔로 향했다.

호텔 문을 열었는데 작은형님 시발.

고등학교 때 수학여행을 갔던 유스호스텔도 이것보단 좋았을 것이다.


짐을 풀고 그녀가 먼저 씻었다.

가운을 두르고 나온 그녀는 마치 흰떡을 두른 삼겹살같이 내 침샘을 자극했다.

그녀를 안고 가벼운 입맞춤을 했다.


" 흐엉......."

하며 크게 신음했다.


" 알았어. 빨리 씻고 나올게."


나는 후다닥 씻고 나왔고 여기서부터는 19금이니까 쓰기 귀찮다.

아무튼 그녀는 대만족을 했다.


냉장고에 넣어뒀던 딸기를 씻어와 그녀앞에 두고 한라봉을 까먹였다.

이 여자 네시간째 쉬지않고 잘먹는다.

그 잘먹는 모습에 또 뻑이 갔다.



그녀가 먼저 잠이 들었다. 

나는 가방에서 회초리를 꺼냈다.

그리고 그녀옆 협탁과 침대에 회초리를 걸고 젖은 수건을 널었다.

그녀가 잠든 모습을 한참동안 바라봤다.

어찌나 이쁜지 자고 있는 그녀를 덮치고 싶었지만 그냥 자기로 했다.





다음날 아침.

회사에 일이 생겨 새벽에 호텔을 나왔다.

회사에서 30분동안 급하게 일을 보고 다시 그녀가 자고있는 호텔로 돌아갔다.

돌아가는 길에 밴드 작은 형님과 즐겨 가던 스타벅스를 봤다.


' 어? 문 열었네.'


한블럭을 지나치기 직전에 골목으로 들어가 블럭을 돌아 스타벅스 앞에 도착했다.


" 오늘의 커피 벤티 하나하구요, 자바칩 하나 주세요. 반은 갈고 반은 그냥 얹어주시고 에스프레소 휘핑으로요."


눈누난나~ 그녀가 제일 좋아하는 자바칩.

부릉부릉 다시 차를 몰아 호텔에 들어갔다.

그녀가 일어났다.

그녀에게 자바칩을 내밀었다.


" 우와!!!!!! 자기 최고!!"


달콤한 자바칩을 먹는 그녀의 모습이 어찌나 이뻐보이는지... 가만 내버려둘 수가 없었다.

양치를 하지 않아 키스하지 않으려 애쓰는 그녀였지만 뭐... 꼭 키스를 해야 섹스가 되는건 아니니까....

내 기억으론 한번의 사정이었지만 그녀는 홍콩에 일곱번은 다녀온 것 같았다.(보고있나 5일마사지??)


체크아웃을 하고 그녀가 그토록 염원하던 신사동 한성돈까스를 먹으러 갔다.

주인 아주머니는


' 이새끼 또 여자 바뀌었어....'

하는 표정을 지으며 애써 모른척 해주셨다. 휴...........


생선까스 하나와 등심까스 하나를 놓고 나눠먹었다.


우리는 차를 타고 다시 용산으로 향했다.

용산역 근처 '교토마블'이라는 빵집의 식빵을 꼭 맛봐야겠다는 그녀.

그런데 찾아가보니 매월 마지막 날은 쉰단다. 시발.

발걸음을 돌려 용산역에 도착했다.

열차 시간이 많이 남았다.

우리는 손을 잡고 백화점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하이힐을 신은 그녀는 발이 불편하다며 슬리퍼를 사서 신었다.

보통 집에서 신는 슬리퍼인데 치마에 슬리퍼를 신고 다니면서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그녀가 너무 자랑스러웠다.

이 정도 멘탈은 되야 내 여자지!!

그녀와 헤어질 시간이 다 되었다....


그녀와 함께 열차에 올랐다.

그녀의 좌석까지 가방을 들어줬다.

그녀는 앉고 나는 그녀앞에 섰다.

주변에 사람은 많았지만

지퍼를 내려

" 우리 또 언제 만나!! 안돼 이렇게 헤어지긴 아쉬워!! 어서 펠라해줘!!"

하고 조르고 싶었지만 그냥 닥치고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나는 열차 밖으로 나가 유리창 너머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도 나를 보고 있었다.


그녀는 나에게 어서 가라고 손짓했다.

나는 '사랑해'라고 말했다.

그녀도 '사랑해'라고 말했다.

열차가 출발할 때 까지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보고싶어보고싶어 말했다.

열차가 출발했고... 그녀가 떠났다.


그리고 나는 냉큼 휴대폰을 열어 또다른 여성에게 카톡을 보냈다.

" 어디야? ㅋㅋ 오빠 지금 용산역 근천데 만날래??"
돼-지-
플라토닉은 멋이고 정욕은 맛이래. 난 멋도 없고 맛도 없고 뭣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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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득능력자 2016-02-09 09:13:18
센스가 보이는 글이었어요 ㅋ
다음도 기다려봅니다
카짱 2016-02-05 17:30:50
라마다가 원래 그래. ㅋ
돼-지-/ 말려주지 그러셨어요 ㅠㅠ
NOoneElse 2016-02-05 11:19:42
ㅋㅋㅋ 역시나 돼지님 센스는... ㅎㅎ 재밌게 읽었어요.

예쁜 사랑 오래오래 가세요~ ^^
돼-지-/ 덤덤님의 필력을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습니다.
레드홀릭스 2016-02-05 09:3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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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홀릭 2016-02-04 23:20:19
ㅋㅋㅋㅋㅋㅋㅋ 짱!!
돼-지-/ 판타지홀릭님도 어서 후기 쓰셔야죠...
조세피나 2016-02-04 23:15:01
잘 읽었습니다  명필입니다
돼-지-/ 항상 고맙습니다.
클림트 2016-02-04 22:12:34
무지 부럽게 만드는 글이네요.... 부럽부럽~!
돼-지-/ 저도 그날의 제가 부럽네요.
이태리장인 2016-02-04 22:07:37
돼지님의 사랑을 받는 그녀가 누굴지 몹시 궁금
돼-지-/ 지워진 C양입니다..
자기사랑해 2016-02-04 20:38:24
ㅋㅋㅋㅋ 천상촌년이라 뎨둉합니다^^
내돼지 최고♡
돼-지-/ 내꺼 여자 최고
돼-지- 2016-02-04 20:15:58
뭔가 잔뜩 생색내고 싶어서 써봤음
마루치/ 됒까스 나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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