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덤] 짧은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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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타인데이 며칠 전에 차인 이후로 참 많은 변화가 있었네요. 갑자기 금욕하게 되었고, 갑자기 바보짓이 더 늘게 되었고, 갑자기 쇼핑질에 몰두하게 되었고, 그냥 갑자기... 그리고, 금요일 저녁엔 피곤했던지 안경도 벗지 않고 키보드에 코를 박고 졸다가 안경테가 똑 하고 부러져 버렸네요. 안경을 새로 맞춘다고 오랫만에 남대문 시장 나들이 했고, 오랫만에 남대문 명물 칼국수도 먹고, 명동도 잠시 배회하다가, 근처에서 일하는 후배 녀석 만나서 커피 한 잔 하고, 신세계도 잠깐 들렸다가 예쁜 주전자 하나 사서 돌아왔네요. 아 작은 에피소드 하나.. 커피 한 잔 하던 후배 녀석 왈. 오빠, 오늘 나 화장 진짜 잘 먹었지? 나 이쁜거 같아~ 으응? 너 오늘 살짝 미쳤구나. 어쭈!!! 근데, 나 오늘 일찍 끝나는거 알지? 으응? 그래? 월미도로 바람이나 쐬러가자. 왜? 가고 싶으니까. 가고 싶으면 가야지. 잘 다녀와. 죽을래? 요즘 왜 그래? 전화 카톡 다 씹더니, 그럴라고 불렀어? 커피 마시려고. 커피만? 으응. 나 지금 차도 안가져 왔어. 버스 타고 왔어. 내차로 가면 되잖아 이쉐끼야아~~! 가서 뭐하려고? 바다 바람 찰텐데. 근데 방금 나한테 욕했냐? 에이~ 그게 무슨 욕이야~ 아무 생각이 없어. 힘도 없다. 근데 안경테 이쁘지 않냐? 근데 진짜로 이쉐끼가아~~! 남친 불러서 놀아. 난 침대랑 놀고 싶다. 들어갈래. 후배 녀석을 떨궈 놓고, 다시 면세점 공사중이라 정신 없는 신세계와 남대문 시장을 방황하다가, 며칠째 못사고 있던 주전자가 눈에 들어와서 낼름 사왔네요. 안경테가 기분을 조금 나아지게 해줬고, 귀여운 주전자가 맘에 들어서 물을 끓이고, 버리고, 끓이고, 버리고를 세 번이나 반복하고, 커피 마신지 얼마나 되었다고, 설 선물로 받았던 에티오피아 시다모 커피 내려서 마시고 있네요. 쓰고 나니, 또 아무 것도 없는 뻘 글이 되버렸네요. 3줄 요약 1. 안경만 바꿔도 기분이 나아질 수도 있다. 2. 주전자가 아무리 맘에 들어도 적당히 하자. 3. 그리고, 왠만하면 차이지 맙시다. de Dumb squa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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